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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국정과제에 브랜드 강화 비책 있다

전략은 벌써 마련, 실천이 관건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100대 국정과제에 브랜드 강화 비책 있다

100대 국정과제에 브랜드 강화 비책 있다

자이툰 부대의 한 간호장교가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사샤 아이센버그(27)는 ‘스시’와 사랑에 빠진 미국 저널리스트다. 다섯 살 때 이웃이 요리한 스시를 먹고 그 매력에 처음 빠져들었다고 한다. 14개국의 어시장과 요리사를 취재해 ‘스시 이코노미(SUSHI Economy)’라는 책을 쓴 그는 “맨손으로 희열을 이끌어내며 칼로 명예를 지키는 스시 요리사는 현대판 사무라이”라고 치켜세운다.

“생선을 날로 먹는 야만스런 나라에서 올림픽을 치를 수 있겠는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스시, 생선회로 대표되는 일본의 식문화를 이렇게 꼬집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지금, 서구에서 스시와 젓가락질은 ‘교양’이 됐다. 일본 에도(江戶) 시대의 ‘노점 음식’이 ‘최고급 별미’로 뜬 것. 어떻게 스시는 ‘야만의 옷’을 벗고, ‘교양의 옷’을 입었을까.

스시가 야만의 옷을 벗은 것은 단순한 이미지 메이킹, 즉 상징 조작의 결과가 아니다. 일본이 ‘경제력+정치력+인재력+문화력=국가상품력’을 높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본의 국가 브랜드가 내뿜는 이미지, 느낌이 스시에 교양의 옷을 입힌 것이다.

국가 브랜드의 권위자 사이먼 안홀트는 “국가 브랜드는 그 나라가 살기 좋은 곳인가 아닌가, 그 나라 시민과 친구가 되고 싶은가 아닌가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내실을 갖추지 못한 홍보, 브랜딩은 성공하기 어렵다. 홍보에 이끌려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실망감을 갖는 것은 브랜드에겐 최악이다. 국가 브랜드 강화를 위해 이명박 정부가 할 일은? 국민에게 내건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내 이뤄내겠다고 약속한 100대 국정과제 중 국가 브랜드 강화와 관련한 실천 각론을 ‘전략 모형’으로 나누면 크게 네 갈래다. △품격 있는 문화국가 만들기 △성숙한 세계국가 만들기 △투자하고 싶은 나라 만들기 △가고 싶은 나라 만들기가 그것이다(다음 페이지 그림 참조).

●품격 있는 문화국가 만들기

1 한글의 세계화를 추진하겠다.

2 한 스타일(한복 한식 한지 한옥 한글)을 육성하겠다.

3 지역 특성을 살린 문화도시를 건설하겠다.

4 당인리화력발전소를 문화 창작 발전소로 조성하겠다.

5 지역 근대산업 유산을 예술 벨트로 꾸리겠다.

6 영화,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방송영상 등 핵심 문화 콘텐츠를 집중 육성하겠다.

7 IPTV 인프라 및 U-코리아를 구현하겠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과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아시아적이지만 중국, 일본의 그것과는 다르다. 세계적 보편성에 한국적 특수성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문화상품은 국가 브랜드를 알리는 데 보탬이 된다.

자판기에 200, 300원만 넣으면 뽑아먹을 수 있는 커피를 ‘스타벅스’에서는 거리낌 없이 4000, 5000원을 주고 사먹는다. 스타벅스에서만 누릴 수 있는 ‘느낌과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런 느낌, 문화를 품어야 한다.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은 낡은 기차역을 재활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문화국가 프랑스’가 흉물을 명물로 승화시킨 것이다. 창고, 공장, 기차역 등 지역의 폐산업시설을 특화된 지역문화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성숙한 세계국가 만들기

1 글로벌 청년 리더 10만명을 양성하겠다.

2 녹색성장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3 신재생 에너지, 청정 에너지를 개발하겠다.

4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겠다.

5 지구촌 문제해결에 적극 기여하겠다.

6 인권외교, 문화외교를 강화하겠다.

7 이민자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표준화하겠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역동성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뛰어들어 한국 국력에 걸맞은 기여와 역할을 확보해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고,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도 적극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환경문제, 식량위기, 금융위기 등 범세계적인 이슈 해결에도 소매를 걷어붙여야 한다.

국가 브랜드 가치 평가기관의 설문항목에선 특정 국가가 환경보전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 후진국을 얼마나 돕는지 등을 묻는다. 그동안 한국은 이 같은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특정 브랜드의 구매는 복잡한 사슬을 통해 많은 사람과 국가, 행위가 연결된 것이라는 자각이 선진국 소비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아동을 착취하는 브랜드, 불공정 거래를 일삼는 브랜드가 외면받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사회적 기업이 주목받는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100대 국정과제에 브랜드 강화 비책 있다
●투자하고 싶은 나라 만들기

1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공무원을 양성하겠다.

2 상생하는 노사문화를 창조하겠다.

3 지방분권을 확대하고 지방경제를 활성화하겠다.

4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소통능력을 높이겠다.

5 법질서 준수를 이룩하겠다.

6 외국인 의료환경을 개선하겠다.

7 외국인과 함께하는 열린 사회를 만들겠다.

투자하고 싶은 나라는 곧 살고 싶은 나라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왜 한국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가. 부패가 만연하고 불법시위가 기승을 부리며 지적재산권이 침해받는 나라가 좋은 이미지를 갖기는 어렵다. 경직된 행정규제와 빈발하는 노사분규는 또 어떤가.

외국인 거주환경과 까다로운 출입국 절차도 걸림돌이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민주화를 달성했으나 정경유착의 폐해, 공무원 비리가 꾸준히 언론 지면에 오르내리는 게 현실이다. 부패는 도덕이나 사회정의 차원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국가 브랜드 가치와 대외신인도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정부는 국가 브랜드 강화를 위해서도 ‘ 예외 없는 법질서 준수’를 이뤄내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가고 싶은 나라 만들기

1 안심하며 살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

2 깨끗한 물, 공기와 안전한 먹을거리를 보장하겠다.

3 녹색 한반도를 조성하겠다.

4 도시숲을 넓히겠다.

5 비무장지대(DMZ)를 평화공원으로 추진하겠다.

6 유학생,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제도를 개선하겠다.

7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관문이 되겠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그 자체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국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독일 ‘괴테하우스’, 프랑스 ‘캠퍼스 프랑스’처럼 선진국들도 유학생 유치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도 유학생 유치에 소매를 걷어붙여야 한다.

DMZ(Demilitarized Zone)가 PLZ(Peace Life Zone)로 거듭나는 것은 ‘분단’ ‘전쟁’이라는 이미지를 ‘평화’ ‘생태’로 바꾸는 것이다. 남북 공동으로 DMZ에 생물권 보전지역을 지정하기로 한 약속도 구두선이 돼서는 안 된다.

‘Made in Japan’은 장인정신을, ‘Made in Germany’는 첨단기술을, ‘USA’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French style’은 품격이라는 아우라를 가졌다. ‘품격 있는 문화국가’ ‘성숙한 세계국가’ ‘투자하고 싶은 나라’ ‘가고 싶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게 한국이 가질 아우라의 토대다.



주간동아 2008.12.30 667호 (p18~19)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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