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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18대 국회 불법파업 40일 비망록

“대통령 눈치나 보는 당 그건 막 말로 당도 아니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총리론은 언제든 유효한 카드”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대통령 눈치나 보는 당 그건 막 말로 당도 아니죠”

“대통령 눈치나 보는 당 그건 막 말로 당도 아니죠”
7월3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박희태(사진) 대표의 올해 나이는 만 70세다. 1987년 부산고검 검사장을 끝으로 25년 검사생활을 접고, 88년 정치권에 입문해 17대 국회까지 내리 5선을 지낸 그의 관록을 보면 국회의장이 제격이다. 당 대표는 2003년에 이미 한 번 맡았던 터다.

하지만 그는 18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의 쓴맛을 봐야 했다. 고령·다선의원 배제 원칙에 걸려 밀려났던 것. 동시에 국회의장에 오를 기회도 사라졌다. 박 대표가 당내 갈등과 분열의 가장 큰 원인으로 ‘18대 총선 공천문제’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주당 등원 거부는 촛불민심 편승 의도로 짐작”

정치 은퇴위기까지 내몰렸던 박 대표에게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 정치적으로 마지막 기회였던 셈이다. 박 대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다시금 정치무대의 중앙에 섰다.

대표 취임 이후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각종 회의와 인터뷰 등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는 박 대표를 7월9일 오후 당사 대표실에서 만났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마침 전날 여야가 국회 개원에 합의해서인지 다소 여유가 느껴졌다. 개원 합의에 대한 소감부터 물었다.



“나도 (여야 합의 개원을 위해) 준비한 게 있는데, 섭섭하네. 허허.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과 국정조사 문제가 가장 걸렸는데, 둘 다 우리가 수용했어요.”

- 7월6일 민주당 전당대회 때 참석했는데, 여당 대표가 야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아닌가요?

“이례적인 게 아니라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죠. 여야 타협 분위기랄까, 국회 등원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갔습니다. 바람 잡는 거죠, 뭐.”

- 40일간 민주당이 등원을 거부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회의원이 국회에 등원하는 데 무슨 조건이 필요합니까. 학생이 학교에 가야 하는 것처럼 그건 기본적인 의무입니다. 국회의원은 국회 내에서 투쟁해야 합니다. 국회를 왜 만들었습니까. 사회의 분쟁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서로 논의하고 주장하고 타협하고자 만든 것 아닙니까. 그런 일 안 하려면 왜 국회의원 합니까. (민주당이 등원을 거부한 것은) 촛불 민심이 활활 타오르니까 거기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었나 싶습니다.”

- 민감한 현안이 많습니다.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선 대통령이 선을 많이 그어놨습니다. 국민의 기초적인 생활에 관계되는 전기 가스 수도는 민영화 대상이 아니고 건강보험도 민영화 대상이 아닙니다. 다른 공기업도 마구잡이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경영에 문제가 있는 공기업에 대해 경영 합리화를 검토하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입니다.”

-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대통령이 몇 번 말하지 않았습니까.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대운하가 필요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의 문제입니다. 경제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눠져 있고, 국민마다 생각이 다 다릅니다. 그런데 그거 (대통령이) 안 하겠다는데 자꾸 논의하면 뭐 합니까.”

- 당내 갈등과 분열의 근본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난 대선 경선에서 갈등과 분열이 빚어졌고, (올해 총선 때) 국회의원 공천을 통해 심화되고 악화됐다고 생각합니다. 공천이 잘못됐다는 건 천하가 다 아는 일이죠. 공천이 대통령 선거의 후유증을 봉합하고 당을 하나로 만드는 화합공천이 돼야 하는데, 결과는 분열공천이 돼버렸어요.”

“대통령 눈치나 보는 당 그건 막 말로 당도 아니죠”
- 당 화합을 위한 ‘탕평 인사’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사실 계파와 지역 안배 이외엔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비율도 중요합니다. 책임자 자리를 한쪽 계파에 주면 부책임자 자리를 다른 쪽 계파에 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 측에서 원외 지구당위원장까지 받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친박 국회의원들이 1차 입당대상이 되고 전원 복당을 허용하는 게 기본방침입니다. 지구당위원장들은 천차만별입니다. 거기까지는 아직 검토가 안 됐어요.”

-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정치인들도 받아들일 생각인가요?

“그분들이 들어오면 당헌·당규에 따라 심사를 해야죠. 의원마다 사정이 다르니까. 들어오고 나서 전혀 모른다고 할 수 없죠. 당헌·당규에 따라 당연히 심사를 하고 평가할 겁니다.”

- 심사 결과가 당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출당이나 제명을 할 수도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행위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씁니까. 난 그런 말 안 씁니다.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거죠.”

- 정몽준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최고위원회 권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한 말 쓱 하고 지나가던데 의도는 모르겠고요. (최고위원회 권위 강화의) 필요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좀더 운영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깊이 하지 않았습니다.”

- 최근 단행된 개각이 소폭으로 그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습니다.

“당에서도 아쉽다고 평가했을 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국민의 쇄신 요구를 광범위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데 대해 일부에서 비판을 합니다. 그러나 국정의 안정성, 연속성을 고려해 고심 끝에 그렇게 했다고 봅니다.”

- 박근혜 전 대표 총리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미 대통령이 잘 알고 계실 것이고 여러 번 검토하지 않았겠습니까? 박근혜 총리론은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유효한 카듭니다. 언제 쓰느냐 하는 것은 대통령이 판단해서 하실 일이죠.”

- 앞으로 당청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만….

“대통령의 당 영향력이 강화될 수 있고, 청와대 내 당의 영향력도 강화될 수 있습니다. 상대적이죠. 대통령 눈치를 보고 대통령 말대로 따르는 여당은 여당도 아니고, 막말로 정당도 아닙니다. 협력할 건 협력하고 우리가 참여하고 주도해서 청와대를 끌어가자, 그 속에서 직언을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시 말해 ‘참여 속의 직언’을 염두에 두고 되도록 당의 의견을 국정과 청와대에 많이 반영시킬 생각입니다.”

- 앞으로 청와대 인사에도 의견을 개진할 생각입니까?

“어떤 장관이 문제가 있으니 바꿨으면 좋겠다는 식으로는 가능하지만, 어떤 사람을 후임자로 정해서 쓰라고 할 수는 없죠. 인사는 관여에 한계가 있습니다.”



주간동아 2008.07.22 645호 (p42~43)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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