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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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자니 아깝죠? 그럼 나누거나 바꾸세요

지혜로운 버림의 기술 … 옷장이나 서랍에 3/4 원칙 정해놓고 지키는 것도 한 방법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이음 자유기고가 7818495@gmail.com

    입력2008-02-05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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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자니 아깝죠? 그럼 나누거나 바꾸세요
    ‘피로와 무기력을 불러온다’ ‘과거에 집착하게 한다’ ‘몸무게를 불린다’ ‘혼란을 부른다’ ‘모든 것을 미루게 한다’ ‘주변 사람과 불협화음을 일으키게 한다’ ‘우울증을 동반한다’ ‘감성을 둔하게 하고 인생을 따분하게 만든다’ ‘노동력을 요구한다’ ‘허둥대게 만든다’ ‘불운의 상징이 된다’ ‘돈을 낭비하게 한다’ ‘중요한 일을 놓치게 한다’….

    가히 그 수준이 ‘호환(虎患) 마마’에 버금갈 정도다. 서양의 풍수지리학자 캐런 킹스턴은 자신의 책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에서 생활 속 잡동사니가 야기하는 상황을 위와 같이 구분해 제시했다.

    정리의 기본은 버림이며, 버림의 시작은 집 안의 잡동사니 제거부터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생활풍수에서도 가구 배치나 창문의 방향 못지않게 정리정돈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결국 잡동사니 제거는 가볍고 깔끔한 인생을 만들어주는 열쇠인 셈이다.

    그러나 딱히 쓸모가 없음에도 막상 버리려면 망설여지는 게 잡동사니의 특징이다. 킹스턴은 같은 책에서 많은 이들이 ‘만일에 대비’ ‘(잡동사니가) 자신의 일부분이라는 생각’ ‘무소유에 대한 불안감’ ‘많을수록 좋다는 믿음’ ‘버리면 위험하다는 강박’ 등을 이유로 잡동사니를 버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잡동사니를 치우는 과정은 단순히 소유물을 버리는 것일 뿐 아니라 “오랫동안 물건을 간직해야 했던 우리의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버릴 순서대로 정리하거나 유효기간 정해놓고 사용해야



    한편 독일의 디자이너 리타 폴레는 저서 ‘버려라! 버려라! 버려라!’에서 잡동사니 정리를 위한 ‘세 상자의 법칙’을 알려준다. 이 법칙은 간단하다. 말 그대로 정리 전 상자 3개를 준비해 첫 번째 상자에는 낡고 고장났으며 다 떨어진 것을, 두 번째 상자에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지만 아직 다른 사람이 필요한 것을 넣고 마지막 상자엔 개인적인 보물들을 넣는 것이다. 단, 남겨야 할 보물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

    일본의 마케팅 기획자 다쓰미 나기사는 책 ‘버리는 기술’에서 “3년 동안 쓰지 않는 물건은 앞으로도 필요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누군가 죽으면 그가 가진 물건들은 모두 쓰레기가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버림에는 성역이 없다”고 말한다. 그가 제안한 버림의 10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보지 말고 버리자. 2. 그 자리에서 버리자. 3. 일정량을 초과하면 버리자. 4. 일정 기간을 넘기면 버리자. 5. 정기적으로 버리자. 6. 다 쓰지 않았어도 버리자. 7. 버리는 기준을 정하자. 8. 버리는 장소를 많이 만들자. 9. 작은 부분부터 시작하자. 10. 누가 버릴지, 역할 분담을 하자.

    물론 버림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단순한 삶을 위한 가이드를 모아 엮은 책 ‘단순하게 살아라’에는 버림의 장기적인 대비책으로 ‘3/4 원칙’이 제시돼 있다. 이는 옷장이나 서랍 등의 보관함에 75%가 차 있으면 이를 한계로 보고 짐을 버리는 것으로, 한 예로 바인더에 75%가 찼으면 꽉 찬 것으로 간주하고 서류를 폐기해버리는 식이다.

    그렇다면 이렇듯 구체적인 계획과 과감한 결단을 통해 버리기로 결정된 물건들은 어떻게 해결할까.

    집 근처 재활용센터나 벼룩시장도 적극 이용을

    버리자니 아깝죠? 그럼 나누거나 바꾸세요

    쓰진 않지만 버리기 아까운 물건은 기부를 통해 나눠라.

    책이나 옷가지, 생활용품 중 아직 새것 같지만 오랫동안 손이 가지 않았던 물건이 있다면 이웃에 대한 나눔을 실천하기에 더없는 기회다. 물품을 기증받아 판매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www.beautifulstore.org)를 이용해보자. 매장을 직접 방문해 기증할 수도 있지만 온라인이나 전화로 기증 신청을 하고 아름다운 가게에서 지정한 무료 택배사를 이용할 수도 있다.

    YMCA, 주민자치센터, 지역복지관 등 지역의 다양한 조직과 단체가 참여하는 ‘녹색가게’(www.greenshop.or.kr)는 직접 물품을 손질해서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가져온 물품 평가금액의 60%를 카드에 적립해주는 혜택을 준다.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 기증기관 ‘햇살가득다락방’(www.nl.go.kr/sun)에서는 책을 기증받는다. 이곳에 기증된 책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거나 작은 도서관, 문고, 병영도서관 등에 보내진다. 일반 도서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시청각 자료 등도 기증받으며 우편 또는 택배로 책을 보낼 경우 착불 신청이 가능하다. 이 밖에 ‘사랑의 책 나누기 운동본부’(www.booknanum.org)나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 (www.readersclub.or.kr) 같은 사회단체에서도 책을 기증받는다.

    한편 재활용센터 ‘리사이클 시티’(www.rety.co.kr)는 가구나 가전제품처럼 부피가 크고 조금은 버리기 아까운 물건 처리에 좋다. 전국 12곳의 매장에서 침대, 러닝머신, 장롱 등 다양한 중고품을 사고팔 수 있다. 특히 이곳은 폐기처분비와 배송비를 무료로 해결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전화나 홈페이지로 중고품 판매를 신청하면 직원이 방문해 제품 상태에 따라 금액을 결정하고 수거한 뒤 바로 통장으로 입금해준다. 지자체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지역 재활용센터도 있다. 집 근처 재활용센터를 알고 싶다면 한국생활자원재활용협회(www.recycle.or.kr)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마지막으로,벼룩시장에 물건을 내놓으면 단순히 버리는 일뿐 아니라 가족 나들이도 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아름다운 재단에서 운영하는 ‘아름다운 나눔장터’(www.beautifulstore.org)가 있으며, 3월부터는 서울 광화문시민열린마당을 비롯해 10개 지역에서 ‘우리마을 벼룩시장’(www.happymarket.or.kr)이 열린다.

    효율적인 직장생활을 위한 버림 가이드

    챙겨야 할 e메일 빼곤 즉시 지워라


    - 지나간 서류는 웬만하면 버린다. 버리기 모호한 것은 따로 박스를 만들어 넣어두어라.

    - 컴퓨터의 불필요한 파일과 동영상, 즐겨찾기, 소프트웨어를 버린다. 이 역시 판단이 어려울 경우 따로 폴더를 만들어 임시 보관한다.

    - e메일은 받은 즉시 답장을 쓰고, 챙겨야 할 부분은 따로 체크해둔 뒤 삭제한다.

    -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e메일 뉴스레터가 있다면 따로 저장함을 만들어 한 달간 보관해보자. 한 달간 읽은 것과 읽지 않은 메일의 비율을 비교해 거의 읽지 않는 것은 차단하는 게 좋다.

    - 명함을 보면 누구인지 떠오르는가? 그는 당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가? 두 가지 모두 해당되는 명함을 제외하곤 다 버려라.

    - 공간에 알맞은 장서 수를 미리 정해놓는다. 예컨대 10권으로 정했다면 그에 맞게 양질의 책만 남기고 버린다.

    - 전화통화 시간을 줄여라. “요즘 어떠세요?”식의 시시콜콜하고 장황한 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 대신 “무슨 일로 전화하셨나요?”식의 핵심을 짚는 질문을 던져라.

    (참고 마스다 미쓰히로 저 ‘부자가 되려면 책상을 치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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