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7

2008.01.01

고난도 기술, 매력 만점 연기 ‘은반의 꽃’으로 피었다

  •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kimsk@donga.com

    입력2007-12-26 13:1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최근 한국갤럽이 만 19세 이상 남녀 10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피겨 요정’ 김연아(17·군포 수리고·사진)의 인기를 새삼 확인시켰다. ‘올해 한국을 빛낸 스포츠 선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2.0%가 김연아를 꼽았다. ‘마린 보이’ 박태환(경기고)이 2위였다. 한국의 축구 야구 골프를 각각 대표하는 박지성(3위), 이승엽(4위), 최경주(5위)가 2007년만큼은 김연아의 빛에 가렸다.

    부상에서 회복된 뒤 맞은 올 시즌 세계 여자피겨는 김연아의 독무대였다. 국내에서 그의 인기는 ‘신드롬급’이다. 김연아를 ‘여왕님’으로 지칭하는 인터넷상의 ‘김연아 마니아’들은 피겨 선수들의 대회 프로토콜(채점표)을 분석하고 러시아 일본 미국 피겨 전문가들의 평가까지 번역해 공유할 정도로 지극정성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빙상연맹)이 2008년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유치전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김연아 덕분이다. 캐나다도 대회 유치 신청을 했지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내부에선 “내년 대회는 한국에서 하는 게 맞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빙상연맹은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유치를 밑거름으로 향후 피겨 세계선수권 유치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김연아가 없었다면 이런 구상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앞으로 수년간 ‘김연아 시대’는 유지될 것 같다. 올해 ISU가 채점 기준을 강화한 것이 정확한 기술을 구사하는 김연아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기 때문이다.

    김연아의 매력은 복합적이다. 12월15, 16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에서 그는 뛰어난 기술뿐 아니라 강한 정신력도 부각시켰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에서 김연아는 한 번씩 크게 넘어졌다. 지난 시즌까지 라이벌로 꼽혔던 일본 아사다 마오는 쇼트프로그램 연기 초반에 넘어진 뒤 연기 전체를 망쳤다. 하지만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처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초반 실수를 잊고 나머지 연기에 몰입했으며, 결국 우승했다. 김연아는 매번 실수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실제 그의 연기는 갈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런 모습이 믿음을 준다.

    2008년 3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올 시즌 마지막을 장식할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김연아가 또 어떤 드라마를 연출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뉴스피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