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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 달라는 鄭, No 하며 등 돌린 盧

노무현-정동영 ‘불가근불가원’ 태도 … 관계 개선에 시간과 조건 더 필요

  • 조수진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in0619@donga.com

情 달라는 鄭, No 하며 등 돌린 盧

情 달라는 鄭, No 하며 등 돌린 盧
‘애증(愛憎).’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의 관계를 이보다 더 적확하게 규정지을 수 있는 표현은 없다.

정 후보는 10월15일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부터 노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 대통령에게서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주간 두 사람은 이혼한 부부의 재결합만큼이나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음을 확인했을 뿐이다.

10월15일 “만나고 싶다”며 전화를 건 정 후보에게 노 대통령은 “정 후보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잘 껴안으라”고 싸늘하게 응수했다. 청와대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범주에는 노 대통령도 포함된다”며 원칙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반복했다. 10월21일 “소극적 지지”란 반응이 나왔지만, 이튿날인 22일 노 대통령이 정 후보에게 “스스로 창당한 당을 깨야 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당에서 쫓아낼 만큼 나에게 심각한 하자가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승복하는 것과 지지하는 것,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같은 의미는 아니다”라고 한 발언이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알려지면서 양측 분위기는 급냉각됐다.

이혼한 부부만큼 마음의 앙금 2주간 행보서 확인

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을 제3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연대설이 퍼지자, 노 대통령은 10월25일 비교적 상세한 언급을 내놨다.



“열린우리당을 계승한 당의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 외에 지지할 후보는 없다. 그러나 20, 30%의 지지로 승리하고자 한다면 상관없지만, 51% 이상의 국민 마음을 묶으려면 원칙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신당 후보로 선출된 정 후보를 제치고 다른 후보와 손잡을 생각은 없지만, 열린우리당 해체와 참여정부 차별화에 대해 정 후보가 직접 진솔한 해명과 사과를 내놔야 한다는 견해를 재차 밝힌 것이다. 이처럼 두 사람의 소원한 관계는 ‘현재진행형’이다.

사실 노 대통령의 관점에서 정 후보의 변신은 ‘변심(變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극적이었다.

두 사람은 2002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밀어주고 끌어주는’ 동반자 관계였다. 정 후보는 새천년민주당 경선 때 ‘경선 지킴이’로 경선을 완주해 노 대통령을 빛나게 했다.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공동 선대위원장으로서 그를 도왔다.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섰고, 2004년 4월 17대 총선 때는 열린우리당 의장으로서 대통령 탄핵사태를 뚫고 ‘거대 여당’을 일궈냈다. 노 대통령은 입각이라는 ‘대권 수업’으로 보답했다. 이 때문에 정 후보에게는 ‘참여정부 황태자’란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2006년 1월 정 후보가 장관직에서 물러나 당으로 복귀한 뒤 균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변곡점은 7·26 재보궐 선거. 선거를 앞둔 7월 초 노 대통령은 정 후보를 청와대로 불러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 출마를 권유했다. 정 후보는 5·31 지방선거 완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두 번째 열린우리당 의장직에서 물러난 상태였고, 7·26 재보궐 선거는 열린우리당의 재기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였다. 그러나 정 후보는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연수를 선택했다.

정 후보 측은 “정동영을 죽이기 위한 음모”라고 의심했으며, 노 대통령 측은 “떨어지면 어떠냐. 당이 진짜 어려울 때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해했다. 정 후보는 2006년 10월 독일에서 귀국한 뒤 “열린우리당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대선 행보를 본격화한 올해 초 정 후보는 새천년민주당 분당, 노 대통령이 주도한 대북송금 특검과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 등에 대해 사과했다. 4월 말 청와대 회동에서 노 대통령과 정 후보는 열린우리당 해체를 놓고 충돌한 뒤 완전히 갈라섰다.

盧, 정 후보 적극 돕기는 쉽지 않을 듯

이후 노 대통령과 정 후보는 “구태정치”(노 대통령), “독선과 오만”(정 후보)이라며 날을 세웠고, 정 후보는 결국 6월 신당 추진의 뜻을 밝히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노 대통령도 정 후보를 향해 직접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노무현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망했으니 우리 나가겠다’ 이거다. 보따리 싸가지고. ‘무슨 정책이냐’라고 물으면 대답이 없다. 그 사람들 인기가 나보다 더 낮은데…. 정치윤리에 관한 문제다. 정치를 잘못 배웠다.”(6월8일 원광대 특별 강연)

노 대통령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과정에서는 아예 정 후보를 ‘기회주의자’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9월11일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그때그때 바람이 바뀔 때마다 차별화했다가, 안 하는 척했다가…”라고 하면서 자신과의 차별화 시도에 대해 “졸렬한 필패 전략이다. 원칙 없는 기회주의자들의 싸움에 별 관심 없다”고 한 것.

경선이 끝나자 정 후보는 다시 변했다. “참여정부는 실패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응원을 얻고 싶다. 신당 창당은 불가피했지만 대통령에게 상처를 드려 인간적으로 미안하다.”

‘정동영식 정치’에 대해 노 대통령의 평가는 차갑다. ‘그때그때 다른’ 일관성 없는 정치는 정치 원칙에 어긋난다는 냉혹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말이 많다. 한때 남달랐던 관계도 노 대통령의 배신감을 가중시켰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노 대통령은 정 후보를 적극 도울 수 있을까. 노 대통령은 정 후보와의 관계를 ‘정치 원칙’에서 보고 있다. 노 대통령은 평소 “원칙 있는 승리가 첫째고, 원칙 있는 패배가 그 다음”이라고 말할 만큼 승패보다 ‘원칙’을 강조했다.

변수는 정 후보 쪽에도 있다. 노 대통령과의 관계가 갖는 양면성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 노무현 정부의 부정적 이미지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또 다른 측면이 있는 것.

따라서 노 대통령은 당분간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정 후보도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태도로 지지율 상승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두 사람의 관계 정상화에는 시간과 조건이 더 필요할 듯하다.



주간동아 610호 (p16~17)

조수진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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