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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허덕허덕, 주전경쟁 후끈후끈

설기현·이영표·이동국 시즌 초반 닮은꼴 속앓이 … 부상 박지성은 1월 복귀 부푼 꿈

팀은 허덕허덕, 주전경쟁 후끈후끈

경쟁을 피할 생각이었다면 영국 땅을 밟지도 않았을 것이다. 승부의 최전선에서 생존해야 하는 프리미어리거들에게 경쟁은 숙명과도 같은 것. 오른쪽 무릎 수술 후 재활치료 중인 박지성(26·맨유)은 멀찌감치 떨어져 관망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 이영표(30·토트넘) 설기현(28·풀럼)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펼치는 경쟁은 힘겹다. 매경기 희비가 엇갈리고 있으며 아직 자기 자리를 확보했다고 자신하기에는 뿌리가 약하다. 게다가 소속팀 감독들은 성적이 부진하자 여러 선수들을 가동하며 위기 타개에 나서고 있어 다음 경기 출전 여부를 장담하기조차 힘들다.

설기현 - 최고 경쟁자는 ‘꾸준함’

올 시즌 풀럼으로 이적한 설기현은 허리 통증을 딛고 점차 출전 시간을 늘리며 적응하고 있다. 9월23일 홈(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전에선 이적 후 첫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흐름을 바꿨다(changed things)’는 평가로 평점 7점을 받았다.

설기현은 다양한 재능을 지닌 이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꾸준함’을 갖추는 것이다. 울버햄프턴에서 그를 지도했던 글렌 호들 전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은 5월 한국의 대기업 임원과 골프장에서 만난 자리에서 “설기현은 다재다능하지만 들쭉날쭉한(not consistent) 플레이가 단점”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풀럼의 로리 산체스 감독은 최근 “설기현이 기복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실제 훈련해보니 그렇지 않더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설기현은 영국 지도자들이 그에게 갖고 있는 편견을 떨쳐내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맨체스터시티전 이후 설기현은 첼시와 포츠머스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느 순간 어느 포지션에 내보내도 일정한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키워드다.

팀은 허덕허덕, 주전경쟁 후끈후끈

이영표

이영표 - 욜 감독 ‘절반의 신임’



9월16일 아스널전 이후 4경기 연속 결장하자 영국 언론은 이영표를 ‘잊혀진 남자’로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10월4일 키프로스의 파마구스타에서 열린 오노르토시스 파마구스타와의 유럽축구연맹(UEFA)컵 원정을 소화한 후 10월7일 안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당당히 선발로 나섰다. 리버풀전에서 마틴 욜 토트넘 감독은 21일 만에 이영표-개리스 베일 듀오를 왼쪽에 재가동했다. 이영표는 베일에다 아수-에코토까지 1대 3의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애런 레넌까지 부상에서 복귀해 베일이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될 가능성은 그만큼 적어졌다. 욜 감독은 리버풀전 이후 이영표의 미래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공격에 무게를 둬야 할 경기에는 베일, 수비에 치중해야 할 경기에는 이영표를 내세우겠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18일 토트넘 연습구장을 찾아가 그에게 경쟁에 대해 물었다. 그의 대답은 ‘경쟁이란 항상 나오는 이야기죠.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우리 팀이 세계적인 선수들로 구성됐고, 승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라며 팀의 승리를 우선조건으로 꼽았다.

박지성 - “1월 그날이 오면”

올 시즌 1700만 파운드(약 318억원)를 지불하며 포르투갈의 FC 포르투에서 영입한 브라질 출신의 올리베이라 안데르손(19)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몇 경기 뛰어보지 못하고 다시 포르투갈로 돌아갈 운명을 맞이했다. 아직 어린 탓에 좀더 기량을 가다듬기 위해 임대로 포르투갈리그로 복귀시키겠다는 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복안이다. 폴 스콜스가 건재한 이상 그의 역할은 그만큼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속한 결정을 내린 퍼거슨 감독이지만 박지성에게는 변치 않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퍼거슨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박지성의 활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추석을 국내에서 보낸 후 맨체스터로 돌아가 본격적인 재활에 돌입했다. 내년 1월이면 그가 돌아온다. 그의 자리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이언 긱스에다 포르투갈 출신의 나니가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특유의 헌신적 플레이와 공수 밸런스를 맞추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는 그의 스타일은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들어갈 1월 이후면 퍼거슨 감독이 바라는 모습대로 안착할 것이다.

이동국 - “20분 안에 승부수를”

비두카와 야쿠부 모두 이적했지만 이동국은 여전히 미들즈브러의 제3 공격수다. 그 자리는 호삼 미도와 제레미 알리아디에르가 맡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다쳤고 이동국에게 몇 차례 기회가 왔다. 하지만 에버턴전에서 골대를 맞힌 헤딩슛은 그를 영국 언론의 비판대에 오르게 했다. 급기야 맨체스터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허리 부상을 당해 자진 결장을 요청했다. 칼링컵에서 한 골을 터뜨렸을 뿐 프리미어리그에선 아직 골 신고를 하지 못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개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주장 보아텡 등이 그를 격려하고 지지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제3의 공격수는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돼 경기 흐름을 바꿀 만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대략 20여 분. 이동국은 20여 분 동안 골문 앞에서 위력적이던 옛 모습을 되찾고 골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제3의 공격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주전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이동국은 12월 말 구단과 재계약 협상을 한다. 2주 휴식기를 보낼 이동국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다.



주간동아 2007.10.23 607호 (p72~73)

  •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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