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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기름값이 무서워!

고삐 풀린 기름값 서민들 “환장하겠네”

한 달 새 ℓ당 50원 껑충 … 겨울 난방비 걱정에 벌써부터 한숨만

고삐 풀린 기름값 서민들 “환장하겠네”

고삐 풀린 기름값 서민들 “환장하겠네”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전거 출퇴근족’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 분당으로 자가용 출퇴근을 하는 민정원(42·중견기업 차장) 씨. 최근 주유 중에 휘발유 시세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한 달 새 기름값이 ℓ당 50원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한 달 평균 주유비가 40만원 정도 나오는데 1만원이 더 오른 셈이다.

지난해보다 기름값에 드는 비용이 한 달에 10만원, 연간 120만원이 늘었다. 불현듯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르면 기름값은 또 얼마나 뛸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견딜 만했는데 ‘이참에 차를 처분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두바이유 배럴당 100달러 땐 휘발유 공장도가 ℓ당 140원 올라

직장인 조혜정(33) 씨도 경유 가격 상승에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평균 1200원대에서 주유했는데 올해는 1400원까지 올랐어요. 정부에서 세금 부담을 휘발유의 85%까지 올린다는데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입니다.”



기름값은 회사 경비로 처리하지만 매년 인상분이 가팔라 회사 눈치가 보인다. 기름값 절약을 위해 고속도로에서 과속하지 않는 것도 고유가 시대에 달라진 그의 생활패턴이다.

유가 100달러 시대가 눈앞에 왔다. 배럴당 84달러 선까지 육박했던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최근 80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언제든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우리에게 WTI보다 더 실질적으로 의미가 있는 두바이유도 배럴당 74달러로 사상 최고 가격대.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100달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유가 세 자릿수라는 점에서 가계에 주는 심리적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100달러는 1980년 2차 석유파동 당시 유가를 오늘날의 물가로 환산한 가격대다. 다시 말해 ‘3차 오일쇼크’라 불러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간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체질 개선을 고려할 때 단순비교는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지속돼온 유가 상승이 구조적인 변화라는 점에서 고유가 상황을 받아들여 에너지 절약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느낄 수 있는 변화 가운데 가장 피부에 와닿는 것은 휘발유값 인상이다. 구자권 석유공사 팀장은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휘발유값 추이는 두바이유 가격과 70~80% 같이 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가 휘발유 소매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은 회사마다 다르다. 다만 세금을 더하기 전 휘발유 공장도 가격이 싱가포르 석유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제품 현물가격과 연동돼 있다는 점은 다 같다.

만일 세금과 원-달러 환율, 수급 상황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두바이유 가격이 현재 74달러에서 100달러 선까지 뛴다면 기름값 인상 부담은 얼마나 늘까.

“두바이유 가격이 10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휘발유 제품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 선을 오르내릴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 국내 휘발유 공장도 가격은 ℓ당 140원 정도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는 게 한 정유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추정치는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일 뿐이다. 휘발유값이 인상될 경우 국내 수요가 꺾여 가격 인상폭이 제한될 수 있는 데다,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염려해 유류세 인하 카드를 빼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휘발유값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겨울철을 앞두고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난방비다. 주택 난방유는 최근 2년간 30% 넘게 올랐다. 이달 가스공사가 공시한 소매용 난방유 공급가는 ㎥당(서울시 기준) 642.17원으로 2005년 10월 기준가격 490.37원에서 크게 올랐다. 2개월에 한 번씩 원료비 상승분을 요금에 전가하고 있어 두바이유 가격이 오를 경우 난방유 가격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스공사가 기준유가로 책정하는 것은 인도네시아산 LNG 기준유가로 두바이유도 포함한다.

또 난방유의 경우 요금이 원료비의 8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유가의 영향이 얼마나 직접적일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남궁윤 가스공사 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할 때 원료비 부담 증가분은 4.5원에서 7원 사이”라고 분석했다. 또 원화값이 달러에 비해 10원 하락할 경우 원료비 상승 부담은 최대 4.5원이다.

단가가 가장 낮은 전기요금 상승도 불가피하다.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가계의 경우 누진세가 적용돼 부담은 가중된다. 다행히 전력은 원재료 가운데 35~40%가 원자력으로 충당되고 있어 원유값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원자력의 원료인 우라늄 가격도 최근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내서 긴 소매 옷 입고 자전거 타기 등 절약파 크게 늘어

유가가 상승하면 고정 수입으로 살아가는 가계와 소비자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고유가 시대에 소비자는 어떤 생존전략을 짜야 할까. 방법은 많지 않다. 그중 가장 현실적인 답은 역시 절약이다.

조혜정 씨는 최근 생활패턴을 바꾸기로 했다. “꼭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 김치냉장고를 켜지 않아요. 시장 볼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아이 때문에 난방비를 크게 줄일 수는 없지만 최대한 아낄 생각이에요.”

서대문구 홍제동에 사는 전업주부 이모 씨도 오래전부터 ‘짠순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자동차도 팔았어요. 침대에 옥매트를 깔고 겨울을 날 생각입니다. 실내에서는 긴 소매 옷을 입고 보일러도 한 시간 이상 틀지 않을 계획이에요. 이렇게 해서 지난해 겨울 난방비가 3만원을 넘지 않았어요.”

에너지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는 김호경 에너지경제연구원 논설위원은 이사 때마다 맨 먼저 하는 게 두 가지 있다.

“기존 형광등을 3파장 형광등으로 바꿉니다. 밝기도 뒤지지 않고 전기요금을 줄여주죠. TV와 에어컨, 컴퓨터 등에 잠자는 전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각 단추가 달린 탭을 설치해 전기요금을 아낍니다. 이렇게 해서 절약되는 비용만 20%가 넘어요.”



주간동아 2007.10.23 607호 (p50~51)

  • 이향휘 매일경제 기자 scent20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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