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COVER STORY|‘간통죄’ 죽느냐 사느냐

대선주자 중 권영길만 “간통죄 폐지”

손학규·정동영·조순형 “시기상조” 이명박·이해찬 “판단 유보”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대선주자 중 권영길만 “간통죄 폐지”

올해는 대선의 해다. 대선주자들은 간통죄 존폐 논란을 어떻게 바라볼까? ‘주간동아’는 유력주자 6명(이명박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조순형 권영길)에게 간통죄 존폐에 대한 의사를 물어보았다. 간통죄 폐지를 주장한 후보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유일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대통합민주신당)는 존폐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으며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대통합민주신당)과 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대선주자 중 권영길만 “간통죄 폐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조순형 민주당 의원
(위 부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 판단 유보

간통죄가 당초 입법될 때와 지금의 사회는 다르다. 간통죄는 사생활을 지나치게 개입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협박하거나 위자료를 받기 위해 악용되는 사례도 많다. 형사정책 면에서도 형벌로서의 처단기능이 많이 약화돼 있으며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폐지하는 추세에 있기도 하다.

그러나 법은 국가의 문화와 사회현상을 나타내는 거울이다. 한국사회는 아직까지 성행위에 대한 인식이 다른 나라들과 구별된다. 간통죄 폐지가 여성에게 불이익을 끼치는 것은 아닌지 검증해본 뒤 폐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존치



간통죄는 궁극적으로 시대 상황에 맞게 폐지해야 하겠지만 여성의 권익보호 장치가 미흡하고 실질적 지위가 낮은 상황에 비춰볼 때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실질적 지위가 향상돼 간통죄 처벌규정이 사문화됐을 때 없애도 늦지 않을 것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 존치

간통죄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국가에서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으므로 개인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하지만, 결혼이란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평생을 약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그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부정한 행위를 한 배우자의 책임을 도덕적 비난만으로 한정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여겨진다.

이해찬 전 총리 - 판단 유보

간통죄 폐지는 성적 자기결정권, 가정과 혼인의 법적 보호라는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최근 선진국의 추세나 국내 여론추이는 폐지 의견이 늘고 있으나,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공론이 좀더 형성된 뒤 폐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순형 민주당 의원 - 존치

주지하듯 헌법재판소는 2001년 헌법소원 심판에서 형법 제241조 ‘간통죄’를 “선량한 성도덕과 일부일처제의 유지, 부부간의 성적 성실의무 수호 목적뿐 아니라 가족해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간통행위의 규제가 불가피하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 후로도 이 문제는 계속 논의되다 역사상 네 번째로 헌재 심판에 다시 오르게 됐다. 성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강화되는 게 세계적인 추세며, 국가의 개입이 현실성 없다는 여론이 비등해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는 개방적 성문화와 핵가족 구조가 가속화하며 조기유학 등 다양한 요인으로 가족해체가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간통죄 폐지는 시기상조다. 국가의 최소단위인 가정이 건강해야만 사회, 국가도 건강할 수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 폐지

간통죄는 법적으로도, 실제적으로도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 다른 선진국은 물론, 여성에게 보수적인 이슬람권의 터키와 아프리카의 우간다에서조차 폐지됐다. 유교권 국가인 북한 중국 일본에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 인권이 성장하고 남성에 의한 여성 간통죄 고발이 더 많아진 시대 변화에 따라 부녀자 보호를 위한 간통죄는 이제 실효를 거두기도 어렵다. 혼인과 가정의 가치는 소중하다. 그러나 그 가치는 간통죄가 아니라 당사자 간 사랑과 신뢰로 지켜지는 것이다. 국가가 미니스커트와 머리카락 길이를 단속할 까닭이 없는 것처럼 부부간 문제에 대해 형법상의 처벌을 들이밀어서는 안 된다.



주간동아 2007.10.09 605호 (p44~45)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40

제 1240호

2020.05.22

“정의연이 할머니들 대변한다 생각했던 내가 순진했다”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