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3

2007.09.18

학력위조 연관 기사 ‘마인드 매핑’신선

  • 입력2007-09-17 1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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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주간지는 지면의 한계가 있는 일간지와는 달리 한 주에 일어난 여러 사건에 대해 깊이 있고 포괄적인 기사를 실을 수 있다. 그런데 지면의 한계가 거의 없는 인터넷 기사가 늘면서 시사주간지의 신속성과 상대적 깊이가 전보다 덜 느껴진다는 아쉬움이 드는 요즘이다. 물론 기사의 정련된 맛과 질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지만 말이다.

    뭔가 평면적으로 많이 차려놓은 한정식 밥상을 받아 여기저기 젓가락을 대봤지만, 집으로 돌아올 때는 선뜻 떠오르는 음식이 없는 그런 기분이 요즘의 시사주간지에 대한 나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번 ‘주간동아’ 602호를 읽다 보니 어떤 일관성이 느껴지면서, 기존의 나의 편견이 잘못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호는 ‘신정아 미스터리 · 보이지 않는 손’(13쪽)을 시작으로 사회면에서는 ‘위조학력에 발목 잡힌 대우조선해양’ ‘가방끈 짧은 편견 딛고 고졸 성공신화’로 이어지면서, 신정아 사건 이후 학력위조에 관한 또 다른 사건, 그리고 학력위조 없이 당당히 성공한 사례를 다른 섹션에서 다루고 있다. 또한 재미있게도 큐레이터였던 신정아 씨를 연상시키는, 미국 뉴욕 미술계의 한국작가들 동향(35쪽)에 대한 현지 칼럼니스트의 기사를 실었다. 나아가 학력위조를 낳을 만큼 학력에 목매는 한국 사회에서 학력을 위해 기꺼이 고비용을 지불하는 사교육 열풍에 대한 기사가 ‘과외의 경제학’(40쪽)이란 커버스토리로 다뤄졌다.

    죽 읽다 보니 서로 다른 측면에서 신정아 사건을 중심으로 마인드 매핑(Mind Mapping·머릿속의 생각을 마치 지도를 그리듯 핵심어로 이미지화해 펼쳐나가는 것)을 하며 이런저런 자유연상을 하게 되고, 씨줄 날줄로 이슈와 커버스토리, 사회면, 스페셜 리포트라는 고정지면을 최대한 이용해 엮고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이런 방식이 시사주간지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독자의 연상 흐름을 돕기 위해 ‘황운하 총경 인터뷰, 이해찬-유시민 리더십 해부’ ‘인질 석방과 선교’ ‘글리코 영양소’ 기사를 책 뒤로 돌려 한 가지 이슈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추후에 이런 기사가 집중된다면 편집 운용의 묘를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도 ‘주간동아’에서 이번 호 같은 마인드 매핑 형식의 기사꾸러미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

    하지현 정신과 전문의



    학력위조 연관 기사 ‘마인드 매핑’신선
    · 서울대 의대 졸업

    · 건국대 의대 정신과 교수

    · 저서 : ‘관계의 재구성’ ‘소통의 기술’ ‘당신의 속마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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