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2

2007.09.11

냉정한 작품 판단 5가지 원칙

  • 이호숙 아트마켓 애널리스트

    입력2007-09-05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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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정한 작품 판단 5가지 원칙

    장욱진의 ‘달밤’, 낙찰가 3억5000만원.

    그림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지금까지 그림을 바라보던 시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감상 차원에서는 그림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도 괜찮고 테크닉에 감탄하거나 세련된 기교와 색채에 녹아들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투자 대상으로 그림을 바라보는 것은 미감의 교류와 함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예로 제시한 장욱진의 작품(사진)을 통해 그림 투자 시 어떤 각도에서 살펴보아야 하는지 하나하나 짚어보자.

    1. 자필 서명 확인 화면의 왼쪽 하단에 ‘UCCHIN. CHANG 1957’이라는 자필 서명이 있다. 장욱진은 일반적으로 영어로 ‘UCCHIN CHANG’이라고 서명하거나, ‘旭(욱)’이라는 한자와 함께 한자로 제작연도를 써 넣는다. 작가는 서명을 아무 데나 써 넣지 않는다. 장욱진은 대칭과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 작품에서 서명은 오른쪽 하단의 붉은 기둥과 절묘한 대칭과 균형을 이룬다.

    2. 제작연도 확인 이 작품은 1957년도에 그려졌다. 장욱진의 작품 중 이 연대에 제작된 작품이 가장 비싸다. 그가 작은 캔버스나 목판에 주요 소재인 집, 가족, 동물, 산, 달 등을 두꺼운 마티에르로 표현한 시기는 1950년대부터 70년대 초반까지다. 제작연대를 확인해야 하는 까닭은 연대에 따라 작품의 경향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3. 작품의 진위 여부 확인 미술작품에도 가짜가 있다. 가짜에 속지 않으려면 그림을 제값에 사야 한다는 기본 규칙을 지키면 된다. 분명 시세가 어느 정도인데 그보다 싸게 준다고 할 때는 의심의 눈초리로 다시 한 번 그림을 자세히 보자. 좋은 작품은 절대 싸게 부르지 않는다.

    4. 작품의 재질과 상태 확인 대가가 그린 귀하고 드문 작품이라도 작품 상태가 좋지 않으면 가격은 크게 떨어진다. 작품을 보수한다고 해도 손실이 생기고 작가가 처음 그렸을 때의 터치를 그대로 살려낼 수는 없다. 좋은 컬렉터가 되기 위해서는 작품을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전문가가 돼야 한다.



    5. 소장 경위와 전시 경력, 작품 수록처 확인 그림에는 족보가 있다. 어떤 사람이 소장했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유명한 컬렉터가 소장했던 작품이라면 그 컬렉터의 안목에 점수를 더해 많은 사람들이 그 작품을 사기를 원한다. 또한 좋은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돼 있었거나 전시회에 출품된 경력이 많을수록 작품의 가치는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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