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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인 기자의 ‘아저씨, 보기 흉해요’

“아무리 더워도 속살 공개는 제발 …”

“아무리 더워도 속살 공개는 제발 …”

평소 땀 많이 흘리기로 소문난 김 과장님.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에어컨을 한껏 올리고 땀 닦기 작업에 돌입한다. 평소 식당에서도 물수건으로 목덜미부터 발등까지 온몸을 살뜰하게(!) 닦아내는 이분, 웬만하면 화장실에서 해도 될 텐데 세상만사 귀찮다는 표정으로 꼭 공공장소에서 그러시는 건 뭘까?

더울 때 ‘오빠’는 소매를 걷어올리고 ‘아저씨’는 바지자락을 걷어올린다. 예상대로 우리 김 과장님은 바지자락을 걷어올리고, 셔츠 앞단추도 모두 풀어헤쳤다. 땀에 젖은 ‘하얀 런닝구’와 더위에 익은 ‘붉은 속살’이 훤히 드러난다. 민망해서 고개를 숙이면 사겹, 오겹으로 접히는 뱃살과 털이 북슬북슬한 장딴지…. 아, 보는 것만으로 덥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자 그제야 김 과장님은 나른한 표정을 지으셨다.

“시~원하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과장님은 아실까? 당신이 더위에서 벗어나고 있는 사이 주변 여직원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험한 꼴’ 때문에 죽을 맛(!)이라는 걸.



김 과장님을 비롯한 많은 아저씨들이 여름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한다. 하나, 덥다고 주변 의사도 묻지 않고 에어컨을 제 마음대로 조절하기(몇 대 없는 선풍기를 독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둘, 공공장소에서 위생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구석구석 땀 닦기. 그리고 도저히 참아줄 수 없는 마지막은 막무가내 노출이다.

여름에 파격노출을 하는 건 ‘언니’들만이 아니다. 덥다고 아무 데서나 바지를 접어올리고 앞깃을 풀어헤치는 아저씨들 역시 파격노출의 단골 주연이다. 다만 언니들의 노출이 일부 아저씨들을 즐겁게 한다면, 땀범벅 아저씨들의 노출은 언니들을 당황하게 한다는 점만 다를 뿐. 아, 물론 근육질 ‘오빠’의 노출이라면 언제라도 환영. 땀 좀 흘리면 어때? 적정량의 땀은 그들의 단단한 몸과 어울려 섹시함을 돋보이게 해줄 테니까. 하지만 지방덩어리 아저씨의 노출은 ‘노 땡큐’다. 땀까지 섞여 있다면 섹시함은 관두고 위생 상태부터 걱정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불쾌한 땀냄새가 풀풀 나는 것 같아 피하고 싶다.

더운 것도 짜증나고, 나이 드는 것도, 불어나는 몸도 서러울 텐데…. 한편으론 미안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흉한 건 사실이니까. ‘노출’이 오빠의 특권이라면, ‘감춤’은 아저씨의 미덕이다.

혹 더위를 도저히 못 참겠다고 하소연하는 아저씨가 계시다면 ‘쿨비즈’ 패션을 권한다. 쿨비즈는 일본에서 시작된 캠페인으로 여름철 에너지 절감을 위해 넥타이와 재킷을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입는 것을 말한다. 넥타이를 매지 않으면 체감기온이 2℃ 정도 떨어진다고 한다. 여기에 긴 소매 와이셔츠 대신 마나 면 소재 반팔 셔츠를 입고, 회사가 허락한다면 긴 양복바지 대신 7부 정도의 깔끔한 바지도 좋겠다.

어쨌건, 늦 여름까지 고생하는 김과장님 마지막까지 ‘화이팅!’



주간동아 600호 (p8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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