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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근 특파원의 파리산책

프랑스 대선 높은 투표율 참여민주주의 자랑할 만

프랑스 대선 높은 투표율 참여민주주의 자랑할 만

“사르코지는 싫어요. 너무 강해요.”

“늘 왼쪽, 오른쪽으로 나눠서 싸우잖아요. 나는 중간에 있는 바이루가 좋아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직전 한 뉴스 프로그램에서 방영한 일반인들의 의견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이크에 대고 자신 있게 생각을 밝힌 이들은 열 살쯤 돼 보이는 초등학생들이었다. 아마도 집에서 어른들이 하는 얘기를 귀동냥으로 듣고 옮긴 것이리라.

아이들의 발언에서 유례없이 관심도가 높은 이번 프랑스 대선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다. 4월22일 1차 투표는 막판까지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우파의 수성이냐, 좌파의 탈환이냐, 중도파의 부상이냐 등 갖가지 전망이 난무했다. 결과는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좌파인 세골렌 루아얄의 결선 진출. 일간지 ‘르 몽드’가 “좌파와 우파 후보를 결선에 진출시켜 프랑스를 양분하는 이념과 비전을 놓고 승부를 가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

이번 선거에 대해 언론들은 84%에 육박한 높은 투표율에 의미를 부여했다. 1965년 선거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언론들은 “프랑스 사람들이 국내 정치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며 흥분했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불참하고 놀러 가는 바람에 르펜을 결선에 진출시켰던 2002년의 기억을 지웠다.’(르 몽드)

‘투표에 대한 열정으로 프랑스 민주주의는 대단한 진전을 이뤘다.’(렉스프레스)

높은 투표율을 두고 민주주의의 진전까지 거론하는 건 좀 과장됐다 싶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생각을 직간접적으로 들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유권자들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데는 ‘조국과 나의 운명은 내가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투표를 위해 차로 5시간 넘게 걸리는 고향으로 달려간 시민도 적지 않았다.

1차 투표를 지켜보며 각자의 한 표가 의미가 있다고 믿는 프랑스 유권자들의 진지한 태도가 부러웠다. 프랑스인들은 참여민주주의란 어떤 것인지를 이번 선거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어린이들까지도 호불호(好不好)를 밝힐 수 있을 만큼 후보들이 이념에 따라, 정책에 따라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됐다.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후보들만 있다면 이렇게까지 투표율이 높진 않았을 것이다.



주간동아 2007.05.08 584호 (p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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