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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소송, 승률은 낙제점

참여정부 들어 언론사 상대 16건 중 9건 취하 또는 기각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청와대 소송, 승률은 낙제점

청와대 소송, 승률은 낙제점
현 정부는 언론에 ‘적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동아, 조선, 중앙 등 주요 신문사에 대한 비판은 노골적이다. 정부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유지돼온 기조다.

대통령 비서실은 2003년 8월 “비방 목적이 분명한 ‘악의적’ 보도는 언론중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언론중재위원회 중재 청구와는 별도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렇다면 노무현 대통령과 대통령 비서실 관계자들이 임기 중 실제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얼마나 되고, 그 결과는 어떨까.

본지가 최근 대통령 비서실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참여정부 임기 중 노 대통령과 대통령 비서실 관계자들이 원·피고로 관련된 사건은 모두 17건이었다. 이 가운데 1건만 대통령 비서실 관계자들이 피고로 소송을 당했고, 나머지 16건은 모두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었다. 그중 노 대통령이 직접 소송 당사자인 원고로 나선 것은 4건이었다.

동아·조선에만 13건 ‘집중’

언론사별로 보면 동아일보를 상대로 한 소송이 7건으로 제일 많았고, 조선일보가 6건으로 그 다음이었다. 두 신문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13건(81%)으로 거의 절대적인 비율이다. 나머지 3건은 중앙일보 시사미디어(월간중앙),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을 상대로 한 소송이었다. 사건 유형을 보면 정정보도나 반론보도 청구, 손해배상 청구 등 모두 민사소송이었고 형사소송 건은 없었다.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실 박연익 과장은 “동아와 조선, 두 신문사에 대한 소송이 많은 것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 결정에 두 신문사가 불복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면서 “청와대 측이 원하거나 의도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재판 결과는 어떨까. 16건 가운데 노 대통령과 대통령 비서실 측의 청구가 재판부에 받아들여진 경우는 7건(44%)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나머지 7건은 원고가 재판 도중 소를 취하했으며, 2건은 재판부로부터 기각당했다.

청와대 측에 따르면 원고가 소를 취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해당 언론사가 재판 과정에서 정정 또는 반론보도를 받아들인 경우이고, 또 하나는 소송을 제기한 원고가 청와대를 떠나면서 취하한 경우라는 것. 대통령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언론사가 원고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소송을 제기한 대통령 비서실 관계자가 청와대를 떠나는 경우 소송 자체가 별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3건은 해당 언론사가 원고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자 원고가 소를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원고인 청와대 측의 승소율은 50% 수준이다.

언론사가 명확한 오보로 인해 정정보도 결정을 받은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동아일보의 경우 7건 중 3건은 반론 또는 해명보도 결정이 내려졌고, 나머지 3건은 원고가 소를 취하했으며, 1건은 기각됐다. 정정보도 결정이 내려진 것은 1건도 없다.

동아 상대 7건 중 정정보도 결정 1건도 없어

조선일보는 6건 중 반론보도 1건, 취하 3건, 기각 1건 등이었으며 정정보도는 1건에 불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선일보의 취하 건 중 2건은 재판 과정에서 정정보도가 받아들여져 취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적으로 7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손해배상 결정이 난 것은 단 1건뿐이다.

한편 대통령 비서실 측이 피소를 당한 것은 동아일보가 2004년 9월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완 홍보수석비서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 등을 상대로 제기한 10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유일하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이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올린 ‘조선·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는 제하의 글이 문제가 됐다. 재판부는 그러나 동아일보의 소송을 기각했다.

청와대 소송 싹쓸이한 ‘법무법인 정세’

창립 멤버 청와대로, 대표는 盧 측근 변호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 대통령과 대통령 비서실 등이 제기한 소송을 ‘법무법인 정세’(대표 변호사 한상혁)가 ‘싹쓸이’ 수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비서실이 본지에 공개한 참여정부 임기 내 소송 가운데 노 대통령이나 대통령 비서실 관계자들이 원고가 된 16건 모두 정세 소속 변호사가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점은 현 정부와 정세의 밀접한 관계. 취재 결과 정세는 2004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김택수 전 시민사회비서관이 창립 멤버로 참여한 법무법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비서관은 최근 다시 정세 소속 변호사로 복귀했다.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는 한상혁 변호사는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 2004년 측근비리 수사 당시 구속됐던 여택수(전 청와대 행정관) 씨의 변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한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여씨의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정세의 고문변호사인 박재승 변호사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인물. 박 변호사는 변협 회장으로 있던 2004년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제주 4·3사건 희생자심사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법무법인 정세가 노 대통령과 대통령 비서실 관계자들의 소송을 전담하게 된 이유는, 이처럼 참여정부와 코드가 일치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실 박연익 과장은 이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 “정세가 소송을 맡은 것은 언론 관련 소송의 전문성과 수임료 등 여러 측면을 감안해 내린 결정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 참여정부 소송 현황
피고 원 고 사 건 내 용 결 과






장준영 등 청와대비서관 8명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2004. 6.3 대통령비서관 급여 활동비 월 1000만원 넘어
해명보도 결정
노무현 대통령
반론보도 심판청구
2004. 2.13 문재인 정찬용 수석-강금실 법무에 출마 권유,

노 대통령 또 총선개입 논란

반론보도 결정
대통령 비서실
반론보도 심판청구
2003. 12.13 이광재 씨 청와대 근무 때 자체조사선 ‘500만원 받았을 수도’,

민정수석실 ‘식구 감싸기’ 또 드러나
반론보도 결정
대통령 비서실
반론보도 심판청구
2003. 7.10 정부-청와대, 기업-노사정책

엇박자
취하
양인석 사정비서관
손해배상 청구소송
2003. 7.1 김영완 씨 도난채권 거래자 올 3월 청와대에 수사민원
취하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
정정보도 청구소송
2003. 6.18 ‘청와대 입단속’ 언론대책반

가동
기각
박남춘 국정상황실장
간접강제 신청
2003. 3 언론중재위 반론보도문 간접강제 신청
취하






이백만 홍보수석비서관
정정보도 청구소송
2006. 3.10 변용식 칼럼, 성장은 빈곤에

가장 좋은 해독제
취하
노무현 대통령
정정보도 청구소송
2005. 8.9 조선만평
정정보도 결정
노무현 대통령
정정보도 청구소송
2004. 1.12 노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발표 다음 날 불만 표시,

‘검찰 두 번은 갈아 마셨겠지만…’
두 사건 동시 취하 (정정보도)
손해배상 청구소송
대통령 비서실
반론보도 심판청구
2003. 8.14 향응 파문 ‘청와대 제1부속실장?’
반론보도 결정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
손해배상 청구소송
2003. 7.4 내부정보 누설자 2~3명 압축
기각
중앙일보 (월간중앙)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
손해배상 청구소송
2003. 4 대통령민정수석 작성 노무현 인사파일
정정보도 및 소송비용 1000만원
서울신문
전기정 혁신기획비서관
손해배상 청구소송
2004. 3.3 청와대 ‘참여’가 ‘혁신’을 이겼다?
반론 및 정정보도 결정
국민일보
전기정 혁신기획비서관
손해배상 청구소송
2004. 3.3 여의나루 ‘청와대 다잡이’ 나선 노 대통령
취하(정정보도)


피고 원 고 사 건 내 용 결 과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완 홍보수석비서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
동아일보
손해배상 청구소송
2004. 7 청와대 브리핑 “조선·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워라”
기각





주간동아 2007.04.24 582호 (p20~21)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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