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8

2007.01.09

쭉쭉빵빵 미녀들의 섹시 스파이크

여자배구 외국인 선수들 외모 출중 … 관객몰이 일단 성공, 기량도 받쳐주면 금상첨화

  • 이헌재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uni@donga.com

    입력2007-01-03 18: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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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쭉쭉빵빵   미녀들의 섹시 스파이크

    산야 토마세비치, 안드레이아 스포르진, 레이첼 밴 미터, 케이티 윌킨스(맨 왼쪽부터).

    프로배구가 한결 다채로워졌다.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오면서 생긴 변화다. 지난 시즌 남자부 우승팀 현대캐피탈은 숀 루니(24·미국) 효과를 톡톡히 봤다. ‘꽃미남’ 루니는 빼어난 실력까지 과시하면서 일약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루니표 ‘살인미소’를 보기 위해 적지 않은 소녀팬들이 경기장에 몰려들었다.

    2006~07 시즌엔 여자 배구에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됐다. 5개 여자팀은 모두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물론 팀에서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를 데려왔다. 그런데 뽑아놓고 보니 전부 미녀다. 배구장에 가면 브라질과 미국,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등에서 건너온 장신의 미녀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

    ‘미녀 군단’의 흥행 가능성은 2006년 9월에 열린 KOVO 양산컵 대회에서 이미 확인됐다. KT·G와 GS칼텍스가 맞붙은 경기에서 KT·G에는 루시아나 아도르노(26)가, GS칼텍스에선 안드레이아 스포르진(23)이 관객에게 첫인사를 했다.

    양산 실내체육관을 찾은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브라질 출신의 두 미녀 선수가 공격을 성공시키기라도 할라치면 경기장을 찾은 남자 중고생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경기가 끝난 뒤엔 사인 공세와 사진촬영 요청이 쏟아졌다. 남자 배구에 비해 팬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여자 배구팀 관계자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팬들 사인 공세·사진촬영 요청 쇄도



    그렇다면 여자 배구 프로팀들이 일부러 미녀 선수를 뽑은 것일까, 아니면 뽑아놓고 보니 미녀였던 것일까. 둘 다 맞는 말이다. 외국인 선수 도입 첫해인 만큼 대부분 구단들은 에이전시를 통해 비디오와 기록을 보고 선수를 선발했다. 여러 명의 리스트를 놓고 선택할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 외모였다.

    루시아나를 영입한 KT·G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프로 스포츠가 된 만큼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력뿐 아니라 외모와 쇼맨십을 두루 갖춘 루시아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활달한 성격의 루시아나는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선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은 루시아나라는 이름의 앞머리를 따 ‘루시 언니’라고 부르며 따른다.

    황연주, 진혜지, 전민정 등이 포진해 안 그래도 ‘미녀 군단’으로 불리는 흥국생명 역시 미국 출신의 미녀 선수 케이티 윌킨스(24)를 뽑았다. 이승규 사무국장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아니겠느냐. 여러 선수를 저울질하다가 윌킨스를 낙점했다”고 말했다.

    미국 페퍼다인대를 졸업한 윌킨스는 미국 국가대표 출신으로, 5월 유럽투어 평가전 때 팀 내 득점 1위를 차지한 실력파. 흥국생명은 윌킨스가 ‘여자부의 숀 루니’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공교롭게 윌킨스는 루니와 같은 학교를 나온 친구 사이다. 루니는 “윌킨스와 함께 운동을 했는데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며 웃었다.

    미국 출신의 레이첼 밴 미터(22·도로공사)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의 산야 토마세비치(26·현대건설) 등도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여자 외국인 선수들은 아직까지 뛰어난 미모에 다소 못 미치는 기량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남자부의 레안드로(삼성화재)처럼 폭발적인 파괴력을 과시하는 외국인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유니폼 민소매로, 하의도 더 짧게

    2006년 12월27일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현대건설의 산야는 4세트를 풀로 뛰고도 고작 3득점에 그쳤다. 홍성진 현대건설 감독은 “아직 운동 부족으로 제 실력이 나오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 2~3라운드에 가야 제 기량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레이첼과 안드레이아, 윌킨스도 그럭저럭 제 몫을 하긴 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 남자부의 루니와 마찬가지로 실력과 미모를 겸비해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아직까진 그렇지 못하다는 게 각 팀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여자 배구는 떨어진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 이번 시즌 들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니폼의 변화. 각 팀들은 이번 시즌을 맞아 유니폼을 민소매로 바꾸고 하의도 예년에 비해 짧게 만들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핑크 스파이더스’란 팀 이름에 걸맞게 유니폼 색깔을 분홍색으로 통일해 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자극 받은 다른 팀들 역시 올해는 더욱 심플한 디자인과 다채로운 색깔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여기에 예쁘고 섹시한 외국인 선수들까지 영입해 인기 회복을 위한 조건이 잘 갖춰진 상태다. 현재까지는 외모가 주가 되고 기량이 부가 된 모양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이 적응에 성공해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여자 배구는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갈 길은 멀지만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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