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1

2005.11.22

창당 2주년 우리당, 블루오션의 패배

  • 송홍근 기자

    입력2005-11-16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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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당 2주년 우리당, 블루오션의 패배

    11월11일 오전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창당 2주년 기념식.

    2003년 11월11일 민주당을 떠난 의원 47명이 자신들을 정신적 여당원이라고 부르며 창당했다.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이 그것이다.

    당시 지지율은 10%를 약간 웃돌았다. 그러나 창당대회가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의 분위기는 흥분돼 있었다. 개혁을 위한 뺄셈에서 지지율은 중요치 않았다.

    “국민의 큰 신뢰와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발전해가기를 기원한다.”(노무현 대통령의 창당 기념 축사)

    2004년 3월12일,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은 우리당의 시대를 견인하는 듯했다. 정동영 초대 의장(현 통일부 장관)의 리더십이 힘을 얻으며 20%대 중반으로 지지율이 오르더니 탄핵을 계기로 지지율은 40%를 넘는다.

    4월 총선 결과 152석. 우리당은 레드오션에서 싸워 이겼다. 탄핵 역풍은 제1당이던 한나라당을 한 계단 아래로 끌어내렸고, 정통 야당의 명맥을 이어온 민주당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우리당의 기세는 매서웠다. 진보의 주체임을 자임하며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을 제기하면서 날을 세운다.

    “이제 한국에서도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성공한 정당을 만들어보자.”(2004년 11월11일 노 대통령의 우리당 창당 1주년 기념 메시지)

    그러나 자신감과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1월11일 서울 영등포 당사 마당에서 꾸려진 창당 2주년 기념식의 키워드는 ‘조아림’이었다. 노 대통령의 메시지도 없었다.

    지지율은 바닥을 친 지 오래. 탄핵 역풍 때와는 반대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40%를 넘었다(11월5일 동아일보-KRC 여론조사). 대통령의 탈당설, 분당설은 잊을 만하면 제기된다.

    정세균 의장은 2주년 기념식에서 “절박한 심정”이라고 강조하면서 “국민의 준열한 꾸짖음의 의미를 알겠다”고 말했다.

    우리당의 미래는 안개 속이다. 일각에선 덧셈의 정치를 주장한다. 민주당과의 합당론이 그것이다. 합당론에 대한 청와대의 기류는 NO다. 그러나 우리당은 여전히 144석을 가진 집권당. 창당 이후 여러 번의 위기를 기회로 이용해 국면을 반전시킨 바 있다. 내년 11월 창당 3주년 행사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레드오션의 전투(총선)에서는 승리했으나, 이념 정당 이미지를 가지면서 더 깊은 레드오션으로 빠져들었다. 블루오션을 찾아 배를 옮겼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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