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3

2005.07.12

버려라! 정관수술에 대한 오해를…

  • 조성완/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원장 penicho@zaigen.co.kr

    입력2005-07-08 1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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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라! 정관수술에 대한 오해를…
    저출산 경향을 걱정하는 학자들이 많다. 경제인구의 급감소를 우려한 정부는 급기야 출산장려 정책을 내놓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출산장려 시책은 아무런 관련도 없는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는 남성의 불임 시술인 ‘정관수술’. 그동안 정관수술에 적용되던 보험 혜택을 정부가 모두 없앴기 때문이다. 남자는 여자와 달리 정자가 지나가는 배수로가 음낭에서 만져진다. 따라서 피임 수술은 여성보다 훨씬 쉬운 남성들이 주로 받아야 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월경이 멎었다는 아내의 원망을 들어본 남편이라면, 어쩔 수 없이 아내 혼자 수술실에 들어가게 해본 남편이라면, 그 정도의 불편은 거뜬히 감내해야겠다 다짐하다가도 여러 가지 두려움 때문에 이리저리 피하다 결국 아내에게 등 떠밀려 병원에 가기 일쑤다. 사실 한 번의 인공유산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이 출산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몸이 축나는 일인데도, 자기 일이 아니라고 피임을 등한시하는 남편들을 이따금 본다. 원하지 않던 출산이든 인공유산이든 몇 차례 겪고 나면 여자는 성관계가 신경 쓰이고 심지어 무서워지기까지 하며, 오르가슴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게 마련이다. 피임이 안전하지 않으면 성의 쾌감은 없다.

    흔히 정관수술을 하면 정액이 안 나와 사정의 쾌감이 없어질까봐 걱정하는데, 실제 정액에서 정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정관수술은 정자만 안 나오게 할 뿐 다른 정액 성분은 모두 정상적으로 배출되며, 사정 시의 쾌감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간혹 정력이 약해지지 않느냐고 묻는 남성도 있는데, 정력으로 표현되는 남성호르몬은 주로 혈액을 통해 순환되는 데 비해 정관수술은 정자가 지나는 정관만을 자르고 묶을 뿐 혈관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므로 정력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정관수술을 했다가 이혼이나 자녀의 사고 등으로 다시 아이를 낳고자 할 때는 ‘정관복원수술’로 다시 정관을 연결할 수 있다. 정관수술이 비교적 간단하고 쉬운 반면, 복원수술은 상당한 주의를 필요로 해 수술자의 섬세한 기술을 요구한다.

    남편들이여, 안전한 피임 없이는 아내의 진정한 오르가슴은 없다는 점을 기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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