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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ㅣ천식, 기침과의 전쟁

지구촌 3억명 ‘천식의 공포’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만성질환 …환절기엔 감기로 오인 특별한 주의를

  • 글·진행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지구촌 3억명 ‘천식의 공포’

지구촌 3억명  ‘천식의 공포’

천식 공익광고의 한 장면. 천식은 소리 없이 다가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영화 ‘요람을 흔드는 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와 최근 개봉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배역의 경중을 떠나서, 등장인물 가운데 천식을 앓고 있는 인물이 나온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는 천식을 의학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다. 다만 극의 전개 과정에서 긴장감이나 공포심을 배가시키거나 인물에게 닥친 역경을 상징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할 뿐이다. 이렇듯 영화에서 다뤄지는 천식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거나, 때로는 너무 우스꽝스럽게 묘사된다. 그러나 영화 속의 모습이 천식의 전부는 아니다. 천식은 영화에나 나오는 희귀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천식은 어린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층에 나타나는 만성질환으로, 세계 전체 인구의 5~10%인 3억명이 이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명 가운데 1명이 천식을 앓고 있는 셈. 천식의 유병률은 폐암의 33배, 유방암의 20배, 뇌졸중의 15배나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300만명이 천식을 앓고 있으며, 해마다 4000명 이상이 천식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소아천식 유병률은 10%로 과거에 비해 2배나 증가했으며, 65세 이상 노인의 유병률도 12.7%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천식 환자가 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질환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천식이 위험해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질환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기 때문. 천식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감기로 잘못 알고 제대로 치료받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천식이란 기도에 만성적인 알레르기 염증이 생겨 기도의 과민성이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천식 환자는 기도가 예민해 쉽게 자극을 받으며, 자극을 받으면 기도 안쪽이 붓고 객담이 생기며 기관지를 둘러싼 근육이 수축하여 기도가 좁아진다.

호홉곤란·기침 등 간헐적 반복 증상 … 밤에 더 심해져



천식의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천명(숨이 차서 쌕쌕거리는 소리) 등으로 간헐적이며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천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침은 일반 감기나 기관지염에서 보이는 기침과 달리, 한번 시작하면 연속적으로 나오고 목이 간질간질하며 밤이나 새벽에 더욱 심해진다. 호흡곤란의 경우, 경미할 때는 주로 목에 가래가 낀 듯 답답하고 가슴에 압박감을 느끼며, 심할 때는 흔히 기침과 천명을 동반한 호흡곤란이 오게 된다. 그런데 더욱 심해지면 호흡부전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지구촌 3억명  ‘천식의 공포’

정상인의 기도(왼쪽), 천식환자의 기도(근육수축, 점액분비, 발적·부종)

천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서 생긴다. 천식 환자들은 흔히 알레르기성 비염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부모가 모두 천식이나 비염을 앓고 있는 경우 자녀에게 천식이 생길 확률은 70%에 이른다. 유전적 요인보다는 성장하면서 접하는 환경적 요인이 더욱 중요하므로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부모들은 자녀에게 천식이 생기지 않도록 환경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급속한 산업화 결과로 발생한 대기오염, 알레르기 원인물질 증가 등 천식을 일으키는 환경적 요인도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천식 및 알레르기 증상 악화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촌 3억명  ‘천식의 공포’
성인천식의 경우 65세 이상의 12.7%가 천식 환자로 나타났으며, 40세 미만의 천식 환자는 2%, 40~54세는 3.8%, 55~64세는 7.7%로 나타나 노인천식의 사회·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노인천식의 원인은 주로 흡연에 의한 것으로, 흡연자가 천식에 걸릴 위험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5배나 높다.

환경오염 등 소아환자 급증 … 적절한 치료를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국내 소아천식 환자도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3~4%에 지나지 않던 소아천식 유병률이 최근에는 6~7세의 경우 13.3%, 13~14세의 경우 7.7%로 크게 높아졌다. 소아 전체로 보면 100명 중 10명이 천식을 앓고 있으며, 이중 50%인 5명은 평생 천식을 앓는다. 천식이 잘 치료되지 않거나 심각한 상태에 있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와 비교할 때 잦은 병치레로 성장에 지장을 받기 때문에, 소아천식의 적절한 치료는 성장기 어린이에게 매우 중요하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천식을 감기로 오인하기 쉬우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족 중에서 기침을 3~4주일 이상 계속 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 천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감기로 인한 기침과 천식으로 인한 기침은 확연히 구분된다. 감기에 의한 기침은 2주일 이내에 회복되고 열·콧물 등 기침 이외의 증상이 수반되는 반면, 천식에 의한 기침은 수개월간 지속되며 아침보다 밤에 심해진다. 특히 자다가도 기침 때문에 깨는 일이 반복되기도 한다.

천식을 감기로 오인, 치료를 위해 아스피린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 급성 천식 발작, 두드러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감기로 인해 천식 증상 악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 따라서 천식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차고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지 않게 조심하는 한편, 기침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도록 한다.





주간동아 2005.03.22 477호 (p94~95)

글·진행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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