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7

2005.01.04

영어와 비교문화 … ‘국제인’으로 키우기 특화교육

  • 입력2004-12-31 1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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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고등학교 ●www.gukje.hs.kr ●051-892-3771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에 있는 부산국제고등학교는 우리나라 유일의 국제계열 공립 특수목적고다.

    외국어 과목이 특화된 외국어고나, 학생들이 수학·과학을 심화 학습하는 과학고는 이미 전국 곳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다. 그런데 ‘국제’를 특화했다니, 도대체 이 학교 학생들은 어떤 색다른 교육을 받고 있을까, 호기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부산국제고의 특징은 먼저 교과목에서 발견된다. ‘국제관계’ ‘국제외교’ 등이 정규 교과에 포함돼 있는 것. ‘국제정치’ ‘국제법’ ‘비교문화’ 등 일반 학생들이 고등학교 시절 접하기 힘든 과목들도 이 학교 학생들의 시간표에는 빼곡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부산국제고의 특별한 점은 이러한 교과목 몇 개가 아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학생들을 ‘국제인’으로 키우기 위해 ‘특화된’ 교육을 한다는 점. 그래서 학교를 마친 뒤에는 학생 대부분이 ‘국제’ 부분에 남다른 상식과 적성을 가진 ‘세계인’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이 학교의 정말 남다른 점이다.



    이러한 교육을 위해 부산국제고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외국어. 외국어고는 아니지만, 국제화 시대를 살아가는 데 외국어가 필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학년마다 영어능력인증제를 시행해 전교생이 토익에서 최소 700점 이상을 받게 하고, 교내 외국어 말하기 대회, 영어 에세이 대회 등을 수시로 열고 있다. 원어민 교사들과 함께 국제 캠프를 여는 것 등도 특징. 학교 곳곳에는 영어만 사용할 수 있는 ‘EOZ(English Only Zone)’가 마련돼 있어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영어를 익히도록 돕고 있으며, ‘국제정치’ ‘국제경제’ 등의 과목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학교 내 수업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영어와 국제 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 부산국제고는 미국 쉴러국제 대학, 일본 와세다 대학, 중국 시안(西安)외국어학교, 터키 오잘투르크 재단 등 세계 곳곳의 학교들과 상호 교류를 맺어 학생들이 수시로 교류하며 국제적 감각을 기르게 하고 있다. 2003년에는 중국 상하이의 학생들이 부산국제고 기숙사를 찾아 함께 생활했고, 2004년에는 이 학교 학생들이 상하이를 찾았다.

    매달 둘째, 넷째 수요일을 ‘국제문화 이해의 날’로 정해 학생들이 세계 여러 곳의 문화에 대해 자연스레 배우도록 하고, 2005년부터는 학교 안에 ‘Gateway to the World’라는 세계 체험관도 열었다. 아시아관, 미주관, 유럽관 등으로 나뉜 부스 안에서 학생들이 전 세계의 위성방송을 수신하며 세계 문화를 스스로 익히게 돕는 공간이다.

    공립학교이기 때문에 일반 학교와 똑같은 등록금으로 이 모든 혜택을 누린다는 것도 부산국제고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학생들은 모두 1인 2실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기숙사비는 식비를 제외하고 무료다. 400억원을 들여 이 학교를 개교한 부산시는 지금도 인재 양성을 위해 1년에 2억원씩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부담하는 것은 1학년 때 중국, 2학년 때 일본, 3학년 때는 미국이나 금강산으로 떠나는 수학여행비와 희망자만 참가하는 방학 중 해외 연수비용 정도. 부산국제고 학생들은 원할 경우 방학 동안 외국으로 홈스테이를 떠나거나 터키 지역에서 활동하는 해비타트(Habitat, 집 지어주기) NGO(비정부기구)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부산국제고의 신입생 모집인원은 8학급 160명. 이 가운데 120명은 부산 지역 학생 가운데서만 뽑고, 20명은 귀국자 전형, 20명은 인문·사회 특기자 전형으로 정해 전국 단위로 모집한다.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외국인을 쉽게 접할 수 있게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고 있는 것도 특징. 2003년에는 3명, 2004년에는 4명의 외국인이 입학했다. 일본, 중국 등에서 살다 한국에서 근무하게 된 부모를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생들이 ‘국제적 감각’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의 해외 대학 진학을 위해 꾸려진 유학반을 담당하고 있는 허연 교사는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외국어와 다양한 국제관계 지식, 세계 문화까지 폭넓게 배울 수 있는 것이 부산국제고의 매력”이라며 “우리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출 것”이라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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