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9

2004.11.11

“약사회 창립 50주년 … 국민 위해 변신”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11-05 1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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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회 창립 50주년 … 국민 위해 변신”
    “이제 약사회는 더 이상 약사의 직능을 보호하는 이익집단이 아니라 의료소비자와 함께하는 사회단체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11월8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한약사회 원희목 회장(50)은 창립 기념일에 즈음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원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약사회는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약사상을 만들어가겠다”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약사 직능이 도덕적이고 자랑스럽고 믿음직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원회장의 이런 신념은 11월7일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에서 열리는 전국약사대회의 성격만 보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수만 명의 약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거행했던 기존의 약사대회는 정치적 성격이 다분했다. 약사 직능의 보호와 이익 증진을 위해 세를 떨치기 위한 실력 행사의 성격이 강했던 것. 하지만 이번에 열리는 약사대회에는 그 어떤 정치적 구호나 정책적 비판도 없다. 의료소비자인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을 따름이다. 그것도 국민 개개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행사들이 대부분이다.

    “이제 국민들은 ‘전문직종은 도덕적’이라는 선험적 명제를 더 이상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몸으로 보여주고 믿게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적 구호나 원색적인 비난, 정책적 비판보다는 의료소비자인 자신들을 위해 약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가 더욱 중요한 것이죠. 믿음이 생겨야 우리들의 주장을 믿어줄 것 아닙니까. 그래서 더더욱 의료서비스의 공급자인 약사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1만5000명이 모이는 이번 전국약사대회의 주제가 ‘하나 되는 약사, 국민과 함께’인 것도 그 때문이다. 원회장은 “이번 행사에는 더 이상 구호나 고성은 사라지고 박수와 악수만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약사회가 이번 전국약사대회를 기점으로 실시하는 대국민 각종 캠페인은 약사회의 변신 노력을 짐작케 한다. 우선 11월1일부터 6일까지 실시되는 약 바로 알기 캠페인과 어린이 지킴이 캠페인, 난치병 어린이 지원 캠페인은 실질적이고 직접적으로 국민을 돕기 위한 행사다. 원회장은 “각 가정에 비치돼 있는 약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 용처와 효능을 알 수 없게 돼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며 “행사기간 이후에도 인근 약국을 찾으면 약의 효능과 용처, 복용방법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하게 안내하는 캠페인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 아이 지킴이 시민연대(대표 김영희)와 함께 위급상황에 처한 어린이가 우선 피신할 수 있는 장소로 약국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각 약국에 ‘사랑실천 캠페인 부스’를 설치하고 여기서 모인 돈으로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로 했다. 원회장은 “의약분업 이후 동네 사랑방 구실을 하던 약국이 소원해진 느낌이 있다”며 “이제 약국의 사랑방 기능을 되찾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약국 본연의 임무인 건강상담은 기본이다. 원회장은 “동아닷컴과 함께 지역주민의 질병치료 및 예방을 목적으로 건강 캠페인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약사 직능의 도덕성을 되찾고 동포애를 보여줄 수 있는 캠페인도 함께 열린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추진하는 북한에 왕진가방 보내기 캠페인과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각막 기증 캠페인이 바로 그것.

    원회장은 “나이 50이면 하늘의 뜻을 안다고 했는데 이제 50돌을 맞은 약사회는 국민의 뜻을 받들고 하나가 되기로 했다”며 “바뀐 약사회와 약사들의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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