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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l 사설왕국 ‘수협’

“부실, 도덕적 책임밖에 없다”

수협 박종식 회장 …“조합원 추천 쇄도 재출마, 안 좋은 얘기는 선거 후유증”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부실, 도덕적 책임밖에 없다”

“부실, 도덕적 책임밖에 없다”
수협 박종식 회장은 자신의 비리 혐의와 회장 자격 논란과 관련해 “많은 부분이 잘못 알려지고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다음은 박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2000년에 수협 부실과 1조원이 넘는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의 중간에 내가 서 있었을 뿐이다. 그 당시 어느 금융기관이 시대적 흐름을 피할 수 있었는가. 당시 적자가 수십 배로 늘어난 것은 사실 나의 잘못이 아니다. 각종 충당금 적립비용의 대폭 증가와 대우 계열사의 도산으로 인한 유가증권 손실 등 어쩔 수 없는 악재가 많았다. 굳이 내게 책임이 있다면 도덕적인 책임밖에 없다.”

-‘전임 회장은 안 된다’는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수협노조 등의 반대에도 굳이 회장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임 회장이 중도에 하차한 경우가 너무 많았다. 어업에 대해서 좀더 잘 아는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추천이 쇄도했고 그래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부산 경남뿐만 아니라 전남 쪽에도 지지자가 많다.”



“정부 융자 쓰지 말라는 것은 어업 그만두라는 얘기”

-2000년 12월 그만둘 당시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직접 나가라고 했는가.

“감사원 감사를 받고 난 뒤 노장관이 나가라고 했다. 그래서 일선 조합장들이 가서 이야기하자 노장관이 ‘공적자금을 받으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물러났다.”

-박회장 부부의 총 부채 71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33억1000만원이 수협에서 빌린 차입금인데….

“내가 양식, 근어망, 정치망, 대형선망 등 각종 어업을 경영하는 사람인데 정부가 해주는 융자를 쓰지 않으면 어떻게 사업을 해나가라는 말인가. 그건 나보고 어업을 그만두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수협은 일선 은행권과 대출 제도가 무척 다르다.”

-회장의 부인이 단위수협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11억원을 빌린 뒤 이자와 원금을 1년 이상 갚지 않고도 신용불량자로 등록이 되지 않고 있는데….

“할말이 없다. 담보가 처분되는 대로 빨리 갚겠다.”

-수협법상 수협에 6개월 이상 대출금 상환을 연체한 자(이자 포함)는 회장 출마 자격이 없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박회장의 사업체를 맡아 운영한 적도 있는 부인이 출마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13~14개월 이상 대출금을 연체했다면 회장직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법상 문제는 없다. 아내의 대출은 아내가 연대보증을 잘못 서 그렇게 된 것이다. 아내에게 내 사업체를 임차한 것은, 미신이긴 하지만 배를 아내 이름으로 옮겨놓으면 고기가 조금이라도 많이 잡힐 것 같아서 그랬다.”

-수원지검 특수부의 소환에는 불응하고 동부지검 소환에는 응한 이유가 무엇인가.

“수원지검은 나를 수사할 이유가 전혀 없다. 관할 지검이 아닌 곳에서 하는 기획수사에 응할 이유가 없었다. 수협과 내 집이 있는 곳의 관할 지검은 동부지검이다. 그래서 갔다.”

-박회장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가 꼬리를 무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모든 게 선거 후유증이다. 전임 수협 회장들도 이런 식의 음해로 중도하차했는데 안타깝다. 선거라는 게 모두 상대방이 있는 것 아니냐. 수협의 부실이 내 책임이라는 것은 정말 억울하다. 이 모두가 내가 사람이 너무 좋아 벌어지는 일이다. 좀더 독해져야겠다고 생각한다.”



주간동아 459호 (p26~26)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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