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2

2004.09.16

대물 환상 & 왜소 콤플렉스

  • 입력2004-09-10 2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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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물 환상 & 왜소 콤플렉스
    코 큰 남자가 물건도 크다는 말이 있다. 근거 없는 말인 줄 알면서도 코 큰 남자를 다시 한번 쳐다보는 이유는 왜일까. 그것에 대한 한국 남성들의 집착은 과학적 ‘근거’와는 아예 거리가 멀다.

    과학적으로 이야기하면 페니스의 크기는 인종에 따라 다를 뿐 개인별로는 큰 차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흑인, 백인, 황색인의 차례로 크기가 작다. 세계적인 성 의학자 킨제이의 보고서에 따르면 평상시 가장 작은 것은 백인 3.8cm, 흑인 5.5cm였고, 가장 큰 페니스는 15.9cm였다. 평균은 백인 10.2cm, 흑인 11.5cm.

    사실 페니스의 길이는 여성의 성감과 전혀 관계가 없다. 관계가 있다면 오히려 굵기 쪽이다. 여성은 성관계를 할 때 쾌감이 높아지면 질 입구가 꽉 조여들면서 페니스의 감촉을 느낀다. 때문에 굵은 것이 삽입되면 조일 필요 없이 그것만으로도 성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남성들이 페니스의 크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과연 뭘까? 길고 굵은 성기에 대한 집착은 이미 고대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속돼온 신화이자 전설이다. 석기시대의 동굴벽화에서도 남성의 큰 페니스는 신격화되고 있다. 고대 이집트의 유일신 오시리스는 페니스를 3개나 가지고 있는 성난 황소의 모습이며, 고대 인도와 유대인 사회에서는 종교의식에 페니스의 심벌을 사용했다. 한국에서도 어느 지방을 가도 ‘좃바우(남근석)’가 널려 있지 않은가? 오늘날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 중장거리 미사일의 모양을 보라. 무엇을 닮아 있나?

    여기에서 드러나는 사실은 페니스의 크기는 곧 ‘권력’을 상징하며, 다산과 풍요를 은유하는 기호였을 뿐이라는 점이다. 그곳에는 ‘여성의 성감 향상’이라는 배려가 전혀 없다. 다만 남성 권력에 대한 과시만이 있을 뿐.



    그렇다고 왜소 콤플렉스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라는 것은 아니다. 성기 콤플렉스는 상습적인 섹스 거부로 연결되고, 이는 심인성 발기부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작지도 않은데 작다고 여기는 사람들이나, 실제 작은 사람들 중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비뇨기과를 찾으면 금세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승해/ 부산토마스 의원 남성클리닉 원장 www.thomasclin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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