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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훗날 검찰에 고마워할 것”

안대희 대검중수부장 “대선자금 수사 공정, 결과 만족 … 검사는 정치적 성향 중요치 않아”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정치권도 훗날 검찰에 고마워할 것”

“정치권도 훗날 검찰에 고마워할 것”

‘안짱’이란 애칭으로 불렸던 안대희 중수부장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끝난 뒤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머리를 더욱 짧게 자른 안대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5월24일 중수부장실에서 안부장을 만났을 때 그의 눈빛은 취임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중수부장으로 일해온 1년 2개월은 ‘역사적’이라는 수식어가 부족할 정도로 혁명적인 변화가 몰아친 시기였다.

그는 “변화의 물꼬를 터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그러나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안대희’라는 인물 없이는 불가능했을 만큼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게 검찰 안팎의 평가다. 물론 핵심사안을 비껴간 절반의 성공이라는 폄하와 함께 재계의 거부감이 심한 검사라는 비토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검찰의 의도와 관계없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결과적으로 사회의 변화를 가속화했다는 얘기가 많다.

“기본적으로 수사란 영역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었다. 의도를 가지고 할 수도 없고 의도대로 되지도 않는 일이다. 나오는 대로 한다는 신념으로 밀어붙인 결과라고 본다.”

-검찰의 변화가 신선한 충격이라는 평이 많은데….



“검찰은 과거에도 잘하고 싶었으나 주변 환경이 따라주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정치권력이 바뀌어야 검찰의 변화도 가능한데, 시대의 흐름이 그렇게 흘러갔을 뿐이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도 수사할 수 있다”

-그러나 권력의 핵심인물이나 재벌기업 총수급 처벌이 미진하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앞으로는 가만있지 않겠다는 생각이다.(웃음) 정치인은 크게 어긋난 사람은 없다. 다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처벌할 거리가 없었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나 노무현 대통령은 뚜렷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웃음) 검찰은 국민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나름대로 원칙이 있었고 그에 따라 처리했다. 게다가 이번 수사는 기업인의 본질적 비리가 아닌 정치권 수사가 목표였다. 이탈리아의 마니풀리테는 2~3년간 지속됐고 검찰의 권한도 막강했다. 우리는 그럴 만한 여건과 시간이 부족했다. 기업 쪽의 자발적인 협조를 유도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

-이 전 총재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대검찰청으로 직접 찾아왔을 때 기분은 어땠나.

“그때는 수사의 진전이 없었을 때다. 정상적으로 소환한 것도 아닌데 직접 방문해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그 분이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도 없고, 소환할 필요성도 없었고….”

-정치권 반응이 격렬했고 때론 치졸했다.

“정치권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나 종전에 해왔던 방식으로 수사를 방해할 때가 많았지만 제대로 해보자는 의지로 견뎌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뜻을 알고 고마워할 것이다.”

-공정성 시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공정성이란 산술적 개념이 아니다. 수사팀의 의지와 방향이 공정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덜 밝힌 게 있더라도 우리는 공정했다고 자신하고, 결과에도 만족한다.”

-결국은 검찰권이 너무 거대해졌다는 비판과 함께 검찰 견제론까지 불거졌다.

“나오는 대로 수사할지 모른다는 ‘융통성’ 부분을 문제 삼는 것 같다. 그러나 이미 검찰의 원칙이 확립됐기 때문에 검찰을 무서워하지 말고 법과 원칙을 무서워하길 바란다. 게다가 검찰은 이미 법원과 언론으로부터 혹독하게 견제당하고 있다. 정치권 역시 특검을 만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참된 개혁은 검찰의 수사의지를 훼손하거나 수사력을 약화시켜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한때 ‘한나라당 성향’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아마 경기고와 영남 출신이라서 그랬을 것이다. 심지어 노사모와 가까워 여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한다는 설도 있었다. 정치권 수사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해주는 사례다. 정치적 성향이 뭐가 중요한가. 법대로 하는 검사일 뿐이다. 나는 내가 지지하는 사람도 수사할 수 있다.”

-‘국민의 중수부장’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사실 수사검사는 인생의 행로가 위태롭기 때문에 일만 보고 살아왔다. 다행히 조직이 나를 인정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그러나 내 평가가 높게 나온다면 내 자신의 노력보다는 시대의 흐름이 그렇게 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주간동아 437호 (p14~14)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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