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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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 부활 초읽기

기술 수준 발전·시장 환경 개선 … 사업자들 ‘저렴한 요금’ 최대 무기로 서비스 본격 시작

  • 김용섭/ 디지털칼럼니스트 www.webmedia.pe.kr

    입력2004-05-27 18: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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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전화 부활 초읽기

    인터넷전화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뭐? 인터넷전화라고.” 어떤 사람들은 수년 전에 쓴 글이 잘못 실린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1999년 새롬기술이 개발한 다이얼패드가 등장하면서 인터넷전화가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통신혁명 운운하는 기사가 쏟아졌고, 새롬기술은 덕분에 일약 스타 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인터넷전화는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져 요사이엔 언론에서도 잘 다루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인터넷전화가 부활한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새로운 통신전쟁의 전선이 소리 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국내외에서 흔히 인터넷전화라고 하는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과 사업적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바야흐로 인터넷전화의 부활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인터넷전화의 부활이 예상되는 것은 인터넷전화가 처음 선보였던 99년에 비해 VoIP 기술 수준이 더욱 발전했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도 더욱 높아졌으며, 인터넷전화를 위한 전용 전화기를 통해 PC 기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등 인터넷전화 부흥을 위한 시장 및 제도적 환경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많은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하나로통신은 플러스전화(초고속인터넷+전화)라는 상품명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의 인터넷전화 서비스는 시내·시외전화 구분 없이 전국 단일요금(39원/3분)을 적용하고 있다.

    품질·편의성 유선전화와 견줄 만



    유선전화 골리앗인 KT도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다. 이밖에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의 상당수가 VoIP 서비스 진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외에서는 스카이피가 P2P(일대일 파일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장거리 및 국제전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지난해 8월부터 제공했는데, 인스턴트메신저처럼 작동하는 스카이피의 인터넷전화는 편리함과 뛰어난 통화품질로 출시 6개월 만에 600여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스카이피는 15개국 언어로 17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된다. 스카이피는 유선전화와의 경쟁에만 머물지 않고 무선 휴대용 VoIP폰을 출시해 이동통신사와도 한판 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인터넷전화 전문업체를 비롯해 AT&T나 타임워너케이블 같은 대형 통신회사도 VoIP 서비스에 이미 뛰어들었다. 통신 선진국 미국의 현 시장 상황은 인터넷전화가 향후 통신시장의 가장 강력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VoIP가 단지 유선전화를 대체하는 통신수단이 아니라, 이동통신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기존 통신산업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전화 부활 초읽기
    인터넷전화는 유선전화망 대신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해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화상통화와 이동통화를 구현한다. 초기의 다이얼패드와 달리 착신과 발신이 모두 가능하며 인터넷망용 전화기를 구입해 이용하면 된다.

    초기 인터넷전화는 PC를 기반으로 한 탓에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유선전화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식별번호를 부여받아 전화를 거는 것은 물론이고 받을 수도 있다. 휴대전화와의 통화도 가능하고, 휴대인터넷전화기를 통해서는 휴대전화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요컨대 인터넷전화는 음성과 화상이 전달되는 네트워크 인프라만 다를 뿐, 서비스 품질이나 활용성, 편의성에서 기존 유선전화보다 못할 게 없다는 얘기다.

    인터넷전화 부활 초읽기

    업그레이드된 인터넷 전화는 착신번호를 부여받으며, 기존 전화기 형태의 전용단말기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인터넷전화에서의 음성통화 품질은 유선전화보다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동전화와 비교할 때는 비슷하거나 다소 뛰어난 수준이므로 통화품질이 사용자들에게 치명적인 불편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전화를 선택한다면 그 이유는 아마도 일반전화보다 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요금 외에도 인터넷전화의 장점은 적지 않다. 인터넷전화는 음성메일 송·수신, 수신전화 음성메일 처리, 수신자 찾기, 개인회의, 전화기록, 화상서비스 등에선 기존 유선전화의 기능을 뛰어넘는다. 이 같은 장점을 무기로 인터넷전화는 개인고객뿐 아니라 기업고객에게도 매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디지털네트워크 기반의 VoIP 서비스가 앞으로 통신 시장의 주류로 떠오를 수 있을까? 유선전화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이동통신에 시장의 상당 부분을 빼앗겼다. 여기에 인터넷전화마저 시장을 잠식한다면 유선전화 사업자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KT가 인터넷전화 사업을 준비하는 이유는 인터넷전화의 집중 공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인터넷전화가 이미 이동통신 회사들과도 경쟁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전화가 유선전화와 이동통신 모두의 경쟁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한국은 인터넷전화와 관련한 제도나 규정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그러나 제도와 규정이 정비되는 올 하반기쯤이면 인터넷전화가 활성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인터넷전화의 기술적 수준은 사용자가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발전한 터라 대중적인 사용 환경만 조성된다면 인터넷전화가 유선전화를 무너뜨리는 건 시간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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