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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문화 심벌 새 옷 입는다

뉴욕현대미술관·링컨센터 … 관광객 유치 노력 반영 거리 풍경 변신 예고

  • 뉴욕=홍권희 동아일보 특파원 / konihong@donga.com

맨해튼 문화 심벌 새 옷 입는다

맨해튼 문화 심벌 새 옷 입는다

링컨센터 앞에 걸린 공연 소개 플래카드.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링컨센터는 뉴욕은 물론이고 미국의 심벌 중 하나. 요즘 이 두 곳이 뉴요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건물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MoMA는 2001년 건축을 시작해 올 가을 재개관할 예정이며, 링컨센터는 3년에 걸치는 리노베이션에 나설 계획이다. 맨해튼 한복판에 자리잡은 이들 건물이 탈바꿈하면서 뉴욕에서 관광객이 자주 찾는 문화거리 풍경도 크게 달라지게 된다.

또한 이들 새 건물이 지향하는 바가 비슷해 흥미롭다. 대형 유리창을 써서 내부가 잘 들여다보이도록 하는 것, 교육기능을 강화하는 것, 맨해튼 거리와 잘 연결되도록 하는 것, 고급식당을 유치하는 것 등이 닮은꼴이다. 사람을 끌어들이려는 노력들이다.

링컨센터: 리노베이션 시작

1960년대 처음 지어진 이후 최대 규모의 리노베이션 및 확장 계획이 최근 발표됐다. 맨해튼의 웨스트 65번가와 브로드웨이, 암스테르담 애버뉴가 만나는 한 블럭을 새로운 예술의 거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곳엔 음악공연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뉴욕 필하모닉, 뉴욕 시티 발레 등 12개의 문화 거물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다. 22개의 공연장(10월18일 문을 여는 3개의 재즈 무대 포함)에서 매년 1300회의 공연이 열려 하루 평균 1만명의 관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또 해마다 총 100만명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공연예술 교육장이다.



이번 65번가 일대의 리노베이션 대상 건물은 모두 7개로 △공연센터 △줄리아드 스쿨 △챔버뮤직협회 △영화협회 △아메리칸 발레 스쿨 △시어터 △뉴욕공립 공연예술도서관이다. 이 일대를 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티스트들이다. 65번가 일대엔 13개의 무대가 있고 80개의 리허설 룸이 있으며 81개의 연습실과 13개의 댄스 스튜디오가 있다. 이 거리로 하루 5000명이 드나든다.

링컨센터 일대에 매년 500만명의 관객과 관광객들이 찾아오지만 그 주변은 좀 어두운 편이다. 공연을 보러 갈 때 65번가는 주차를 하기 위해 지나가는 길이지 걸어다닐 만한 곳은 아니었다. 이런 길을 아티스트와 학생, 일반 시민이 교류할 수 있는 거리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레이놀드 레비 링컨센터 사장은 “65번가 일대 개조작업은 모든 뉴요커와 관광객들에게 ‘당신은 언제나 이곳에서 환영받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총 비용은 3억2500만 달러(약 3730억원). 일부를 후원금으로 충당하기 위해 ‘브라보 링컨센터 캠페인’이라는 모금행사가 시작됐으며, 레비 사장은 최근 총 1700만 달러 기부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2억40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리노베이션의 핵심은 문화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건물 일부를 투명하게 하고 유동성을 높인다는 내용. 65번가의 경우 현재의 2차로가 1차로로 좁아지고 나머지 공간이 보도로 탈바꿈한다. 줄리아드나 발레스쿨로 연결되는 길이 걷기 편해지고 밝아진다.

약 100년 역사를 갖고 있는 줄리아드 스쿨은 2800㎡(약 830평) 넓어진다. 이 학교는 2500명의 교직원과 학생에다 연간 10만명의 콘서트 관객이 찾는 공간이다. 건물 높이는 현재대로 유지되며 건물의 동쪽, 즉 브로드웨이 쪽으로 확장된다. 오케스트라 리허설 공간과 시어터, 음악 기술센터, 연습실과 강의실 등이 들어서게 된다. 학교 건물 맨 아래의 석회석을 걷어내고 유리로 씌울 예정. 건물 앞면에는 하이테크 그래픽 디스플레이가 들어서 줄리아드 학생들에게 무료 공연을 안내하게 된다.

링컨센터에서 가장 유명한 공간 중 하나인 앨리스 툴리 홀 역시 리노베이션 대상이다. 이곳의 좌석은 개관 때부터 1096개. 이번에도 좌석수는 늘어나지 않으며 의자만 교체되고 홀 내부가 고급스러워진다.

뉴욕 영화제를 주관하는 영화협회는 65번가 남쪽에 영화상영 및 교육 종합건물을 신축한다. 210석과 75석짜리 영화관과 강의실 등이 들어선다. 건물 정면에는 관련 정보를 띄워주는 LED (light emitting dode·발광 다이오드) 비디오가 설치된다.

공사는 2006년 시작해 2009년 마무리된다. 리노베이션 및 확장공사는 ‘딜러 스코피디오+렌프로’와 ‘폭스 앤드 파울리 건축’ 등이 설계 등을 맡는다. ‘딜러…’는 건축, 미술, 공연 등 여러 분야를 퓨전으로 맡아 하는 회사. 공동설립자인 엘리자베스 딜러는 프린스턴대학, 리카르도 스코피디오는 쿠퍼 유니온대학 교수이며 찰스 렌프로는 컬럼비아대학 교수다.

맨해튼 문화 심벌 새 옷 입는다

로비에 설치된 대형 비디오 프로젝션. 올가을 재개관할 예정인 뉴욕현대미술관.

재건축을 위해 뉴욕시 퀸스로 일시 이전한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이 올 가을 맨해튼으로 되돌아간다. 글렌 로리 MoMA 관장은 최근 2001년 5월 시작된 맨해튼 MoMA 건물의 재건축 공사 완공과 MoMA 개관 75주년에 맞춰 11월20일 맨해튼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일반인들도 공짜 관람이 가능하다.

로리 관장은 “새 미술관은 뉴욕 건축사에 걸작으로 기록될 걸출한 건물인 동시에 MoMA가 지닌 뛰어난 소장품들의 안식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MoMA 건물은 6개층에 걸쳐 연면적이 5만8600㎡(1만7700평)에 이르며, 전시공간은 종전 7900㎡에서 1만1600㎡로 크게 늘어난다. 약 33.5m 높이의 중앙홀은 자연광을 받아들이도록 설계됐다. 로비에 있는 2개의 출입문은 미술관을 맨해튼 심장부인 53, 54번가와 연결해준다.

또 하나의 주요한 변화는 교육기능을 확대한 것으로, 새 미술관의 모든 공간에는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 최신 기자재가 설치된다. 재개관에 앞서 학생들을 위한 사전관람 행사를 마련한 이유도 교육의 역할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6.7m의 높다란 천장에 기둥이 없는 커다란 전시장이 나온다. 2층에는 인쇄 및 삽화, 미디어 갤러리가 있다. 3, 4, 5층은 컬렉션 작품들의 전시장이며 특히 3층에서는 건축 디자인 드로잉 사진 등의 전시가 이뤄진다. 6층은 일시 전시작품들이 관객들을 맞는다.

또한 뉴욕시에서 고급 레스토랑 5개를 운영 중인 USHG가 만들어 운영하게 될 고급식당과 2개의 카페가 들어선다. 1층의 식당에서는 조각공원을 굽어볼 수 있으며 카페는 2층과 5층에 자리잡는다.

이번 리노베이션의 설계는 일본인 건축가 다니구치 요시오가 맡았다. 1997년 설계안을 심사할 때 다니구치씨는 최종후보 10명 가운데 가장 덜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의 제안은 미술관의 전시공간을 2배 가까이 늘리고 유리와 알루미늄을 활용한 대형 채광창을 설치하며 주 출입구를 옮기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극적인 제안에 대해 당시 MoMA 간부들은 “그가 미술관이 갖추어야 할 복잡한 것들을 구석구석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를 수용했다. 재개관 기념으로 다니구치씨가 25년 여에 걸쳐 설계한 9개의 미술관 건축이 3층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다니구치씨의 디자인은 도시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뉴욕의 활력과 복잡성을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넓은 유리는 미술관을 활짝 열어놓게 하는 효과가 있어 밖에서도 로비를 통해 조각공원까지 들여다보고 문을 밀고 들어오고 싶게 만들 것이다.

미술관은 모금 목표 8억5800만 달러(약 9800억원)의 약 80%에 해당하는 6억75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그중 약 4억5600만 달러는 미술관 이사회에서 내놓았다. MoMA는 세계 최대의 현대미술관으로 매년 계속해서 소장품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10만여점의 미술품, 2만여점의 영화필름, 2000여점의 비디오 자료, 400만점의 스틸사진 자료를 갖추고 있다.



주간동아 2004.04.29 432호 (p70~71)

뉴욕=홍권희 동아일보 특파원 /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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