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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진보, 국회 벽을 허물다

토론회 판갈이 한 ‘노회찬 입심’

날카로운 비유·친근한 말솜씨로 ‘총선 최고 스타’… 이젠 금배지 달고 “정치판 갈아보자”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토론회 판갈이 한 ‘노회찬 입심’

토론회 판갈이 한 ‘노회찬 입심’
‘4·15’ 총선기간 내내 TV토론 등을 통해 시원시원한 어투, 머리에 쏙 들어오는 비유로 최고 스타로 떠오른 노회찬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사무총장(48).

‘삼겹살 판갈이’ ‘자살한 야당’ 등 재기 넘치는 그의 발언들은 선거가 끝난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 화제다. 인터넷에선 그의 팬클럽인 ‘리얼 노사모(http://cafe.daum.net/realnosamo)’ 사이트가 생겨나고 그의 어록 모음과 그의 이름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그에게 사인해달라고 쫓아오기 일쑤다.

서민적이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그의 촌철살인 화법은 과거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부산에서 상경해 경기고에 다니던 1973년 ‘유신독재 반대’ 유인물을 돌릴 만큼 일찍 사회의 모순에 눈떴던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곧장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전기용접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서울 부천 인천 등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면서 그는 함께 일하던 노동자들과 같은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웠다.

소외계층 위한 진보운동에 한평생 … JP 누르고 극적 국회 입성

“노동자 농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진보운동에 청춘을 바쳤습니다. 그들과 함께하면서 책에서 배운 어려운 말들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살아 있는 말, 재기 넘치는 비유들이 몸에 배더군요.”



TV 토론자들의 지나친 엄숙주의, 권위주의, 잘난 척하는 말투 등에 식상해하던 국민들은 서민적이면서 쉽고 날카로운 비유, 자신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그의 발언에 열광했다.

스타로 떠오른 만큼 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도 크다. 국회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국회의원의 각종 특권을 포기하고 이라크 파병철회 결의안을 국회에 낼 작정이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은 면책특권, 불체포특권을 포함해 110여 가지에 이르는 각종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불합리한 특권을 제한하고, 민노당 의원들은 노동자 평균임금 180만원만 받을 것이며 나머지는 정책개발비로 돌릴 것입니다. 그리고 이라크 전쟁은 침략 전쟁입니다.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 우리 젊은이들을 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국회에서 파병철회 결의안을 추진할 것입니다.”

1987년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을 창립해 89년 격주간지 ‘사회주의자’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그해 ‘인민노련 사건’으로 구속됐다. 93년부터 진보정당추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매일노동뉴스’ 발행인을 지냈고 국민승리21 기획위원장, 민노당 부대표 등을 거쳐 이번 선거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진보정당의 산 증인’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줄곧 한 길을 걸어왔지만 그만큼 그는 주류에선 한참 비켜서 있었다. 마침내 4월16일 오전 2시께 자민련의 정당 지지율이 3%를 밑돌면서 자민련 비례대표 후보 1번인 김종필 총재 대신 민노당 비례대표 후보 8번인 자신이 당선됐을 때 뜻밖에도 그는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담담했다”고 말했다.

가족으로는 ‘여성의 전화’에서 일하고 있는 부인 김지선씨뿐이다. 빈한한 생활 속에서 그는 “이제까지 성공한 것은 결혼밖에 없었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성공 목록에 자신을 포함한 민노당의 원내 등원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주간동아 2004.04.29 432호 (p20~20)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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