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6

2004.03.18

기막힌 치료법으로 막힌 코 ‘뻥’

콧속에 넣는 ‘코코환’과 한약·침·아로마 요법 병행 … 부작용 없고 효과 탁월 ‘인기 짱’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03-12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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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막힌 치료법으로 막힌 코 ‘뻥’

    환자에게 레이저침으로 비염치료를 하고 있는 대추밭한의원 홍성관 원장(큰 사진). 대추밭한의원의 비염치료키트.

    올해 수능시험을 봐야 하는 김은석군(18)은 최근 비염, 천식 전문병원인 대추밭한의원에서 비염 치료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명문대 진학을 바라볼 정도로 최상위권이었던 김군의 성적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비염을 앓기 시작하면서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꽉 막힌 코 때문에 하루 종일 킁킁거리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가슴이 답답해져 책상에 오랫동안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수능시험을 앞둔 김군에게 대추밭한의원 홍성관 원장은 특별히 고안해낸 비염치료제 ‘코코환’과 폐 기능 강화를 위한 한약, 그리고 집중력을 올려주기 위한 아로마(향기) 요법을 처방했다. 순수 한약재를 겔 형태로 만들어 손톱만한 그물망에 넣어 만든 코코환은 콧속에 바로 집어넣을 수 있는 홍원장만의 비방. 한 달 반 동안 치료받은 결과 김군의 코는 뻥 뚫렸다. 호흡이 편해지고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도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게 된 김군은 이제 수능시험이 두렵지 않다.

    한 달 분량 처방으로 집에서 치료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간 승민(9)이도 코코환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경우다. 아기스포츠단에서 수영을 하면서 생긴 비염을 1년 가량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며 치료받았지만 효과는 그때뿐 증상이 좋아지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승민이의 성격이 전에 비해 매우 산만해진 점이다. 부모 손에 이끌려 대추밭한의원에서 한 달간 홍원장에게 치료를 받은 승민이는 이제 잠도 잘 자고 줄줄 흘러내리던 콧물도 딱 멈춰 몰라볼 정도로 건강한 어린이로 변했다. 성격이 차분해진 것은 물론이다.

    대추밭한의원은 한의계에서 비염, 천식 전문치료로 소문나 비염과 천식에 시달려온 많은 환자들이 지방에서도 몰려든다. 대추밭한의원이 환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 한의원만의 독특한 치료법 때문. 홍원장은 장기간 투여할 경우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항히스타민제와 부작용이 큰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기존의 치료법 대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았다. 체내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를 하는 한편, 외부 증상을 개선하는 이중 치료법으로 기존 치료법과는 달리 내성이 생기지도 않고 부작용도 없다.



    홍원장은 최근 지방에서 오는 환자를 위해 비염치료키트를 만들었다. 비염치료키트는 코코환, 한약, 생체전기밴드침, 아로마를 모은 치료제 패키지. 처음 한 번만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으면 한 달 분량을 처방받아 매번 방문하지 않고도 직접 치료가 가능하다. 집에서도 간편히 치료할 수 있어 병원을 찾을 시간이 없는 수험생이나 직장인에게 인기가 높다.

    기막힌 치료법으로 막힌 코 ‘뻥’

    아로마 요법 치료는 코의 기능 향상과 편안한 호흡을 도와준다(위).코코환을 코에 넣는 모습.

    홍원장이 비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한의사가 돼 처음 진료한 환자가 비염환자인 데다 이상하게도 병원을 찾는 사람 중 비염 환자가 많았기 때문. 다른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의 대부분은 재발이 잦고 치료 효과가 낮은 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홍원장은 그때부터 치료 효과가 뛰어나면서 재발과 부작용이 없는 비염치료법을 찾기 위한 고민에 빠졌다. 이비인후과 인정의 자격을 얻는 등 호흡기 질환에 전문성을 갖춘 홍원장이 개발한 치료제가 바로 코코환이다.

    코코환은 백반(白礬), 신이(辛夷), 세신(細辛) 등의 한방 생약제제를 겔 형태로 만든 환(丸). 보통 환이 먹는 것인 반면 코코환은 환을 그물 형태의 망에 담아 콧속에 직접 넣는 게 특징이다. 양쪽 콧속에 번갈아가며 하루 30분씩 넣었다 빼내면 생약제제 성분들이 콧속에 스며들어 치료가 된다. 이 환에 들어간 생약제제는 염증 치료에 탁월한 재료로 콧속 염증 부위와 직접 닿아 비강 내에 생긴 염증을 제거하고 민감해진 코를 안정시키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한약제제라 부작용이 없으면서 한약 특유의 냄새나 자극이 없어 사용하는 데 거부감도 없다. 무엇보다 치료 효과가 뛰어나 이곳을 찾는 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특허품’이다.

    콧속을 직접 치료하는 코코환과 체내 면역력을 키워주는 한약 외에도 아로마 요법과 생체전기밴드침, 레이저침도 비염 치료에 한몫을 톡톡히 한다. 먼저 아로마 요법은 향기를 이용한 코의 기능 향상과 편안한 호흡을 유도해 비염과 천식을 치료하는 방법. 비염 치료에 처방되는 아로마는 페퍼민트로 단기간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페퍼민트는 더울 때는 주위를 차갑게, 추울 때는 따뜻하게 해주는 작용이 있으므로 점액의 유출을 차단해 호흡기에 윤기를 흐르게 하면서 코 막힘을 제거한다. 처음 향을 맡는 순간 코가 뻥 뚫리는 기분을 느끼며 머리까지 상쾌해진다. 부작용이 전혀 없고 휴대하기 쉬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천식·만성기침에도 각별한 노하우

    기막힌 치료법으로 막힌 코 ‘뻥’

    대추밭한의원 홍성관 원장.

    전통적인 한방 침에 거부감이 있고 침을 무서워하는 어린아이들을 위해 사용하는 침이 바로 생체전기밴드침과 레이저침이다. 생체전기밴드침은 콧등에 간편하게 붙이는 침으로, 잠자리에 들기 전 콧등에 일직선이 되게 침을 붙여주면 비강 내 혈류량이 급속히 증가하면서(기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코막힘을 치료한다. 코가 뚫리면 수면 중 호흡량이 늘어나 환자는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레이저침은 코 주위 혈자리에 놓는 침으로, 경락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줘 코막힘을 뚫어주는 효과가 있다. 일반 침과 효과는 똑같지만 레이저로 놓는 침이기 때문에 통증이 전혀 없고 단시간에 치료가 가능한 게 장점.

    병원 개원 후 지금까지 비염, 천식만을 연구해온 홍원장의 최근 관심사는 한방의 과학화다. 이제 한의학도 과학적 진단과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경쟁력이 있다는 게 홍원장의 지론. 실제 대추밭한의원을 처음 방문한 환자들은 홍채 진단기 등 여러 가지 최신 진단장비와 코 내시경, 축농증 검사기 등 일반 한의원에서는 보기 힘든 첨단 진단ㆍ치료 장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비염, 천식 등 잘 낫지 않는 질환일수록 정확한 진단과 개인별 특성에 맞는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홍원장의 진료 철학이 반영됐다.

    비염과 함께 호흡기 3대 질환에 속하는 천식과 만성기침도 대추밭한의원이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분야. 같은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비염이 있는 사람은 천식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천식이 있는 사람은 비염을 앓기 쉬워 모두 함께 치료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폐(肺)와 그 형제 장부(臟腑)인 신장이 관장하는 질병인 비염과 천식 만성기침은 이 장기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통해 질환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는 게 홍원장의 설명이다. 비강과 기관지, 폐는 구조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만 호흡을 주관하는 기관은 폐와 신장이기 때문에 이들 장기를 치료하면 그에 따른 질환은 자연히 사라진다는 것. 들이쉬는 숨을 관장하는 신장의 기능을 살려주고 내쉬는 숨을 주관하는 폐의 면역력을 높여줌으로써 호흡을 편하게 하고 아로마제제, 생체전기밴드침 등으로 답답한 숨통을 확 틔어준다는 것. 그야말로 몸 안팎에 대한 치료가 같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홍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비염과 천식은 잘 낫지 않는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하지만 비염과 천식은 축농증과 만성폐질환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꼭 치료를 받아야 하며, 반드시 완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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