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4

2003.12.18

소띠 스타들의 골육상잔

최철한 5단(흑) : 원성진 5단(백)

  • 정용진 / Tygem 바둑웹진이사

    입력2003-12-12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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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띠 스타들의 골육상잔

    장면도

    최철한 5단, 원성진 5단, 박영훈 4단은 모두 1985년생, 소띠 동갑내기들이다. 박영훈 4단은 지금 조치훈 9단과 삼성화재배를 놓고 세계 챔피언 자리를 다투고 있고, 원성진 5단은 올해 열린 세계대회 본선에 모두 진출한 다크호스로 LG배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국가대항전인 농심신라면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3연승해 위기에 몰린 한국 바둑을 건진 바 있다. 최철한 5단은 현재 국내기전 다승 부문과 승률 부문 1위를 질주하며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한국 바둑의 기대주인 이들 세 기사를 일컬어 ‘송아지 삼총사’라고 부르는데 말이 송아지지 이미 이들은 이창호, 이세돌 9단도 버거워하는 바둑계의 황소로 성장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밀어주고 끌어주며 같이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승부세계에 영원한 동지는 없는 법. 너무 크다 보니 급기야 송아지끼리 ‘골육상잔’을 벌여야 하는 국면을 맞았다. 최철한 5단과 원성진 5단이 박카스배 천원 타이틀을 놓고 결승5번기를 벌이게 된 것. 두 기사 모두 첫 국내 타이틀 도전인 데다 라이벌전 성격을 띠고 있어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처지다.

    소띠 스타들의 골육상잔

    위부터 참고도1,참고도2

    흑1로 두자 백△의 거대한 대마가 당장 살 길이 막막해졌다. 여기까지는 최철한 5단이 고삐를 완전히 틀어쥐고 판을 이끌었다. 백은 2로 이어 흑 ▲ 에 딴죽을 거는 수밖에 없는데, 이때 흑3이 공든 탑을 무너뜨린 패착. 흑1로 두었으면 백대마는 절명했을 것이다. 백2 이하로 두어봤자 흑9까지 살살 나오면 그만이다.

    흑은 이 한 방을 놓치고 9까지 두었으나 이것은 다음 에서 보다시피 백이 1에 먹여친 뒤 3으로 패를 거는 수단이 있다. 백대마가 자체 팻감이 많아 패싸움에서는 흑이 이길 수 없다. 골인을 눈앞에 두고 역전당하는 순간이다. 247수 끝, 백 1집 반 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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