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7

2003.08.14

‘인터넷 국정신문’ 아이디어 원조 누구냐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3-08-06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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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국정신문’ 아이디어 원조 누구냐

    국정홍보처가 인터넷신문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준비중인 ‘국정뉴스’ 홈페이지.

    9월1일 출범을 목표로 국정홍보처가 추진중인 인터넷판 ‘국정신문’이 관변언론과 예산 낭비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이 아이디어의 출처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당초 언론에 공개된 이 아이디어의 최초 제안자는 건설교통부(이하 건교부) 공보관실 이경희(42) 주사. 그는 13년간의 공보실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을 통한 획기적인 공보업무 개선방안을 구상했고 이를 ‘인터넷 신문·방송시스템’이란 이름으로 지난 4월 초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실과 국정홍보처 정순균 차장에게 국민제안 형태로 전달했다. 그러나 이후 이 사업은 당초 자신의 아이디어와는 전혀 딴판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국정홍보처는 현재 운영중인 ‘국정뉴스’(news.go.kr)라는 주간신문과 ‘알림’(allim.go.kr)이라는 공보사이트를 9월 초 기사 형식과 속보성을 갖춘 본격적인 ‘인터넷신문’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버와 인력 증원 및 포털사이트로의 개편은 물론이고,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성실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국정홍보처와 공보관이 보도자료뿐 아니라 서술체 뉴스까지 담당한다면 번잡스러운 공보업무를 인터넷으로 통합하여 인력과 예산을 아끼자는 당초 제안과는 멀어지는 것. 이에 대해 이씨가 국정홍보처에 아쉬움을 표시하자 국정홍보처는 “인터넷판 국정신문은 이씨의 아이디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정홍보처 강호천 사무관은 “1999년 이후 꾸준하게 뉴스 서비스를 확대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서비스 비중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추진중이다”고 말했다. 이씨의 아이디어는 정부정책과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고 한 제안이기 때문에 단지 참조할 만한 수준이었지 현재 추진중인 사업과는 무관하다는 것. 이씨가 제작하여 모범적인 성과물로 평가받는 건교부 홍보시스템(http://moct.gnews.net)은 서버를 외부에 두기 때문에 그의 주장대로 전 부서로 확대해 실시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씨의 아이디어를 접수한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실이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씨의 아이디어가 먼저 신문기자 출신인 정순균 차장에게 도착했고 이에 천호선 비서관의 해설과 아이디어가 더해졌다는 것. 이씨의 최초 아이디어는 단순히 보도자료를 웹에 올려 각 부처가 공유하는 개념이었는데, 천비서관이 거기에 기사체 보도자료와 홍보 전용 포털서비스 구상을 덧붙였다는 것이다. 결국 이 구상이 뉴스사이트 확대를 추진해온 국정홍보처의 아이디어와 겹치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씨가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공무원 제안 방식을 활용했다면 보상이 있었겠지만 대가성이 없는 국민 제안 방식을 통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이 아니냐”고 이번 논란을 평가했다.

    그러나 이씨는 자신이 국정신문의 제안자로 알려지면서 관련 문의가 폭주하고 있지만 7년간 순수한 열정으로 공보업무의 혁신을 위해 노력한 핵심은 사라졌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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