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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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의 철녀’ 기선 제압하다

루이 9단(흑):박지은 3단(백)

  • 정용진/ 바둑평론가

    입력2002-11-14 1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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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상의 철녀’ 기선 제압하다
    부동의 세계 여류 챔피언이며 최고단자인 루이 나이웨이 9단과 국산 토종 여왕벌 박지은 3단(19)이 인터넷 바둑사이트 타이젬에서 벼랑 끝 치수고치기 10번기 대결을 벌인다. 예로부터 치수고치기는 기사에겐 목숨과도 같은 명예를 걸고 싸우는 정면승부라 다들 피하는 대결방식. 더군다나 두 여장부가 벌이는 이번 10번기는 어느 한쪽이 2연승할 경우 치수가 정선-2점 순으로 바뀌는 파격적인 룰을 채택하고 있어 연말 바둑계를 달구는 핫이슈로 떠올랐다.

    11월8일 첫판에서 관록을 앞세운 루이 9단은 패기 있게 밀고 들어온 박 3단을 상대로 선승을 거두고 기선을 제압했다.

    박 3단에게도 루이 9단을 일찌감치 케이오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다. 흑이 로 치받아 좌하변 곤마를 수습하고 나섰을 때 백1로 같이 받아쳤으면 게임 아웃이었다. 루이 9단도 “백7 다음 흑의 수가 없다!”고 인정했다. 이 그림은 백A로 느는 수가 B의 장문을 보는 선수라 흑C가 선수가 되지 않는다. 백D의 약점이 없다면, 흑대마는 여전히 살지 못하는 것이다.

    ‘반상의 철녀’ 기선 제압하다
    이를 실전 진행인 수순과 비교해보자. 박 3단은 힘차게 백1로 두 점 머리를 두들긴 다음 3 이하로 죽 끌고 나왔다. 위아래 흑대마를 신나게 공박하겠다는 얘기인데, 백15 때 흑16으로 내려뻗는 묘수가 있었고(흑이 17에 먹여치는 수단이 있어 백은 이 두 점을 노릴 수 없다) 18로 아래 대마를 수습해버렸다. 백은 기수를 돌려 뒤늦게 19로 받았는데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백25 때 흑은 26 이하로 힘차게 밀어붙일 수 있었고(흑36의 선수가 믿는 도끼) 결국 38로 간단히 살아버리자 백은 기분만 한껏 냈을 뿐 실속은 챙기지 못한 꼴이 돼버렸다. 251수 끝, 흑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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