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6

2002.10.24

105일 대장정 끝낸 ‘우리 쌀 지킴이’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2-10-17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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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5일 대장정 끝낸  ‘우리 쌀 지킴이’
    “쌀은 우리의 문화요 생명입니다. 쌀농사를 포기하면 우리 삶은 무너집니다.”

    ‘우리 쌀 지키기’를 외치며 100일 동안 전국을 걸어온 농업회생연대 정경식 대표(38·사진)는 검게 그을린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정대표가 전국 순례를 시작한 건 7월1일. 그가 한반도의 남쪽 끝 전남 진도를 출발할 때 이들의 행진이 끝까지 이어지리라고 믿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정대표는 전남 보성, 전북 고창, 경북 대구, 강원 원주, 경기 성남 등 우리 땅 곳곳을 두 발로 밟으며 마침내 10월13일 서울에 돌아왔다. 그들이 걸은 거리는 총 1800km, 꼬박 105일이 걸린 대장정이었다.

    1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끊임없이 걸으며 힘든 날도 없지 않았다. 그때마다 그에게 힘을 준 건 고려 말기 몽고에 끝까지 저항하며 나라를 지켰던 삼별초의 정신. 정대표는 “WTO가 주도하는 세계무역시장에서 우리 쌀을 지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삼별초’ 정신으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그가 이번 대장정의 출발점을 진도로 잡은 것도 그곳이 800여년 전 삼별초가 항쟁했던 역사의 땅이기 때문이다.

    “쌀 시장이 개방되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5%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제 국민의 먹거리를 자신의 땅에서 키워내지 못하는 나라를 독립국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우리 땅과 생명을 지키려면 쌀 시장 개방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정대표는 모든 국민이 ‘우리 쌀 지키기와 우리 땅 한 평 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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