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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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간의 갈등, 그리고 색다른 치료법

  • < 김의찬/ 영화평론가 > sozinho@hanmail.net

    입력2004-11-02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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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간의 갈등, 그리고 색다른 치료법
    미국 영화에서 ‘가족‘이라는 소재는 영원한 보물창고다. 디즈니 영화에서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그리고 장르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할리우드 영화들은 가족의 시시콜콜한 문제를 다루고 그들의 희비극을 펼쳐 보이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곤 한다. 최근작이었던 ‘아메리칸 뷰티‘의 예를 들어보자.

    영화에선 중년남자가 딸의 친구를 짝사랑하고 부인은 바람피우며 딸은 가출을 꿈꾸는, ‘콩가루 집안‘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내부로부터 붕괴되어가는 미국의 소시민 가정. 소개하는 영화 ‘유 캔 카운트 온 미‘ 역시 가족의 위기를 세밀하게 담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유 캔 카운트 온 미‘에서 우리는 부모 잃은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부모는 사고로 급사했고, 살아남은 남매는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간다. 이름은 새미와 테리. 시간은 빨리 흐른다. 새미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어떤 면에선 앞뒤가 꽉 막힌 여성이 되어간다. 모든 면에서 현실적이고 지나치게 원칙을 중시한다. 오랜만에 남동생 테리가 고향으로 돌아와 누나를 만난다. 하지만 누나와 남동생은 따뜻한 시간을 갖질 못한다. 테리는 방랑벽이 있으며 안정된 생활을 못 견뎌 하니까.

    누나에겐 테리가 짐처럼 느껴진다. 조카와 시간을 보내던 테리가 작은 사고를 잇달아 일으키자 새미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던진다. ”난 도저히 너와 함께 살지 못하겠다”

    실제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 말이 목 언저리를 슬슬 맴도는 경험을 몇 번씩 하곤 한다. 아무리 가족이라지만 너무하잖아? 차라리 떨어져 지내는 편이 낫겠어 라는 식으로. 영화에서 새미와 테리는 이별의 시간을 맞이하고 서로의 길을 간다. 언젠가 웃는 낯으로 만나자는 약속을 하면서. 이들은 재회할 수 있을까? 영화는 해피엔딩을 강요하지 않고 두 사람이 서로 떨어져 생활하는, 그들이 서로 원했던 ‘정신적 가족‘이 되는 모습을 담는다. 역설적으로, 헤어짐이 그들을 진정한 ‘가족‘으로 묶어주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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