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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택곤씨 대통령 차남 수차례 방문

목격자 “김홍업씨 ‘강남 사무실’찾아간 것 봤다” … 사무실 ‘역할’에 의혹 증폭

  •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최택곤씨 대통령 차남 수차례 방문

최택곤씨 대통령 차남 수차례 방문
김대중 대통령의 맏아들 김홍일 의원이 지난 1988년 ‘어마어마한 돈이 담긴 사과 상자를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에 김의원 이름의 돈봉투가 돌았다는 의문도 제기됐다. 김의원은 얼마 전 제주도에서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여운환씨를 만난 일로 곤욕을 치렀다. 진승현씨의 돈 1800만원을 신광옥 전 민정수석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 최택곤씨는 구속 직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홍업씨를 찾아가 ‘구명’을 부탁했다. 홍업씨가 부이사장으로 있는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이하 아태재단)의 전 후원회 사무처장은 2억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한나라당은 때맞춰 대통령 친인척과 아태재단의 11가지 물의 사례를 배포했다(‘표’ 참조).

대통령의 가족, ‘로열 패밀리’가 각종 권력형 비리의혹에 난마처럼 얽혀들고 있다. H1, H2로 통하는 대통령의 장남과 차남은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홍일씨는 “대통령 아들은 사람도 못 만나느냐”고 항변한 바 있다. 대통령 아들이라는 이유로 사안들이 과장되게 부풀려지고 왜곡되었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김영삼 정권 말기의 현철씨를 떠올리며 두 아들의 행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지금껏 거의 알려진 바 없었던 ‘H2’에 대한 궁금증이 최근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 ‘주간동아’ 취재 결과 최택곤씨가 신광옥씨에 대한 검찰수사 이전에 이미 홍업씨의 비밀 사무실과 아태재단을 수차례 방문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홍일씨는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활동이 상당부분 공개돼 있지만 홍업씨는 철저하게 베일 에 가려진 인물이다. 지난 98년 ‘주간동아’와 단독 인터뷰한 것을 제외하면 그는 기자를 만나는 것조차 거부해 왔다. 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홍업씨의 행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A씨는 “H2는 두뇌 회전이 상당히 빠르고 친화적이며 대외활동이 활발해 대통령의 퇴임 후 거처인 아태재단을 맡는 등 로열 패밀리 내에서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들어 여권에선 H2가 가진 ‘폭발력’이 H1을 능가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홍업씨는 서울 서교동 아태재단을 공식적 활동 공간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아태재단 관계자는 “그는 일주일에 한두 번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두 번째 활동무대는 서울 강남역 근처 개인사무실이다. 6층 빌딩의 3층 전체를 쓰고 있으며 50평 정도였다. DJ 정부 출범 초기 개설한 이 사무실은 98년 5월 ‘주간동아’가 처음 공개한 바 있는데 3년 반이 지난 12월22일 현재까지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엔 청와대 경호실에서 2명의 경호원이 파견 나와 상주한다. 이들은 사무실 입구에서부터 기자의 출입을 제지했다. 이 사무실과 아태재단 관계자 B씨는 “아태재단은 외부 인사들에게 공개된 곳이지만 개인사무실은 홍업씨가 좀더 편하게 집무를 보기 위해 마련한 곳으로 외부에 일절 공개가 안 된다. 그럼에도 홍업씨를 만나기 위해 개인사무실을 찾는 사람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서울 홍은동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홍업씨는 아태재단과 이곳을 오가며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일들은 주로 개인사무실에서 이뤄진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홍업씨는 12월17일 “최씨가 12월10일 아태재단에 찾아와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는 것 같다. 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돌려보냈다. 최씨와는 평소 스쳐 지나가는 정도의 안면은 있으나 개인적 친분관계를 유지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스쳐 지나가는 정도의 안면’에 불과하다는 최씨가 신광옥-진승현 관련 검찰수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홍업씨의 개인사무실과 아태재단을 수차례 방문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B씨에 따르면 최택곤씨는 올 들어 12월 이전 홍업씨를 만나기 위해 아태재단을 두 차례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은 만나지 못했으나 한 번은 부이사장실로 들어가 홍업씨를 만난 것으로 B씨는 기억했다. B씨는 또 “최씨가 홍업씨를 만나기 위해 홍업씨의 개인사무실을 몇 차례 방문한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B씨의 말. “홍업씨의 개인사무실 관계자 C씨가 최근 매스컴에서 최택곤씨의 얼굴이 나오자 ‘우리 사무실에 몇 번 왔던 사람이 바로 저 사람이었구나’라고 말하는 것을 C씨에게 직접 들었다.” C씨는 최택곤씨의 출입을 제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전 허락 없이는 출입 금지

현재 홍업씨의 개인사무실은 사전 허락을 받지 않은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며(사무실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아 외부인이 사전 허락 받기도 불가능하다) 주로 홍업씨가 비공개로 사람들을 만날 때 이용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개인사무실과 아태재단 관계자는 “홍업씨나 홍업씨 측근은 인터뷰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홍업씨는 98년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이런저런 인연으로 강남 사무실에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만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겠느냐. 해줄 능력도 없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자들이 더 잘 알지 않느냐”고 말한 바 있다.

YS 정권 당시에는 현철씨의 광화문팀이 논란이 됐다. 지금 ‘밀실 중 밀실’ 대통령 차남의 비밀 강남 사무실에 다시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주간동아 316호 (p18~19)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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