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6

2002.01.03

‘아슬아슬’… 상처 꿰맨 월드컵조직위 어디로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4-11-02 14: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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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슬아슬’… 상처 꿰맨 월드컵조직위 어디로
    조직간의 갈등으로 번진 2002 월드컵조직위원회 정몽준·이연택 두 공동위원장의 관계가 급격히 화해 무드로 돌아섰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 12월19일 저녁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과 두 위원장의 3자 회동. 비밀리에 이뤄진 이 자리에서 남궁 장관은 공동위원장제를 유지해야 하는 정부 입장을 두 사람에게 설득했다는 전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위원장이 이날 정부측 제안을 수용하기로 마음을 굳힌 듯하다”고 말했다. 대신 나온 것이 ‘공동위원장 유지-사무총장 중심체제’라는 타협안. 조직위는 12월24일 임시총회를 통해 이 방안을 공식 검토한다.

    화해 무드가 가시화되자 입장이 묘해진 것은 12월17일 정위원장 단일체제를 주장하는 성명을 냈던 대한축구협회. 당초 축구협회는 같은 취지의 자체 개편안을 총회에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22일경 방침을 바꾸기로 최종 결정했다. 축구협회 남광우 사무총장은 “어른들끼리 결정하신 문제에 대해 밑에서 왈가왈부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내심 단독위원장 체제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위원장이 마음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내년 대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위원장이 여당에서 단독위원장 체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문광부 관계자의 말이다. 또한 문제가 자꾸 불거지는 게 개인 이미지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조직위 문동후 사무총장에 대한 양해도 작용한 듯하다. 문총장은 72년부터 총무처와 행정자치부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전직 공무원으로, 출신으로만 따지면 이위원장에 가깝다. 그러나 두 위원장 사이에서 객관적 자세를 유지해 왔다는 게 조직위 내부의 평. 사무실을 자주 비우는 정위원장 입장에서 믿을 만한 사무총장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게 나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남은 쟁점은 두 위원장의 서열이 총회에서 어떻게 결정될 것인지의 문제. 축구협회는 총장 중심체제로 간다 해도 정위원장을 우선 배려하는 세부적인 제도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4일 총회에서 이 문제에 관한 해결 방안이 나오지 못할 경우 갈등이 재발할 여지는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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