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6

2002.01.03

대리운전 믿었다가 큰코다칠라

  •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입력2004-11-02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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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리운전 믿었다가 큰코다칠라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가운전자가 부쩍 늘었다. 그러나 떠오르는 의문 한 가지. 대리운전시 사고가 발생하면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찰의 음주단속이 강화되면서 일명 ‘기사방’으로 불리는 대리운전업체가 최근 급증해 서울에만 200여개, 전국적으론 2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첫선을 보인 대리운전자 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700여개로 전체의 3분의1 가량에 불과하다. 무보험 업체를 이용하다 사고가 날 경우 피해를 전혀 배상받지 못한 채 이용자인 차주가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것.

    현재 대리운전자 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는 쌍용ㆍ동부ㆍ삼성화재 등 3개사. 쌍용화재의 ‘대리운전자 자동차보험’엔 700여 대리운전업체가, 삼성화재의 ‘취급업자 자동차종합보험’엔 32개 업체가 가입했고, 기존 자동차종합보험 가입 차주를 대상으로 한 특약상품인 동부화재의 ‘임시대리운전자보험’ 가입 건수는 9800여건이다(2001년 11월 현재).

    대한손해보험협회 이재구 과장은 “대리운전자 보험에 가입하면 대인ㆍ대물 배상과 자기신체 사고 배상, 대리운전에 따른 자동차손해 배상이 가능하지만, 보험 가입은 의무 사항이 아니어서 가입률이 저조한 편”이라고 밝힌다.

    대리운전업은 인ㆍ허가 대상이 아니라 관할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가능한 자유업종인 데다 업체들이 운전이 미숙한 운전자들까지 일용직으로 고용하는 사례가 많아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 보험 가입 대리운전업체인 ‘드라이브서비스’ 안효진 대표(33)는 “신생 업체들이 난립하다 보니 요금 덤핑 경쟁마저 과도하게 벌어지고, 영세 업체들로선 대리운전자 1명당 연 30만∼40만원씩 드는 보험료도 큰 부담이어서 대리운전자 보험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영세 업체일수록 영업수익 증대를 위해 대리운전 회전율(운행 횟수)을 높이는 경우가 잦아 과속이나 신호위반 등으로 인한 사고발생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현행법상 대리운전업체를 관리ㆍ감독하는 행정기관은 없다. 사고를 피하려면 단골 대리운전업체를 찾거나 아예 술자리에 차를 가져가지 않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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