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3

2001.12.13

준동사에는 강세가 온다

  • 송순호

    입력2004-12-03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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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동사에는 강세가 온다
    준동사는 원래 준정동사가 본명이지만 편의상 줄여 부르자. 준동사는 한마디로 정동사보다 한 끗발 떨어지는 동사라고 보면 된다. 다만, 정동사와 구분하기 위해 형태를 약간 변경할 뿐 뜻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즉 to see나 see 모두 ‘보다’라는 뜻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아래 문장에서 같이 보자.

    I haven’t(정) seen(준) her this morning.

    have는 상태를 설명하는 정동사라고 이미 앞에서 설명했다. 이 문장의 원래 뜻은 ‘오늘 아침이 시작된 이후부터 내가 이 말을 하는 지금까지 그녀를 못 본 상태요’다. 이때 seen도 역시 ‘보다’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준동사에는 to+정동사, 정동사ing, 정동사 p.p, 원형 등 네 가지 형태가 있다. 다른 것은 다 이해가 되겠지만 원형이 준동사라는 점에는 고개를 갸웃거릴 분이 적지 않을 것 같아 수학적으로 증명해 보겠다.

    문장 속에 연결사(접속사, conjunctive)는 정동사의 총수보다 늘 하나가 적다. 즉 정동사가 두 개면 연결사(접속사)는 한 개가 나와야 한다는 소리다. 예문을 들어보자.



    Korean national soccer team improved(정) greatly and(연) rendered(정) better chance to advance to the quarter final.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이 크게 향상되었고 16강에 진입할 가능성을 높였다.)

    improved와 rendered란 두 개의 정동사가 나오므로 and라는 접속사가 한 개만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아래 예문을 살펴보자.

    I heard him sing a song every night. 이때 연결사가 사용되지 않은 것을 보니, sing이 정동사가 아니라 준동사인 것을 알 수 있다(너무 억지 같지만 이렇게 이해하면 준동사에 대해 가장 정확히 아는 셈이다).

    다시 말해, 위 문장에서 sing은 heard보다 한 끗발 떨어지므로 준동사라고 불린다는 이론이다. 학교에서는 이것을 지각동사 다음에 원형이라는 공식으로 가르쳐 왔다. 그래서 영어를 말하기 전에 이 공식을 먼저 떠올려야 했고 이러한 이단변속이 자연스러운 영어를 방해해 왔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몸소 체험했을 것이다.

    I have(정) to argue(준) about our company’s budget.

    He enjoys(정) arguing(준) about the budget.

    He has(정) argued(준) about the budget since 1999.

    I’ve(정) never heard(준) him arguing(준) about the budget.

    위 네 문장은 여러분이 줄줄 읽어 나가면서 해석이 될 것이다. 네 문장에서 argue는 같은 뜻으로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영어에서 준동사는 강세가 올 정도로 중요하다. 여러분이 CNN, AFKN 또는 청취용 영어 테이프를 갖고 있다면 유의해서 듣기 바란다. 정동사와 준동사가 같이 나올 때 어느 것에 강세가 오는지 말이다. 이걸 파악했으면 벌써 정조준 영어의 핵심을 많이 깨우쳤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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