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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뒷이야기|농구선수와 패션

김영만 미팅 나가 찬밥 된 사연

  • < 전 창 / 동아일보 체육부 기자 > jeon@donga.com

김영만 미팅 나가 찬밥 된 사연

김영만 미팅 나가 찬밥 된 사연
프로농구 스타플레이어 중 한 명인 김영만(모비스·옛 기아)이 중앙대 재학 시절의 일이다. 농구부 체육관과 숙소가 있는 중앙대 안성캠퍼스엔 예술대학이 있어 ‘압구정보다도 물이 좋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예술대는 ‘그림의 꽃’일 뿐. 농구부 숙소는 캠퍼스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에 위치해 큰 맘 먹지 않고선 캠퍼스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창 이성에 관심이 생긴 함안 출신 ‘촌놈’ 김영만은 참다못해 ‘치료 받으러 간다’ ‘조깅한다’는 핑계를 대고 캠퍼스를 어슬렁거리며 여대생들을 훔쳐보곤 했다. 눈길을 끌기 위해 일부러 유니폼을 입고 뛰기도 했단다.

그런 김영만에게 일대 대형사건이 발생했다. 미팅 제안이 들어온 것. 세수를 서너 번이나 한 뒤 설레는 가슴을 안고 카페에 앉아 기다리는데 정말 천사같이 생긴 여대생들이 들어왔다. 그런데 웬걸. ‘천사’들은 스타플레이어인 그를 제쳐두고 벤치신세 지는 동료들에게만 새근새근 달콤한 눈길을 주는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미팅에 나간 두 명의 벤치 멤버는 무스를 발라 넘긴 머리에 깔끔한 유행 패션인 반면, 대학농구 스타 김영만은 이른바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코트에서 펄펄 날면 뭐하나, 뒷골목 마실 나온 아저씨 모습인 걸…. 김영만은 대학을 졸업한 지 8년이 되도록 아직 변변한 여자친구가 없다. 외출 때 그의 패션이 별반 달라지지 않은 탓이다.

프로농구 선수 중 가장 패션감각이 뛰어난 선수를 꼽으라면 양희승(KCC·옛 현대)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양희승은 지난 시즌 현대로 이적하기 전 LG의 홈인 창원에서 단연 인기 1위 스타였다. 코트에서의 플레이보다 코트 밖에서의 인기가 오히려 더 높았다.



선수들은 팬사인회 등 외부행사에 나설 때 보통 팀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그러나 양희승은 달랐다. 가지런히 빗어 뒤로 묶은 머리에 청바지를 입어도 아르마니 등 명품만 고집했다. “스타는 팬에게 허술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게 그가 비싼 돈을 들여가며 몸치장에 신경 쓰는 이유. 어쨌든 양희승은 젊은 여성 팬에게 여전히 인기가 높다.

관심을 두지 않으면 다 똑같아 보이는 유니폼을 가지고도 유난히 신경 쓰는 선수가 있다. 서장훈(SK)이 대표적인 경우. 체격으로 보면 털털하기 그지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 연고지를 청주에서 서울로 옮긴 SK는 유니폼을 새로 제작했다. 이 유니폼은 미국 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것과 비슷하다. 서장훈은 새 유니폼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기왕에 만들 바에는 NBA 챔피언팀 것을 벤치마킹하자”고 제안했다. 서장훈의 유니폼 패션에 대한 집착은 제안에서 끝나지 않았다. 시안이 나올 때마다 ‘옆 스트라이프 선이 너무 굵다’ ‘색이 너무 칙칙하다’ 등 잔소리가 끊이질 않아 아직도 최종 유니폼은 미완성 상태다.



주간동아 2001.10.25 306호 (p90~90)

< 전 창 / 동아일보 체육부 기자 >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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