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6

2001.05.31

“귀여운 막내야 너무 보고싶다”

  • 류복애/43ㆍ경남 진주시 하대동

    입력2005-01-31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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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막내야 너무 보고싶다”
    32년 전 단란했던 우리 가족의 모습이다. 공무원이시던 아버지는 우리 집 한켠에서 닭과 돼지를 키웠다.

    학교에 갔다오면 우리 남매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물과 먹이를 챙겨줬고, 물통 역시 매번 깨끗이 씻고 갈아줘야 했다. 한창 친구들과 놀고 싶던 때여서 당시는 그 일이 정말 하기 싫었다.

    우리에게 노동의 가치를 가르치려고 입버릇처럼 “사람의 손에는 늘 일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아버지의 깊은 뜻을 철이 든 후에야 깨달았다.

    가슴 아프게도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사진 속의 어린 막내동생은 대학을 졸업한 후 노부모를 남겨두고 젊은 나이에 먼저 저세상으로 가버렸다. 막내아들을 보낸 슬픔이 가슴앓이로 이어진 아버지도 결국 아들 곁으로 가셨다.

    사람이 태어날 땐 순서가 있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다더니 저렇게 귀여운 얼굴로 사진찍을 때 동생은 자신의 운명을 생각이나 했을까. 지금도 이 사진을 꺼내 볼 때마다 애틋한 막내동생의 체취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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