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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지금 ‘산소 마케팅’ 전성시대

음료에서 에어컨, 화장품까지 산소제품 출시 봇물 … 대기오염 악화로 수요 급증

  •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

기업은 지금 ‘산소 마케팅’ 전성시대

기업은 지금 ‘산소 마케팅’ 전성시대
20대 초반의 미녀 2명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급작스런 사고로 인해 고립된다. 왼편에 선 미녀가 핸드백에서 산소음료 니어워터 O2를 꺼낸다.

“자, 마셔!”

“흥, 누가 목마르대?”

미녀는 옆사람의 빼어난 몸매를 질투라도 하듯 이내 이를 뿌리친다. 그로부터 두 시간 후. 119 구조대가 도착하자 산소음료 니어워터 O2를 마신 사람은 밀폐공간에서 멀쩡하게 걸어나가지만 산소음료를 거절한 또 한 사람은 기진맥진. 바닥에 쓰러진 그녀는 당당하게 걸어나가는 앞사람을 향해 사정조로 부탁한다.

“산소는 놓고 가 ….”



지난 99년 우리 나라 최초의 산소음료를 표방하며 등장한 남양유업의 니어워터 O2가 최근에 시작한 TV CF는 ‘음료’보다는 ‘산소’를 강조한다. 니어워터 O2는 일반 음료에 들어 있는 용존 산소량의 8배 이상을 포함한 ‘산소 음료’.

짜증나는 여름철 ‘대박’ 가능성

기업은 지금 ‘산소 마케팅’ 전성시대
최근 소비시장에는 니어워터 O2 같은 음료분야뿐만 아니라 가전-건강 제품 등 여러 분야에서 ‘산소‘를 주제로 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산소‘를 주제로 한 제품이 여태까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산소제품들은 단순히 ‘산소 성분 함유’ 정도가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직접 고농도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크게 늘어난데다 짜증나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이런 ‘산소제품’들은 소비자에게도 크게 환영받고 있다.

벤처기업인 ㈜옥시테크는 이런 소비자들의 반응을 타고 아예 ‘숲속의 아침’이라는 가정용 산소 발생기 시판에 나섰다. 그동안 산소 발생기는 의료용으로 만들거나 수입품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정용으로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 G7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5년 연구 끝에 개발한 가정용 산소 발생기는 8 대 2의 비율로 질소와 산소가 섞여 있는 공기를 분자 흡착제를 써서 산소만을 분리하는 방식을 이용해 공기 중에 순도 93%의 산소를 분당 5ℓ씩 공급한다. 산소 발생기를 통해 생성한 산소는 소형 벽걸이형이나 스탠드형 또는 헤드셋형으로 다양하게 일반 사용자들에게 공급된다. 산소 발생기는 007 서류가방보다 조금 두껍고, 에어컨 외부기기보다는 작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 비치하고 쓰는 데 지장이 없다.

가정용으로 출시했지만 정작 사우나나 찜질방 등의 위락시설, 발마사지 센터나 악취가 나는 파마액 등을 쓰는 대형 미용실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옥시테크 관계자의 설명. 특히 대형 교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는 여러 사람들의 호흡으로 인해 늘 산소 부족현상을 겪기 때문에 주요 판촉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신촌에서 여성전용 찜질방을 운영하는 주모씨의 경우도 산소 마케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곳에는 손님들이 땀을 흠뻑 흘릴 수 있는 게르마늄방, 옥(玉)방, 흙사우나, 소금방 등 4~5개의 휴식시설이 있다. 그러나 이중에서 소금방에 산소 발생기를 설치한 이후 중년 여성들의 발길이 산소 소금방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 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산소 소금방을 이용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땀이 잘 나고 개운한 느낌에 다시 찾게 된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최근 들어 이태원 지역에 급속하게 늘고 있는 마사지 클럽 중 유일하게 산소 마사지 클럽을 표방한 ‘킴스 산소 마사지’도 산소를 이용한 마케팅에 성공한 경우. 이곳에서는 산소 발생기에 아로마 오일을 섞은 뒤 이를 헤드셋을 통해 마사지 손님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업소 관계자는 “일본 여성관객들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일반 마사지 클럽보다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옥시테크측은 아예 여세를 몰아 일본 관광객들의 여행 코스에 ‘산소 카페’를 열고,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신림동 지역에 조만간 ‘산소 독서실’도 열 계획이다. 사람이 사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산소인 만큼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파고들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시중에 선보인 대우전자의 산소 발생 에어컨인 ‘수피아 에어컨 O2’도 냉방 기능보다 ‘산소가 나오는’ 에어컨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같은 평형대의 에어컨보다 30% 이상 비싼 가격임에도 초기 물량 2000대가 모두 팔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대우전자측은 올 여름에만 1만2000대 정도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0대 이상의 고소득층이 주요 공략대상이다.

그러나 산소 자체가 무색-무취의 기체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에어컨 바람에서 산소를 몸으로 느끼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

대우전자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좀더 획기적인 제품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대우전자 에어컨 기획팀 김영준 과장은 “산소가 나오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피부 생명의 근원’을 내세운 도도 화장품의 이소카임 O2는 산소가 피부에 미치는 효과만을 20년 동안 연구해 왔다는 프랑스의 바이오웨어연구소와 손잡고 만든 산소 화장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음료에서 에어컨, 화장품까지. 마시고, 들이마시고, 바르고…. 기업 마케팅에서 이제 산소는 점점 ‘선택’사항에서 ‘필수’사항으로 바뀌고 있다. 대기오염이라는 재앙이 기업들에는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주간동아 2001.05.31 286호 (p32~33)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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