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5

2001.03.15

바스켓 명가 재건한 ‘완벽 조련사’

  • < 고진현/ 스포츠서울 체육팀 기자 jhkoh@sportsseoul.com >

    입력2005-02-17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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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스켓 명가 재건한 ‘완벽 조련사’
    ‘김동광의 농구’가 마침내 제색깔을 내며 꽃을 피웠다.’ 삼성 썬더스는 3월1일 2000~2001애니콜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거칠 것 없는 삼성의 고공비행을 진두지휘한 김동광 감독(48)은 지도자생활 19년 만에 처음 누려본 헹가래 세례에 만감이 교차했다. 혼혈아의 설움을 딛기 위해 잡은 농구공. 김감독은 “땀과 눈물이 짙게 밴 농구공이 그토록 아름답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말한다.

    부임 3년 만에 삼성을 정규리그 정상으로 이끈 그는 우승이 확정된 뒤 “기쁨을 만끽하는 것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진정한 우승컵을 차지한 뒤로 미루겠다”며 정규시즌 우승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김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의 원동력에 대해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고 코칭스태프도 최선을 다했지만 프런트의 완벽한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며 ‘3위1체’를 강조했다.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은 이상적인 선수 구성과 완벽한 조직력, 강력한 수비가 밑바탕이 됐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김감독 특유의 카리스마가 없었다면 삼성의 우승은 언감생심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활화산 같은 강렬한 카리스마의 그이지만 사람을 품어 안는 드넓은 마음씨는 삼성 우승의 또 다른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뒤, “재작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진 김현준 코치에게 이 모든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해 팬들의 눈시울을 붉게 했다.

    진정한 챔프를 위해 정규시즌 우승의 기쁨을 뒤로 한 그는 김코치 외에 또 다른 한 사람을 위해 포스트시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친아버지 조지 E 프레츠(72). 유년시절 자신에게 혼혈아라는 굴레를 씌워 한없는 원망의 대상이 됐던 바로 그 아버지에게 우승컵을 바치고 싶단다. 흐르는 세월이 가슴 한쪽에 남아 있던 묵은 감정을 녹여버린 것일까. 그가 과연 ‘벽안의 아버지’에게 금빛 찬란한 우승 트로피를 안길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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