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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디지털 키드

“내 몸엔 파란 피가 흐른다”

CF 속의 디지털 키드… 이동통신 10대 고객 겨냥 ‘아날로그 상식’ 파괴 바람

“내 몸엔 파란 피가 흐른다”

“내 몸엔 파란 피가 흐른다”
n, @, e, I, m…. 디지털 키드를 표현하는 이 영어 소문자들은 아날로그 세대가 디지털 키드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의 기호들이다. 아날로그 세대에게 디지털 키드는 형용사로 표현이 되지 않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키드의 차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최근 선보이기 시작한 TV 광고들이다.

한 달 전부터 방송을 타기 시작해 화제가 되고 있는 한화정보통신의 ‘마이크로i’의 광고는 그로테스크한 가면을 쓴 아이와 뱀파이어 스타일의 여성(이주리)이 풀밭에서 만나는 장면이다. 이 광고가 타락한 세상에 종말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겨우’ 전화기를 사라는 광고임을 알려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아이’라는 카피를 즉각적으로 ‘인터넷이 가능한 최소형 이동 통신 단말기’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광고를 기획한 한컴의 최규현국장은 “정보통신이나 이동통신 시장의 소비층이 10대인 만큼 최근 광고들은 그들의 취향을 겨냥한다. 그들은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하지만 매우 호기심이 강하다. 이런 광고의 전략은 30대가 이해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광고는 SK텔레콤의 ‘TTL’로 유명해 진 박명천감독의 작품이다.

최근 디지털 키드를 표현하는 광고 카피들에 따르면 그들의 “혈관에는 파란 피가 흐르고”(나우누리) “혈액형은 I형”이며 손에는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기 위해”(대홍기획 공창표대리) 물갈퀴가 나 있다(신세기통신). 그들의 말투는 조PD의 랩처럼 불손하고(LG정보통신) 그들이 부는 풍선껌에는 ‘골뱅이’ 가 그려진다(천리안). 아날로그 세대들이 어느 회사 된장인지 궁금해하는 ‘쌈장’이 등장하는 ‘코넷’ (한국통신) 광고는 사이버 키드가 게임과 현실을 동일한 공간으로 인식함을 보여준다. 나드리 화장품이 내놓은 신제품 ‘멜’ 광고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상품으로 꼽히는 화장품과 피부의 관계를 컴퓨터통신 으로 묘사한다.

X세대 - Y세대와 단절… “어른들은 몰라요”



디지털 키드를 염두에 둔 광고들은 내용만큼이나 ‘낯선’ 화면 때문에 종종 광고 심의와 부닥치기도 한다. ‘마이크로 i’의 경우 원래 난쟁이를 쓰려다 심의 때문에 아이에게 가면을 씌웠고, ‘파란 피’ 역시 유리가 깨지고 피가 흐르는 장면 중간 중간을 심의에서 잘라냈다.

코래드의 박종선국장은 “90년대 초에는 가전제품이, 중반엔 자동차가 광고업계를 주도했으나 3년 전부터 정보통신 광고가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부쩍 많아진 것이 디지털 키드를 대상으로 한 움직이는(mobile) 인터넷 단말기 광고”라고 설명한다.

말하자면 전철 안에서 게임하고, 걸어다니며 쇼핑하고 채팅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것이 요즘 아이들의 삶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솔M.com의 광고카피도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다. 근본적으로 m세대란 자크 아탈리가 말한 것처럼 유목민들이 초지를 찾아 헤매듯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초원에서 새로움을 찾아다니는 ‘정보 유목민’ 세대라는 의미다.

디지털 키드는 세대차를 의미하는 X세대나 Y세대와는 단절돼 있는 아이들이다. 광고 속의 인간이 종종 케이블로 연결된 비현실적인 ‘생물체’로 묘사되는 것도 그들이 단순히 나이로 특징지워지던 이전의 ‘첨단’ 세대들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228호 (p7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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