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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해부|말 많은 인간문화재 제도

“인간문화재가 밉다”

전수조교 등은 현대판 종살이… 정년 제한하고 지원금 차등 지원 지급해야

  • 주강현 문화재전문위원/사단법인 우리민속문화연구소장

“인간문화재가 밉다”

●인간문화재 제도 없는 게 낫다?

“인간문화재가 밉다”
“20년을 한결같이 모셔 왔지만 마음 같아서는 당장 때려치우고 싶어요! 그 사람은 죽지도 않나 봐요.”

최근 ‘인간문화재’ 예능을 전수받는 한 조교로부터 직접 들은 ‘험악한 얘기’다. 세상에 죽었으면 좋겠다니!

그의 얘기는 이랬다. “절치부심 기다려 왔지만 ‘인간문화재’가 될 전망이 없을 것 같다. 스승의 ‘젊은 여자’가 ‘새치기’하여 희망이 무산됐다. 게다가 자잘한 병치레를 보살피려고 제자들은 보약 바치고 팔다리 주무르고 난리도 아니다. 배우러 왔는지 종살이하러 왔는지 모르겠다.”

그의 한숨은 계속됐다. “문화재 전수? 그건 물 건너간지 오래다. 90년대 초반까지는 그래도 가끔 스승이 가르쳐 주었으나 그 이후로는 전혀 없다. 배움을 청하지만 직접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물론 작품비 1장(1000만원)을 들이밀면 예외다.”



‘인간문화재’는 ‘문화귀족’ 혹은 ‘문화권력’이란 별칭으로 통한다. 하지만 전수조교 등은 현대판 ‘종살이’를 한다. 기약도 없이 월 30만원 ‘급여’에 만족하면서 ‘고난의 행군’을 거듭하고 있는 ‘착취당하는 예술인’인 셈. 현재의 문화재보호법은 이런 귀족의 특권을 정당화시켜 주는 ‘노비문서’에 불과하다고까지 말하는 이들도 있다.

무형문화정책이 삐걱거린다는 소리가 들려온지는 오래다. 청으로 승격해 대전으로 옮겨간 문화재청도 답답한 마음에서인지 수차례 공청회를 열었다. 전통문화정책포럼 같은 전문가집단에서도 공청회를 열어 개혁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금 같아서는 차라리 말썽 많은 ‘인간문화재 제도’가 없어지는 편이 낫다는 주장까지 속출한다.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인간문화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간에선 ‘인간문화재’라 부르지만 정작 문화재보호법 어느 조항에도 그런 말은 없다. 공식적으로는 ‘기예능보유자’다. 1960년대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할 때(실은 일본법을 고스란히 베꼈다) 기예능을 ‘보유한’ 사람이란 뜻으로 지정했다. ‘기예능 지정’이지 ‘사람 지정’이 결코 아닌 것.

그러나 문제는 늘 그렇듯 제도운영. 보유자 자신은 ‘인간문화재’란 호칭을 선호한다. 내막을 잘 모르는 언론이 그 명칭을 무작정 따라 쓸 뿐이다.

“일본은 인간국보라 부르지요. 우리라고 외길 걸어온 이들에게 인색할 필요가 있을까요.”

보유자들의 이런 항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도개선을 희망하는 이들은 단호히 반대한다. 문제가 간단치 않기 때문. ‘인간문화재’란 말을 씀으로써, 즉 기예능 중심이 아니라 인간 자체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불필요한 전횡이 야기됐던 것.

보유자는 이미 특권세력이 되었다. 일단 지정되면 ‘정년’이 없다. ‘식물인간’이 되어도 법으로는 정부가 매월 90만원(전승지원금)을 국고에서 죽을 때까지 지급해야 한다. 보유자에 따라서는 조교 등 제자 몫까지 ‘슬쩍’하는 경우도 있다. 부인이나 딸을 조교 등으로 등록, 가족이 두 몫을 받기도 한다.

월 90만원이 작은 돈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어떤 퇴직직업인의 연금도 거저는 없다. 자신이 일생 동안 다달이 적립한 돈을 되돌려받는 것이다. 그래서 보유자에 대한 무한대의 무상지원은 형평의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비판이 높다.

거기에다 의료보험 혜택이 있고 사망시 100만원, 아프면 위로금도 지급된다. 무엇보다 각종 대회에 나가 심사위원석을 차지하는 등 명예도 값지다. 교수직으로 진출하기도 수월하다. 일부겠지만 ‘후계자 삼는다’는 이유로 복잡한 여자관계에 빠진 보유자들도 있다.

‘문화시장’에서 ‘높은 값’ 받는 것부터 이런 저런 특권이 많으니 부러움을 살 만한 ‘평생직업’이다. ‘지정된 순간부터 무덤까지’ 갈 수 있는 이토록 안락한 ‘문화권력’을 탐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전승지원금을 월 200만원씩 올려달라는 로비도 시도되고 있고 공항 귀빈실 사용 요구도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이렇게 말했다.

“정말 가난한 이들이 있어요. 공예인 중에는 화학약품 때문에 일찍 죽는 이도 많지요. 도와주어야 할 힘없는 보유자들은 정작 아무 소리 못하고 지내지요. 한번 출연료로 100(만원)단위씩 받는 재산 많은 이들이 더 못살겠다고 아우성입니다. 뭔가 크게 잘못되었지만 현재로선 무책이 상책입니다.”

●정년을 제한하라

한편에서는 ‘기예능보유자’에 대한 정년 제한 논의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정년을 초과하면 ‘명예보유자’로 평생을 인정해 주되 ‘팔팔한’ 후계자를 보유자로 지정하자는 것. 보유자가 건강할 때 세대교체를 시켜 기예능을 확실히 전수토록 한다면 보유자로선 제대로 된 분신을 사회에 남기는 것이고 무형문화 자체도 건강하게 전승될 것이라는 논리다. 문제는 “평생 일했고 아직도 팔팔한데, 무슨 소린가”라는, 보유자를 중심으로 한 반대론일 것이다.

일본 출신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불과 60세의 패션디자이너 다카다 겐조는 지난 10월7일 파리패션쇼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그는 후계자조차 일본인이 아닌 프랑스와 네덜란드인을 선택했다. 노욕(老慾)을 버린 겐조의 산뜻함에 세계인은 기립박수로 답례했다.

전승지원금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매월 90만원씩 지급하다 보니 결국 월급 아닌 월급이 됐다.

한번 교수면 ‘영원한 교수’, 입학시험만 끝나는 ‘편안한 학생’을 만드는 정책이 교육부에 있다면, 일단 지정만 되면 ‘평생 문화재’가 되는 정책이 문화부에 있는 셈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누가 ‘번거롭게’ 전수와 기예능 연마에 열심이겠는가.

그러나 그 돈은 개인에게 주는 ‘생계보조금’이 아니라 ‘기예능전승지원금’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전수실적이 나태하면 지급정지 및 유보는 당연한 일. 2년에 한번씩 전수실태를 실사하여 등급을 매기고 차등지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새로 지정되는 보유자부터는 일정 기간 전수실태를 평가한 뒤 차등지급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어떤 관료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처럼 다달이 지원금을 주면 편해요. 그런데 실사를 하거나 차등지급하면 골치아픈 일이 많지요.” 관료들 편하자고 1600억원에서 무려 2500억원으로 늘어난 문화재청 예산을 대충 쓸 작정인가.

●경쟁체제를 도입하라

경쟁체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만약 보유자가 2인이라면? 자유경쟁체제가 되면 선의의 경쟁도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독점적 지정’을 해놓은 관료와 전문가, 그리고 그 수혜자는 ‘독점’이 깨지기 때문에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독점의 폐해가 너무 크다. 팔도에 똑같이 존재하는 기예능인데 특정지역 것만 독점 지정하는 덕분에 나머지는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지정정책이 오히려 특정인에게만 집중되는 역효과를 낳아 다른 무형문화를 쓰러뜨리는 결과를 빚은 것이다.

한평생 전통문화를 지켜온 장인에게 1등과 2등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 막상 우열을 가리기도 어렵다. 그러나 일단 문화재가 돼 서열이 정해지고 나면 2등은 영락없이 죽고 만다.

게다가 실력보다는 로비력이 뛰어난 사람이 한평생을 예능에 바친 장인을 물리치고 단독 지정되는 역전극이 일어나면 ‘밀린 사람’은 한평생 서러움 속에 살 수밖에 없다. 대단히 잘못된 일이며 전통문화를 확산시키려는 정책과도 상반된다.

어떤 보유자에게는 ‘2중 보유자’라는 ‘2관왕 타이틀’까지 줘 독점력을 키워줬으니 모 신문의 표현처럼 ‘고액과외’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투망식 지정이 문제다. 체계 있고 과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럭저럭’ 대충 지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말썽 많은 운동장 행사로 비판받던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지금은 축제로 환골탈태중) 출품작 중에서 많은 것들이 지정됐다. 그 중에는 ‘연출된’ 것까지 지정한 사례도 있었다. 경연의 심사위원장이 문화재지정심의위원장을 겸하는 일도 있었다.

심하게 말한다면 ‘어디에 그럴 듯한 게 있다는데 한번 지정해 보자는 식’이었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문화재 중에도 지정해제 대상이 없지 않다. 쉽지는 않겠지만 사태를 근본적으로 풀어야 한다.

지정방식도 문제다. 대표적인 게 단체종목조차도 개인을 지정한 것. 마을공동체에서 오순도순 이어져 온 축제를 특정 개인으로 지정하다 보니 반목이 그칠 날이 없다. “국가에서 동네 싸움질시키려고 지정해 주었다”는 막말도 나오고 있다. 그나마 지정받은 사람이 일생을 그 일에 종사해 온 사람이라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곳에 따라서는 동네유지가 ‘운 좋게’ 슬쩍 차지한 경우도 있다.

●보유자부터 자성하라

사실 보유자 자신부터 솔직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자신만이 그토록 ‘유일무이’하게 독보적인 예인(藝人)인가. 독보적인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나 ‘과독점’은 잘못 아닌가.

모두 그런 것은 결코 아니겠지만 혹시나 지정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강력한 로비’덕을 보지는 않았는가. 실제로 무형문화계에서는 지정 과정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때로는 근거없는 뜬소문도 난무해 무형문화계에 대한 불신을 더해 주고 있다.

수년 전에 검찰이 개입하고 관계공무원과 문화재위원들이 언론에 거론됐던 ‘사기장’ 사건(박스기사 참조)은 과연 ‘딱 한번만’ 있던 사건인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무형문화제도를 잘 정착시킨 나라로 세계에 소개되곤 한다. 그러나 40년 가까이 된 이 정책에 대해 많은 이들은 “곪을 대로 곪아 터질 때가 지났다”고 말한다. 개혁을 망설이는 관료들조차 “누군가 뺨만 때려주면 확 고치고 싶다”고 서슴없이 말하곤 한다.

실상 정부의 개혁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도 않은 일이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있고 또한 모든 문제점은 서로 잘 알고 있는 터여서 제도개혁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더구나 70년대 이후 탈춤을 비롯한 민속문화를 몸으로 체득한 폭넓은 개혁층도 존재한다. 이전에는 없던 현상이다. 그래서 21세기는 일단 희망적이다.

정부가 ‘표 계산’ 때문에 개혁을 못한다고도 한다. 사태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미련한 계산법이다. 정작 개혁을 더디게 함으로써 대다수 사람들의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발상의 전환으로 판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요구가 드높다. ‘인간문화재’는 결코 존재하지 않으며, ‘보유자’의 근본목적은 사라져 가는 문화에 대한 전승지원이라는 ‘초발심’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

민족문화를 지켜서 21세기 문화입국을 하자는 데 어찌 여야가 따로 있으며, 관민이 따로 있고, 보유자와 비판적 논객이 따로 있겠는가!

고정된 형태 없는 민족문화의 노른자위

연극 등 103종에 인간문화재만 173명… 전승자 2200여명 달해


중요무형문화재. 수많은 무형의 문화유산 가운데 민족문화의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소중한 것 중 보존을 위해 나라가 선별 지정한 것들을 말한다. 문화재보호법은 이를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상 또는 예술상 가치가 큰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정된 형태가 없기 때문에 중요무형문화재를 지정할 때는 종목과 함께 보유자(기예능보유자)를 지정한다. 현재 중요무형문화재는 103종이며 보유자는 173명. 세간에서는 보유자를 ‘인간문화재’라 부른다.

중요무형문화재는 음악, 무용, 연극, 놀이와 의식, 공예기술, 음식과 무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음악분야에서는 종묘제례악 판소리 농악 등 17가지, 무용에서는 진주검무 승전무 승무 태평무 등 7가지가 있다.

연극 분야에는 양주별산대놀이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등 14종, 놀이와 의식에는 남사당놀이 강강술래 등 23종, 공예기술에는 나전장 한산모시짜기 옹기장 등 39종이 있다. 조선왕조궁중음식 태껸 향토술담그기 등 3종은 음식과 무예 분야에 속한다.

중요무형문화재와 관련된 사람은 많다. 넓은 의미의 전승자만 2222명이나 된다. 전승자 중 최고봉인 보유자는 173명, 보유자후보는 69명이다. 조교(136명) 전수보조자(80명) 이수자(1692명) 전수장학생(72명)도 배움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다 폭넓은 제자군과 대학 해당학과 학생 및 졸업생 등 직-간접적 관련자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수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끄는 주력부대가 대부분 관련돼 있다고 보면 된다.

문 철 기자 fullmoon@donga.com


"뭉칫돈 줄게 문화재 지정해 다오"

지정되면 특권 이권 … ‘사기장’ 사건 등 검은돈 거래 잇따라


‘권력 있는 동네는 시끄럽게 마련인가.’

중요무형문화재 기예능보유자는 지정되는 순간부터 여러 특권과 이권을 지닌 문화권력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작품이나 공연의 금전적 가치가 하루아침에 몇십배까지 껑충 뛰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정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적지 않았다.

그 치부를 세상에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표적 사건이 소위 ‘사기장’(沙器匠) 사건이다. 지난 96년 도자기 제작 기능보유자인 사기장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과 후보간에 금품이 오간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정모 교수는 54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금품을 받았다 돌려준 다른 2명은 불구속입건됐다. 사건은 금품살포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후보의 며느리가 이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함께 침묵하기 때문에 잘 드러나진 않지만 이런 뇌물수수는 다반사라는 게 무형문화재계 인사들의 얘기다.

97년 봄에는 돈 문제는 아니었지만 홍모 교수가 친동생의 무형문화재 지정에 조사자로 직접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홍교수는 추호도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제도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이밖에 강령탈춤의 정통성을 놓고 기능보유자와 강령탈춤보존회장이 대립한 사건이나 전통무예 태껸의 보유자 지정을 둘러싼 법정소송 등은 무형문화재의 권위에 흠집을 낸 일들이었다.

지정 뒤 전수교육에서도 뒷말이 끊이질 않았다. 일부 보유자들이 전수교육과정에서 거액을 받는다는 말들이 공공연히 나돈 것. 일부에서는 이를 ‘인간문화재의 고액과외’라 표현했다. 올 1월 열린 한 포럼에서 어떤 발표자는 이렇게 주장했다.

“1년에 15명 정도를 가르치는 일부 보유자는 전승교육비조로 개인당 연간 600여만원씩을 받으며 부를 축적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문 철 기자 fullmoon@donga.com


무형문화정책 이대로는 안된다

차등지원·일부 종목 해제·단체지정 등 통해 ‘노폐물’ 걸러내야


무형문화정책이 달라지게 될까.

‘전통문화정책포럼’ 등 이 분야 개혁론자들이 제기한 ‘무형문화정책 개혁론’이 갈수록 세를 얻어가는 듯하다.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무형문화정책이 40년 가까운 나이를 먹는 동안 쌓여온 ‘노폐물들’을 걸러낼 때가 됐다는 것.

이들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어서인지 지난해 12월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은 공청회를 열기에 이르렀다. 주제는 21세기에 대비한 무형문화재의 전승`-`보급 제도의 발전 방향.

하지만 아직 개혁론은 백가쟁명(百家爭鳴)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 공청회나 포럼, 연구논문 등에서 제기된 주장 중 빈도수가 높은 것들을 몇가지 모아봤다.

차등지원론 시장경쟁력이 없어 생계를 잇지 못할 정도의 취약종목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자는 주장. 가령 공예 분야의 어떤 종목은 국가 지원이 없으면 전승이 끝장날 지경이라는 것. 이와 함께 기예능보유자 중 열심히 제자를 길러 전승시키는 경우와 아닌 경우를 구분해 차등지원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지정해제론 무형문화재 지정 목적이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는 것이므로 더 많은 환자 치료를 위해 ‘완치된 환자’는 퇴원시켜야 한다는 주장. 이른바 ‘잘 나가는 일부 종목’은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단체지정론 단체종목은 개인지정을 해제, 해당자를 ‘명예보유자’로 남기고 대신 보존회 같은 단체를 다시 지정하자는 논리. 그래야 보유자 지정을 둘러싼 ‘동네싸움’이 종식되고 공동체문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지원금 선별증액론 무형문화재로 지정은 됐지만 전수시설이 없어 수공업적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종목이 대다수이므로 이에 대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 그러나 보유자 개인에 대해 지급하는 ‘90만원 월급’(전승지원금)은 늘려서는 안된다는 것.

문화재위원회 구조조정론 문화재지정에 관계하는 전문가 선정에서 객관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주장. 이와 함께 위원회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공정성에 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는 것.

문 철 기자 fullmoon@donga.com




주간동아 207호 (p52~55)

주강현 문화재전문위원/사단법인 우리민속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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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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