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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大法의 ‘도-감청법’

대법원 “긴급감청제 폐지하라”

불가피하다면 국가 전복·테러 활동 때만 허용... 감청기간도 업격 제한

  • 김 당/ 동아일보 신동아팀 기자

대법원 “긴급감청제 폐지하라”



도청-감청 문제가 크게 사회문제화돼 국회에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대법원이 긴급감청 폐지 의견을 제시해 주목된다.

안상수의원(법사위·한나라당)이 10월25일 ‘주간 동아’에 공개한 대법원의 ‘통신비밀보호법에 관한 입법론’에 따르면, 대법원은 논란이 되는 현행 통신비밀보호법 상의 긴급감청제도에 대해 폐지 의견을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 감청영장의 발동 요건, 대상 범죄, 감청 기간 등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의 핵심 쟁점들에 대해 정부안은 물론 야당의 개정안보다도 더 전향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입법론은 국회 법사위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소위의 한나라당측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안의원이 관련법 개정에 대한 입법 견해를 대법원에 질의해 최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서면(6쪽)으로 제출한 것이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긴급감청을 허용하되 48시간 이내에 영장을 청구하도록 돼 있다. 이에 비해 정부여당의 개정안은 긴급감청의 경우 법원에 긴급통보제를 신설하되 36시간 이내에 허가서(영장)를 받지 못하면 중지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대법원의 입법론은 ‘긴급감청 폐지 의견임’을 전제하고 ‘다만, 입법 과정에서 인명에 대한 급박한 위해를 초래할 범죄에 대처할 경우나 외국의 무력 또는 정보활동에 대처해야만 할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에 한하여 긴급감청을 허용하는 쪽으로 입법이 될 경우에 대비하여 다음과 같은 보충적 의견을 제시’한다고 돼 있다. 요약컨대 긴급감청의 대상 범죄를 대전복(對顚覆)-반탐(反探)-대테러활동 등으로 제약하자는 것이다.



입법론은 통신제한조치(감청) 청구서의 기재사항에 대해서도 허가 대상을 더 명확히 하고 허가 범위를 벗어난 불법감청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통신이 감청될 시설이나 장소의 형상과 위치, 감청하려고 하는 전기통신의 유형, 감청설비의 종류’에 관해서도 청구서에 상세한 기재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현행법상 아무런 제한이 없는 통신제한조치의 재청구 및 허가에 대해서도 영장 재청구의 경우와 동일하게 ‘통신제한조치 청구를 함에 있어 동일한 범죄사실에 관하여 그 대상자에 대해 전에 통신제한조치 청구를 했거나 허가받은 사실이 있는 때는 그 사실과 전의 청구서 기재사항 및 통신제한조치를 재청구하는 취지 및 이유’를 기재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또 통신제한조치의 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기간 연장을 무한정 허용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이 부당하게 침해될 소지가 있으므로, 그 기간을 수회 연장하는 경우에도 그 총기간은 일정한 범위 내로 제한하는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법원은 ‘기간연장 청구시에는 그 때까지 얻은 결과, 또는 결과를 얻지 못한 데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기재하도록 할 필요가 있고, 감청을 집행한 자는 현행 통신비밀보호법 상의 감청 허가요건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 때는 즉시 감청의 집행을 종료하고, 관할 검사장은 지체없이 감청 허가서를 발부한 법원에 그 뜻을 통지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감청의 목적이 달성된 경우 외에 허가 요건이 사후에 소멸한 경우에 대해서도 즉시 종료 의무를 규정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입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석연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는 “대법원의 긴급감청 폐지 의견은 현재 개정안을 제출한 정부 개정안은 물론 어느 정당의 개정안보다도 진일보한 견해로서 이와 같은 입법론은 우리 헌법 정신과도 합치한다”고 밝혔다. 안의원은 “여당과의 관련법 개정 및 심의과정에서 대법원의 입법론을 대폭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7호 (p34~34)

김 당/ 동아일보 신동아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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