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7

2016.05.11

골프의 즐거움

올해 남녀 우승자 평균 나이

여자 20, 남자 31 11년 차이는 왜?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입력2016-05-10 11:43:55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제 갓 19세를 넘긴 리디아 고가 나이와 관련한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세우더니 올해는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해 최연소 메이저대회 2연승 기록까지 작성했다. 리디아 고로 인해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챔피언의 평균 나이가 어려지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굳이 리디아 고 때문만은 아니다. 4월 말까지 치른 LPGA투어    11개 대회의 우승자 평균 나이 또한 20세에 불과했다. 최연소 우승자인 리디아 고가 만 18세 11개월 만에 KIA클래식을 포함해 2승을 올렸고, 호주 교포 이민지도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19세 10개월 20일 만에 우승했다. 코츠챔피언십에 이어 HSBC위민스챔피언스에서 2승을 거둔 장하나는 23세 10개월 4일이었다. 첫 대회인 퓨어실크바하마 LPGA클래식에선 김효주가 20세 6개월 7일 만에 우승했다. ISPS한다호주여자오픈과 스윙잉스커츠 LPGA클래식의 우승자 노무라 하루도 23세였으며, 김세영도 23세 1개월 8일에 JTBC파운더스컵 정상에 올랐다. 렉시 톰프슨이 혼다LPGA타일랜드에서 우승한 나이도 21세 18일이었다.

    우승자뿐 아니라 세계랭킹에서도 연소화 경향은 두드러진다. 10위 안에 리디아 고보다 어린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18)이 7위에 올라 있고, 22세인 전인지는 6위다. 4위인 스테이시 루이스는 1985년 2월 16일생으로 10위권 내 가장 노장이다.  

    국내 여자 투어인 KLPGA를 보더라도 우승자 대부분이 20대 초반이 된 지 오래다. 최근 3년간 우승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1.48세였다. 10년 범위로 더 넓혀보면 20.96세다. 몇 년 전만 해도 KLPGA에서 몇 번의 우승 경력을 쌓은 후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게 관행이었지만 이제는 한국과 해외 구분 없이 진출해 정상 자리를 거머쥐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5승을한 전인지는 US여자오픈과 일본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했다. 김효주 역시 2014년 국내에서 6승을 거두는 동시에 LPGA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해 LPGA투어 직행 티켓을 받았다.

    반면 남자 선수는 나이가 들어야 기량이 무르익는 경향이 있다. KPGA의 지난 3년간 대회 우승자의 평균 연령은 27세였다. 최근 10년간 우승자 나이를 평균해봐도 27.7세나 된다. PGA투어의 경우는 그보다 좀 더 나이가 많다. 올 시즌 들어 지금까지 열린 23개 대회 우승자의 평균 나이는 31.3세였다. 중후한 선수가 제법 된다. 최고령 우승자는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우승한 본 테일러로 40세였다. 39세 제이슨 더프너는 이혼의 아픔을 딛고 커리어빌더챌린지에서 우승했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상금 18위에 올라 있는 필 미컬슨은 올해 45세가 됐다. PGA투어 우승자 전체의 평균 나이는 30대 초반이다. 매년 똑같은 코스에서 열리는 최고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우승자들의 역대 평균 연령 또한 32.5세였다.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한 선수의 나이는 31.66세였다.  



    올 시즌 골프대회 우승자의 남녀 나이 차가 11년이란 건 무엇을 의미할까. 여자는 활력징후가 가장 왕성할 때 전성기가 찾아오고, 남자는 세상의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경험해야 비로소 우승의 열매를 맛볼 수 있다는 의미일까. 골프도 정신력 게임이라는 점에서 이런 추론도 설득력이 없진 않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