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6

2016.05.04

IT 리더들의 스마트폰 엿보기

김지현 SK플래닛 커머스전략실 상무

“나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는 모바일 유목민”

  • 정보라 더기어 기자 j@borashow.com

    입력2016-05-03 09: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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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현(44·사진) SK플래닛 커머스전략실 상무는 스마트폰 시대에 똑똑하게 사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실천하는 인물이다. 그가 다닌 기업은 정보기술(IT) 최전선에 있었다.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과 SK플래닛. 한국뿐 아니라 세계 동향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업종이다. 그 한가운데서 일하면서도 그는 해마다 책을 낸다. 그렇게 지낸 지 10년이 넘었다. 모바일 물결이 거세게 일던 2010년 전후로 집필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했다. 책의 주제는 주로 자기계발과 IT 트렌드. 그중에서도 시간 관리와 스마트워크 부문에 특화했다. 자기 관리와 트렌드 발굴하기가 특기인 김 상무의 스마트폰 사용법을 엿보자.

    김 상무에게 지금 쓰는 스마트폰이 어떤 것이냐고 물으면 “지금요? 아니면 반년 뒤요?”라는 질문이 돌아올 것이다. 김 상무는 반년마다 스마트폰을 바꾼다. 안드로이드폰 6개월, 아이폰  6개월 이렇게 번갈아 쓴다. 지금은 안드로이드폰을 쓰는데 3개월 뒤면 아이폰으로 바꿀 생각이다. 그때 가서 새로 아이폰을 사는 게 아니다. 다음에 쓸 스마트폰을 미리 갖고 있다 때가 되면 바꾸는 거다.



    반년마다 스마트폰 바꾸기

    “종속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가 이종의 스마트폰을 번갈아 쓰는 까닭이다. 특히 그가 SK플래닛에서 맡은 사업은 OK캐시백과 시럽 월렛이다. 모바일 경험이 중요한 서비스다. 그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머릿속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은 통일되지 않았다.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 특정 기종이나 운영체계만 쓰면 나머지를 쓰는 사용자의 습성을 알기 어렵다. 그래서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 가운데 스마트폰을 2대 이상 쓰는 이가 많다. 김 상무는 동시에 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2대를 동시에 쓰면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생기죠. 그렇다고 그 스마트폰을 100% 활용하지도 않습니다. 하나는 80~90%, 남은 하나는 10~20%만 쓰죠. 그렇게 하면 온전하게 100% 이해하며 사용하기엔 제한적입니다. 저는 100% 이해하려고 반년씩 번갈아 쓰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그도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을 동시에 사용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니 어느새 아이폰 위주로 쓰고 있었다. 서로 다른 운영체계를 이해하고자 번거로움을 자처했으나 무게중심이 한곳에만 쏠린 것. 그 때문에 2대를 동시에 쓰는 대신 하나씩 돌아가며 쓰기로 했다. 6개월이라는 기간은 시행착오 끝에 정했다. 3개월 주기로 바꾸기도 했으나 그 기간은 익숙해지기에 너무 짧다고 판단했다.

    김 상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하나만 쓰지 않는다. 일정 관리 앱이 필요하면 2개 이상을 사용한다. 그래서 김 상무는 앱을 평가할 때 일정은 A, 할 일 관리는 B, 노트와 메모는 C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고 말해야겠다. 그는 일정 관리 앱은 캘린구와 구글이 만든 달력 앱을 쓴다. 노트와 메모의 경우 개인적인 사항은 원노트, 사내 혹은 외부와 공유할 사항이 많은 업무용 내용은 에버노트에 정리한다.



    앱은 종류별로 2개 이상 쓴다

    택시 앱은 그가 일하는 SK플래닛의 모회사 SK플래닛의 티맵택시뿐 아니라 카카오택시, 우버를 번갈아 쓴다. 장거리는 티맵택시, 단거리는 카카오택시, 택시비를 대신 내야 하는데 동승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우버를 사용한다. e메일 앱도 여러 앱을 같이 쓴다. 개인용 계정은 구글 지메일로 확인하고,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깔려 나오는 기본 e메일 앱은 회사 계정을 연동해놓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을 쓰는데, 시험용 버전이다.

    맛집 앱은 시럽 테이블과 다이닝코드 두 가지를 쓴다. 시럽 테이블은 SK플래닛이 만든 서비스로, 주변 식당 검색은 물론 예약과 배달 주문, 쿠폰 등의 기능이 있다. 다이닝코드는 한 스타트업이 제작한 맛집 추천 앱이다. 온라인에 공개된 블로그 후기를 분석해 식당을 추천한다. 김 상무는 스마트폰은 물론, 앱도 어느 하나에 종속되지 않으려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상무는 메신저 앱 또한 교류하는 그룹에 따라 나눠서 쓴다. 조카와는 스노우, 지인과는 카카오톡, 아내와는 라인, 중국 지인과는 위챗을 쓴다. 스노우는 캠프모바일이 만든 서비스인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주고받는 게 특징이다.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어 김 상무는 트렌드를 알고 공부도 할 겸 일부러 조카와 사진을 주고받는다.

    브라우저만은 크롬 하나를 쓴다. 크롬은 구글이 만든 웹브라우저로, 계정을 등록하면 개인용 컴퓨터(PC)와 모바일을 오가며 방문한 페이지 목록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다른 기기에서 열어본 페이지도 볼 수 있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노트북컴퓨터를 들고 외근을 나가면 이동 중에도 조금 전 방문한 웹사이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그는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받은 데스크톱과 노트북, 집에서 개인 용도로 쓰는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총 4개의 컴퓨터를 사용하며, 스마트폰까지 더하면 5대를 쓴다. 여러 단말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쓰기에 크롬을 더욱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에는 없어 아쉬운 앱 하나, 마인드노드 “안드로이드폰을 쓸 때 딱 하나 아쉬운 게 마인드노드를 쓸 수 없다는 점이에요.”

    김지현 SK플래닛 커머스전략실 상무는 마인드맵을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마인드노드’를 즐겨 쓴다. 마인드노드는 유료 앱으로 맥 운영체계와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쓸 수 있는데 안드로이드폰이나 윈도용이 따로 없다.



    마인드맵은 사고발달을 돕는 학습법으로 각광받는데 이를 활용한 학습서와 교재는 온라인 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생각을 나뭇가지처럼 정리하는 방법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고가 확장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김 상무는 마인드맵을 사고를 구조화하는 데 활용한다. 집필할 때 특히 유용하게 쓴다.

    책 한 권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을 것이다. 그에 따라 목차를 정하고 장마다 세부 주제를 정해야 할 때 마인드맵으로 정리한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세부 항목에 맞는 분량을 채우면 책이 완성된다. 김 상무는 마인드맵 하나를 그려 책 한 권을 쓴다.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하나에 마인드맵 하나를 그려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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