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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흑석동 새 주민과 50대 부동층이 막판 변수

‘힘 센’ 신인 이수진에 대한 기대 vs 큰 인물 나경원에 대한 선호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흑석동 새 주민과 50대 부동층이 막판 변수

4·15 총선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 [뉴스1, 뉴시스]

4·15 총선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 [뉴스1, 뉴시스]

서울 동작을은 좀처럼 표심을 예측할 수 없는 지역구로 꼽힌다. 2008년 18대 총선부터 줄곧 미래통합당(옛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소속 정치인을 국회로 보낸 지역이지만, 18·19대 대선과 5·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에게 표를 몰아줬다.

이번 4·15 총선에서는 ‘판사 출신 여성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수진(51)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57) 미래통합당 후보가 이곳에서 맞붙는다. 여러모로 나 후보가 이 후보의 선배 격. 나 후보는 사법연수원 24기로 31기인 이 후보보다 법조계 경력이 7년 앞선 데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이다. 반면 이 후보는 1월 법원에 사표를 제출하고 여의도로 옮겨온 정치 신인이다.

4·15 총선에서도 동작을의 선택은 누가 될지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 상태. 이 후보가 무서운 기세로 선두에 나선 가운데 나 후보가 오차범위 안으로 따라붙고 있기 때문이다. 3월 12일을 시작으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11개의 지역구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때 이 후보는 나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10%p 이상으로 벌렸지만, 4월 들어서는 다시 오차 범위에서 두 후보가 다투는 중이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민주당으로 통일해달라” vs “5선 의원은 남는 장사”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서울 동작구 상도1동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진렬 기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서울 동작구 상도1동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진렬 기자]

“이번 총선은 누가 속도감 있게 동작구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결정하는 선거입니다. 힘 있는 여당 후보, 이수진이 하겠습니다. 대통령도, 서울시장도, 동작구청장도 모두 더불어민주당입니다. 국회의원도 더불어민주당으로 만들어주십시오!”

3월 4일 서울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 인근 사거리에서 이 후보가 지지를 호소했다. 대통령과 서울시장, 동작구청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므로, ‘초선 같지 않은’ 초선의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동작구 최대 인구밀집지역인 사당1동 주민을 위해 숭실대와 협력해 주민편의시설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동작을에서만 두 번 당선시켜주셨는데, 한 번 더 시켜주시면 5선입니다. 5선 의원은 국회의장이나 당대표에 도전할 수 있어 써먹기 괜찮습니다. 이 정도면 남는 장사 아닙니까.”

나 후보 역시 같은 날 상도1동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 앞에서 공약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 후보는 지역 발전을 정조준했다. 20대 총선에서 승리를 안겨준 구호인 ‘강남 4구’를 다시 외치며 지하철 노선 신설을 약속했다. 내방역(7호선)과 서초역(2호선)을 연결하는 초미니 ‘서초지선’을 만들어 강남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다.

미래통합당은 이번 선거를 현 정권을 심판하는 기회로 삼자고 외친다. 하지만 동작을에서는 오히려 ‘나경원 심판론’이 강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다. 나 후보가 지난 6년간 동작을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에 기여한 게 그다지 없고, 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습만 보였다는 것이다. 아들 입시 의혹, 친일(親日) 논란도 나 후보의 발목을 잡는다. 상도1동에 거주하는 30대 주민 김모(여) 씨는 “앞선 두 번의 총선에서 나 후보에게 표를 줬지만, 이번에는 이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앞장서 비판한 나 후보 역시 아들의 입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해 진실성이 부족한 인물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이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종부세 아파트’ 주민은 나경원 지지

2018년 11월 준공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박해윤 기자]

2018년 11월 준공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박해윤 기자]

여야 불문하고 지역구 의원들이 꼽는 동작을의 핵심 지역은 상도1동과 흑석동. 강한옥 더불어민주당 동작구의회 의원은 “유권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상도1동으로, 2012년 혁신학교인 서울상현초가 들어서면서 젊은 세대가 꾸준히 유입돼 여당 친화적인 분위기다. 반면 흑석동은 2018년 말부터 새 아파트 단지가 여럿 들어서면서 유권자 표심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미연 미래통합당 동작구의회 의원은 “젊은 층이 흑석동으로 많이 이사 와 여당 친화적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나돈다. 하지만 나경원 후보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하 등 주민의 관심을 끌 만한 공약을 내세워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상도래미안(2604가구),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1559가구)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상도1동에는 동작을에서 가장 많은 주민이 거주한다. 3월 기준 상도1동 주민은 4만5000여 명으로 동작을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이곳 주민의 여론은 갈린다.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에 거주하는 워킹맘 김모(39·여)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아 돌봄 문제를 겪고 있다”며 “(여당 소속인) 이 후보가 이 문제를 나서서 잘 해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박모(60) 씨는 “아직은 나경원이 더 일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매우 어려운데, 현 정부의 대처가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여당 후보인 이수진에게 표를 줄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직 표심을 드러낸 적 없는 흑석동 역시 여론이 갈리기는 마찬가지. 이곳에는 2018년 11월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과 롯데캐슬에듀포레(545가구)가 신축됐다. 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지지 후보에 상관없이 보유세 인하를 간절히 바라는 분위기다. 이곳 신축 아파트의 가격은 30평형대가 14억~18억 원으로 대부분 종부세 부과 대상에 속하기 때문이다.

아크로리버하임 주민 김모(62·여) 씨는 “문재인 정부 들어 종부세가 인상돼 마음이 좋지 않다. 나 후보가 당선돼 종부세 인하를 잘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나 후보가 장애가 있는 딸을 선거 운동에 이용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는데, 다른 후보들도 가족과 함께 유세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같은 아파트 주민인 대학생 문모(22) 씨 또한 “딱히 후보에 관심 없고 공약 내용도 잘 모르지만, 부동산 문제로 현 정부를 싫어하는 부모님이 미래통합당을 지지하고 있어 나도 나 후보를 찍을까 싶다”고 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며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57) 씨는 “고교생이던 1980년 대학생들의 ‘5·15 서울역 집회’를 직접 본 뒤 줄곧 민주당을 지지해왔다. 이번에도 이수진 후보를 찍겠지만, 솔직히 부동산 공약은 미래통합당에 마음이 더 간다”고 말했다.

40, 50대 부동층이 승패 가를 듯

4월 6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찾은 지역 주민들. [최진렬 기자]

4월 6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찾은 지역 주민들. [최진렬 기자]

현 정권이 선택한 정치 신인이냐, 안정감 있는 정치 거물이냐. 두 후보가 오차범위에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아직 표심을 감추고 있는 중장년층의 선택을 기다려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점포 200여 개가 밀집한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은 동작구의 여론 창구. 이재열(65) 남성사계시장상인회장은 “나 후보는 의원 시절 해마다 네댓 번씩 이곳 시장을 찾았다. 덕분에 시장 사람들은 나 후보에 대해 ‘평균은 했다’고 평가한다”며 “다만 이 후보를 지지하는 20, 30대나 나 후보를 지지하는 60대 이상과 달리 중장년층은 아직 유보적이라서 민심이 어느 쪽이라고 얘기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51)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반토막 났는데 정치인은 자기들끼리 다투기만 한다. 좌든, 우든 정치인은 죄다 기득권 세력이 돼 신물이 난다. 나경원, 이수진이라고 얼마나 다르겠느냐”고 반문했다.





주간동아 1234호 (p14~15)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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