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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미세먼지 퇴출 서울시가 앞장선다

‘계절관리제’로 고농도 미세먼지 집중 감축 점검 강화, 인센티브 지급으로 시민 참여 유도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공공의 적, 미세먼지 퇴출 서울시가 앞장선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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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2014년 WHO는 한 해에 미세먼지로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약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디작은 미세먼지가 해로운 이유는 중금속과 각종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우리가 모르는 새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생명까지 위협해 ‘조용한 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3월, 7일 연속으로 발령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는 간헐적이던 미세먼지의 역습이 심화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오후 4시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다음 날에도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초미세먼지 좋음(15㎍/㎥ 이하) 일수는 증가 추세이나, 나쁨(35㎍/㎥ 초과) 일수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세먼지에 대한 범사회적인 관심과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비상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도로청소 강화, 친환경보일러 보급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해 5월에는 미세먼지 저감기술·분석을 총괄하는 ‘미세먼지연구소’를 발족해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해법을 적극 모색해왔다. 올해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실생활에서 저감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 다방면에서 펼쳐진다.


서울시, 12~3월 고농도 미세먼지 상시집중관리

서울시청 대기환경정보 상황실에서는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살핀다. [홍중식 기자]

서울시청 대기환경정보 상황실에서는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살핀다. [홍중식 기자]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평상시보다 한층 강도 높은 저감 조치를 적용하는 사전 예방적 특별대책이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부터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영주차장 주차요금 할증 및 인상 △계절관리제 기간 ‘에코마일리지 계절관리제 특별포인트’ 도입 △대형건물 겨울철 적정 난방온도 집중 관리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전수 점검 △노후 건설기계 저공해화 및 사용 제한 확대 △주요 간선 및 일반도로 청소 강화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 질 현장점검 강화 등 9개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은 계절관리제 기간에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전역에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차량 운행 제한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또는 한양 도성 내 녹색교통지역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운행 제한 대상도 수도권 차량을 우선 시행한 뒤 전국 차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홍보와 안내기간을 거쳐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시와 산하 행정·공공기관의 관용차량, 직원차량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시행 중이다. 다만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특수목적차량과 경차, 친환경차, 긴급차량 등은 제외했다. 



계절관리제 기간에는 시민들이 난방 에너지 절약을 통해 미세먼지 감축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에코마일리지 계절관리제 특별포인트를 지급한다. 지급 대상은 해당 기간의 기준 사용량(직전 2년 같은 기간 평균 사용량) 대비 2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한 에코마일리지 가구 회원으로, 가구당 1만 원 상당의 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기존 에코마일리지와는 별도로 7월 무렵 1회 추가 지급될 예정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에 대한 관리는 배출 사업장의 경우 연 1~4회, 공사장의 경우 1~3회 실시하던 점검을 계절관리제 기간 중 추가로 전수 점검하는 방식으로 강화한다. 서울 시내 관리 대상은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2053개소,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 1820개소다. 시는 단속 매뉴얼을 마련하고 29개의 태스크포스(TF)팀과 시민참여감시단을 꾸려 수도권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에 대한 합동감시체계를 구축, 운영한다. 또한 계절관리제 기간 지하 역사와 어린이집, 의료기관, 산후조리원 등 다중이용시설 624곳에 대한 ‘실내 공기질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간이측정기 설치 등으로 저감 효과 높여

1 서울시 공무원들이 노후한 경유차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2 도로에 쌓인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분진청소차.
3 미세먼지 농도 측정기를 장착한 드론이 공장 굴뚝 주변을 날아다니며 대기오염물질 배출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시]

1 서울시 공무원들이 노후한 경유차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2 도로에 쌓인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분진청소차. 3 미세먼지 농도 측정기를 장착한 드론이 공장 굴뚝 주변을 날아다니며 대기오염물질 배출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상시지원 대책도 나왔다. 시는 서울 전역에 미세먼지 간이측정기를 설치해 좀 더 촘촘한 미세먼지 감시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4월까지 200대, 12월까지 100대 등 총 300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학교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생활공간과 공사장, 인쇄소 같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원 주변에 간이측정기를 집중 설치할 계획이다.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미세먼지 노출 최소화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방 등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현재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도시대기측정소를 포함해 총 50개소에서 대기질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울 전역에 간이측정기가 설치되면 동 단위까지 상세한 미세먼지 농도 정보를 제공해 시민들의 체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3월까지 초등학교의 신청을 먼저 받아 간이측정기와 함께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미세먼지 신호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실외수업 자제 등 신속한 조치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간이측정기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 데이터를 활용해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이동경로를 추천하는 앱 개발도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도장·도금업체 등 소규모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에 오염물질 방지시설 설치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소규모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의 비중은 전체 배출 사업장의 90%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연말까지 190개소에 100억 원을 지원하고 2022년까지 총 600개소에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을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지정했다. 이 구역은 미세먼지 취약계층의 건강 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안심구역을 말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 12일까지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자치구 3곳(금천·영등포·동작구)을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미세먼지로부터 시민을 안심시키겠다는 목표로 ‘서울형 미세먼지 안심구역’으로 이름 지었다. 이 구역에는 고농도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기 위한 환기시스템 설치, 스마트 에어샤워와 식물벽 조성 등의 주민 지원 사업이 우선적으로 추진된다.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은 미세먼지특별법 제22조에 따른 지정 요건에 의거해 시도지사와 시·군·구청장이 지정할 수 있다. 지정 요건은 미세먼지 또는 초미세먼지의 연간 평균 농도가 환경 기준(미세먼지 50㎍/㎥, 초미세먼지 15㎍/㎥)을 초과하고 어린이, 노인, 임산부, 호흡기 질환자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의 이용 시설이 집중된 지역이다. 

정수용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형 미세먼지 안심구역에서는 식물벽 조성 같은 주민 지원사업뿐 아니라 미세먼지 발생 사업장 점검 강화,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 지원 등 후속 관리 대책도 집중 시행할 계획”이라며 “올해 3곳의 운영 성과 등을 보고 지정 구역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같은 강력한 미세먼지 배출저감정책과 더불어 미세먼지 안심구역 추진으로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 성과 거두는 계절관리제

정수용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미세먼지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홍중식 기자]

정수용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미세먼지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홍중식 기자]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는 이미 서울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와 비슷한 정책을 시행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유럽의 많은 도시는 자동차의 노후 수준을 판별하는 유로 기준을 근거로 노후 차량 운행을 연중 상시 제한하는 ‘공해차량운행제한제도’(Low Emission Zone·LEZ)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이 대표적인 예다. 영국은 매년 대기오염으로 1000명이 조기 사망한다는 분석을 근거로 1993년 LEZ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런던 시내와 그 주변을 포괄하는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 지역 1580km2에서 24시간 단속이 이뤄진다. LEZ 실시 후 런던은 2010년 미세먼지 평균농도 40㎍/㎥ 초과 지역이 2008년 대비 5.8% 감소하고, 약 1조1725억 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는 매년 10월부터 3월까지 미세먼지 발생을 막기 위해 ‘동절기 비상대책’을 실시하며,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같은 기간 미세먼지를 집중 관리한다. 

중국 정부 역시 2017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베이징, 톈진, 허베이와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10개의 ‘가을겨울 대기오염 종합관리 대응행동방안’을 가동해 2013년 89.5㎍/㎥에 달하던 미세먼지 농도를 25% 이상 줄였으며 지난해에는 42㎍/㎥로 약 47% 줄이는 성과를 냈다. 

서울시는 현재 베이징과 환경 분야의 정보공유와 정책교류 등을 지속하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차량 운행 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집중관리 등 베이징 계절관리제의 성공적인 정책 노하우를 공유하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동 행동 방안을 서울-베이징 통합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올해 상반기 중 베이징에서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미세먼지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책임소재 공방을 벌이기보다 함께 해결 방안을 도출하고 협력해나가야 한다”며 “지난해 11월 한중일 3국의 미세먼지 영향 공동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국가 간 미세먼지가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 각국이 어느 정도 인정하는 성과가 있었으며 이 연구 결과가 실질적인 협력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서는 다자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 러시아 등 동아시아권 주요 도시정부들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맑은 공기 도시 네트워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간동아 2020.01.31 1224호 (p48~51)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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