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실종된 김모 군의 트위터 대화 및 주요 게시글.
1월 8일 터키에 입국한 한국인 10대가 10일 시리아 접경 지역 킬리스의 한 호텔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터키에서 사라진 김모(18) 군은 터키로 떠날 당시 가족에게 터키에 있는 펜팔 친구 ‘하산’을 만나러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45세 한국 남성과 한국에서부터 동행한 후 10일 오전 터키에서 사라졌다.
얼마 후 여러 정황을 통해 김군이 실종된 게 아니라 자진해서 이슬람국가(IS)라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에 들어가기 위해 시리아 국경을 넘었을 것이라는 추정성 외신 보도가 있었다. 우리 경찰도 김군이 자발적으로 IS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IS는 순수 이슬람식 칼리프 통치 국가를 목표로 2006년 창설된 이슬람 수니파 무장 단체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시리아의 불안한 정치 상황을 이용해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그 지역 내 유전들을 장악함으로써 막강한 자금과 군수품, 인력 등을 갖춘 데다 조직원만 수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전으로 청소년이나 젊은 층을 ‘외로운 늑대’라 칭하며 끌어들이고 있다. IS에 들어간 일본인이 10명이나 되고, 중국인 100여 명이 IS 조직원으로 활동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유럽의 경우 자진해서 IS에 들어간 젊은이가 많은데, 부모가 나서서 자식을 구출해온 사례들도 있다.
만약 김군이 시리아 국경을 넘어 자진해 IS에 들어간 것이라면 이는 우리 법체계 내에서 어떻게 처벌될까. 테러방지법이 있는 유럽 국가의 경우 국적을 박탈하기도 한다. 실제 독일에선 테러단체 활동에 가담한 죄로 20세 여성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국제 테러단체 가입을 금하는 테러방지법이 입법화돼 있지 않다.
한편, 우리나라의 형법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서는 범죄를 목적으로 한 단체에 가입한 행위만으로 처벌 가능한 근거가 있다. 그렇다면 IS가 우리 형법상 가입을 금지한 범죄단체에 해당하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IS가 스스로 홍보한 영상에는 아무 죄 없는 사람을 잔혹하게 참수하는 장면, 간통한 자나 동성애자를 빌딩 옥상에서 아래로 내던지는 방법으로 처형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다. 범죄를 목적으로 잔혹한 행위를 일삼는 단체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형법상 처벌 대상으로 규정된 ‘범죄단체’에서 ‘범죄’라는 표현은 적어도 우리 형법상 범죄로 하여 처벌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형법은 우리 국민이 국외를 포함해 저지른 범죄, 외국인이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범죄, 그리고 외국인이 외국에서 저지른 일부 범죄(내란죄, 외환죄, 통화위조죄 등)에 대해 적용되는 것으로 돼 있다. IS가 서방국가를 대상으로 한 테러를 목적으로 성립한 단체라 한다면, 과연 우리 형법상 금지된 범죄단체로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결국 김군이 시리아에 있는 IS에 들어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일단 여권법 위반으로 의율할 수는 있을 것이다. 물론 김군이 실제 IS 조직원으로 국제 테러 실행행위에 가담하는 바람에 테러 대상이던 국가가 그를 처벌하려 한다면, 우리나라 수사당국이 협조하는 형태는 있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