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지음/ 위즈덤하우스/ 196쪽/ 1만3000원
오늘도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에게 한식은 건강식 그 이상이다. 언론에서도 잊을 만하면 ‘세계인도 한식에 반했다’는 기사를 내놓는다. 또한 한식 재료는 무엇이든 ‘최고 건강식품’이라는 찬사가 이어진다. 언제부터 우리는 한식을 완벽한 밥상이라 믿으며 먹게 됐을까. 식품영양 전문가인 저자는 이런 의문에서 한식의 실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른은 대부분 면 음식을 식사로 하면 ‘한 끼를 때웠다’고 생각한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고슬고슬한 쌀밥에 찌개를 곁들여야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쌀밥에 대한 애착은 탄수화물 과다를 부른다. 끼니마다 몸속에 남은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전환돼 비만과 후천성 당뇨를 유발한다. 국과 찌개는 또 어떤가. 뜨겁게 먹는 국이나 찌개는 나트륨 과잉 섭취를 부른다. 나트륨은 고혈압뿐 아니라 부종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국물 요리를 즐기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몸이 늘 부은 상태가 된다.
한식 조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갖은 양념’이다. 나물, 볶음, 조림, 찌개, 찜 등 온갖 조리에서 만능 해결사다. 이렇게 과한 양념에 길들여진 사람은 더 자극적인 양념을 먹어야 맛있다고 느낀다. 그러는 사이 미각은 집을 나가버린다. 양념이 재료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조연이 아닌, 한식을 한 가지 입맛으로 만드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육성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엄청난 예산도 들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한식은 외국인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사실 맛있고 건강에 좋은 음식은 먹지 말라고 해도 열심히 찾아서 먹는다. 한식을 정확히 알고 제대로 먹어야 건강해지고 한식의 세계화도 가능하다. 저자의 쓴소리가 맛있게 들리는 이유다.
사마천과의 대화
김영수 지음/ 새녘/ 560쪽/ 2만2000원
사마천은 참다운 지성과 경험, 인간을 향한 끝없는 긍정과 사랑을 바탕으로 ‘사기’를 집필했다. 따라서 ‘사기’ 자체는 ‘인간학 교과서’다. 펄떡거리는 다양한 인간의 삶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 대답한다.
사형집행인의 딸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문예출판사/ 576쪽/ 1만4000원
마녀사냥이 유럽을 휩쓴 독일 숀가우 마을. 사형집행인의 딸 야콥 퀴슬은 레흐 강가에서 물에 빠진 12세 소년이 죽는 것을 목격한다. 소년의 몸은 칼로 난도질당한 모습이었고, 어깨에는 수상한 기호가 새겨져 있었다.
오래된 빛 : 나만의 서점
앤 스콧 지음/ 강경이 옮김/ 알마/ 204쪽/ 1만3800원
누구나 마음속에 ‘나만의 서점’이 있을 것이다. 서점은 책을 파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그곳의 지성이 실재가 돼 드러나는 곳이다. 셰익스피어와 모차르트가 다녀간 곳 등 특별한 서점 18곳을 골라 책의 미학에 대해 얘기한다.
살아만 있어다오
김덕규 지음/ 베드로서원/ 136쪽/ 8000원
‘당신과 아침 겸상을 하고 싶습니다// 공기 수북한 흰 쌀밥과/ 붉은 기름 둥둥 뜨는 쇠고기 국을 차린 상을/ 앞에 두고 말입니다’(‘새날엔’ 중에서). 저자는 2010년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를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계에 선 여인들
야마자키 도모코 지음/ 김경원 옮김/ 다사헌/ 384쪽/ 1만8000원
1930~40년대 동아시아 여성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위태롭게 살아야 했다. 조선 청년과 결혼한 후 남편과 이별한 저자도 그런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과 폭력, 착취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블랙오션
박창기 외 지음/ 필로소픽/ 296쪽/ 1만5000원
이권경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 경제의 모순을 파헤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 대담집. 저성장과 양극화의 주범인 이권집단은 자신의 이익 추구에만 골몰한다. 시장경제체제 도입과 스위스 직접민주제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