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균은 단연 올해 충무로의 발견이다. ‘범죄와의 전쟁’으로 강렬하게 데뷔해 제48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거머쥐더니, 차기작 ‘이웃사람’에서 단번에 주연을 꿰찼다. 조직의 넘버 투(No.2)에서 연쇄살인마까지, 그의 존재감은 영화 곳곳에서 눈에 띈다. “만약 연기자 길을 걷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는?”이라는 질문에 서슴없이 두 글자를 새겨 넣는다. ‘방황.’
▼ 요즘 인터뷰를 상당히 많이 하는 것 같다.
“크게 실감은 안 난다. 물론 과거 이맘때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긴 하다. 배우라는 같은 일을 하는데도, 연극할 때와 영화할 때가 확연히 다르다. 심지어 직업이 바뀐 것 같은 느낌도 들고.”
▼ 팬클럽도 있나.
“없다(웃음). ‘범죄와의 전쟁’ 이후 팬 카페가 생겼는데….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 곳이다. 그냥 혼자 조용히 좋아해주는 분들이다.”
▼ ‘범죄와의 전쟁’에서 창우 역은 아무리 봐도 경험에서 나온 것 같다.
“조용한 성격은 아니었다. 주변에 친구도 많았고, 두루 잘 어울리며 지냈다. 그런데 많은 분이 생각하는 ‘박창우’ 같은 과거는 아니었다(웃음).”
아직 신인이지만, 그는 유난히 ‘센’ 배역만 맡았다. 보스의 오른팔을 맡더니 이번엔 연쇄살인마다. 빠져나오기 힘든 블랙홀 같다. 그래서 “어떤 행동이든 나 자신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타당성을 만들어야 연기하기가 편하다”고 한다.
“‘이웃사람’에서도 몇 번 큰 충격을 받았다.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살인을 저지르는 꿈을 꿀 정도로. 그런데 억지로 여기에서 빨리 벗어나야지, 나는 저런 사람 아니야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얽매이게 되는 것 같다. 천천히, 일상적으로 생활하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온다. 악역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애쓰기보다…. 내 본모습은 그렇지 않으니까. 영화를 본 분들이 일상에서 직접 만나면 깜짝 놀란다. ‘실제로는 수수해 보인다’ ‘착한 것 같다’ 이런 반응이다.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다.”
▼ 그럼 배역 때문에 오해받는 일은 별로 없겠다.
“내 배역이 주로 그랬기 때문에 굉장히 겸손한 자세로 지낸다. 혹시나 옆에서 시비를 걸어올까 봐 조용히 다닌다(웃음).”
▼ 배우는 다중인격자여야 한다고 보나.
“다중인격자보다 여러 사람을 많이 관찰하는 일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범죄와의 전쟁’의 박창우 역도 학창 시절에 많이 봐왔던 주변 친구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 그럼 ‘창우’는 실존 인물인 셈인가.
“그 모든 행동이 실존은 아니고. 순간순간 그럴 것 같은 애들의 모습을 모은 것이다.”
“선배들 칭찬은 격려의 의미”
가만 보면, 그는 배우 복이 참 많다. 연기 인생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명품’ 배우들과 함께 연기했다. 최민식, 하정우, 최근에는 김윤진, 그리고 다음 작품에서는 김윤석이다. 심지어 그들에게 극찬까지 받았다. 최민식은 “내가 저 나이 때 김성균만큼만 연기했더라면”이라고 말했고, 박중훈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의 연기가 빛이 난다”고 언급했다.
“나보다 앞서서 이 길을 걸어가는 분들이지 않나. 칭찬은 격려의 의미인 것 같다. 같은 배우로서 시련을 겪어봤을 테니까. 평가하는 분위기보다 나를 이해하고 다독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잘못하면 이 칭찬이 어떻게 될까 하는 부담감보다는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어릴 때부터 내가 사람 복이 좀 있었다(웃음). 주변에서 만나는 분들도 다 좋았고. ‘명품’ 선배들도 직접 만나 보면 연기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인 면에서도 훌륭하다.”
▼ 특히 하정우 씨와의 인연은 남다른 것 같다.
“친형 같다. 배울 점도 많고. 때론 무섭기도 하고.”
▼ 작품으로 만나기 전에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나.
“이렇게 마초적인 성향을 가진 남자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웃음). 남성적이고 리더십 있고…. 사실 이렇게 가까워질 줄은 몰랐다. 원래 형이 주변 사람을 많이 끌어들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나도 그 형한테 쑥 빨려 들어갔다.”
▼ 처음에 반짝하고 사라지는 배우도 많은데.
“그런 부담감도 있다. 요즘 워낙 영화배우들의 행보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지금 고속도로에서 규정 속도보다 빠르게 달리는 느낌이다. 이러다 사고 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든다. 그래서 앞으로는 천천히 규정 속도에 맞춰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정성 있게.”
평소에는 바른 생활 사나이
▼ 올해 들었던 말 가운데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은.
“‘이 배우 악역을 많이 하는데, 평소에는 바른 생활일 것 같다.’”
▼ 악역에 대한 부담감이 큰가 보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털어내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보여줘야 할 모습에 대한 기대감과 다양한 배역에 대한 재미 같은 것을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
▼ 계속 악역만 하게 되면 어떡하나.
“아직까지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웃음). 개봉을 앞둔 작품들에선 전혀 다른 캐릭터라 그런 이미지가 많이 희석되리라고 믿는다.”
그는 특별하지 않은 배우이고 싶다. 길에서 만나도 호들갑스럽지 않고 그냥 ‘김성균이네’ 하고 지나갈 수 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사람 같은 배우.
▼ 나중에 자식이 본인 같은 배우가 된다면 어떨 것 같나.
“그게 참 그렇다. 아이가 내 피를 이어받아 배우의 길을 간다고 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기쁠 것도 같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쉬운 길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도 된다. 연기에 소질이 있다면 기쁘겠지만, 만약 재능이 없는데 아빠 하는 거 보고 자기도 하겠다고 하면 말릴 생각이다. 결론은 본인이 잘하는 걸 해야 한다고 본다.”
▼ 아내와 두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 잘된 건 아니니까, 허리띠 졸라매서 빨리 이사 가도록 노력하자. 아이가 둘인데, 방이 너무 작다. 지금 가전제품이 중요한 게 아니고(웃음), 이사가 먼저다.”
▼ 요즘 인터뷰를 상당히 많이 하는 것 같다.
“크게 실감은 안 난다. 물론 과거 이맘때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긴 하다. 배우라는 같은 일을 하는데도, 연극할 때와 영화할 때가 확연히 다르다. 심지어 직업이 바뀐 것 같은 느낌도 들고.”
▼ 팬클럽도 있나.
“없다(웃음). ‘범죄와의 전쟁’ 이후 팬 카페가 생겼는데….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 곳이다. 그냥 혼자 조용히 좋아해주는 분들이다.”
▼ ‘범죄와의 전쟁’에서 창우 역은 아무리 봐도 경험에서 나온 것 같다.
“조용한 성격은 아니었다. 주변에 친구도 많았고, 두루 잘 어울리며 지냈다. 그런데 많은 분이 생각하는 ‘박창우’ 같은 과거는 아니었다(웃음).”
아직 신인이지만, 그는 유난히 ‘센’ 배역만 맡았다. 보스의 오른팔을 맡더니 이번엔 연쇄살인마다. 빠져나오기 힘든 블랙홀 같다. 그래서 “어떤 행동이든 나 자신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타당성을 만들어야 연기하기가 편하다”고 한다.
“‘이웃사람’에서도 몇 번 큰 충격을 받았다.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살인을 저지르는 꿈을 꿀 정도로. 그런데 억지로 여기에서 빨리 벗어나야지, 나는 저런 사람 아니야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얽매이게 되는 것 같다. 천천히, 일상적으로 생활하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온다. 악역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애쓰기보다…. 내 본모습은 그렇지 않으니까. 영화를 본 분들이 일상에서 직접 만나면 깜짝 놀란다. ‘실제로는 수수해 보인다’ ‘착한 것 같다’ 이런 반응이다.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다.”
▼ 그럼 배역 때문에 오해받는 일은 별로 없겠다.
“내 배역이 주로 그랬기 때문에 굉장히 겸손한 자세로 지낸다. 혹시나 옆에서 시비를 걸어올까 봐 조용히 다닌다(웃음).”
▼ 배우는 다중인격자여야 한다고 보나.
“다중인격자보다 여러 사람을 많이 관찰하는 일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범죄와의 전쟁’의 박창우 역도 학창 시절에 많이 봐왔던 주변 친구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 그럼 ‘창우’는 실존 인물인 셈인가.
“그 모든 행동이 실존은 아니고. 순간순간 그럴 것 같은 애들의 모습을 모은 것이다.”
“선배들 칭찬은 격려의 의미”
(위부터) 영화 ‘범죄와의 전쟁’. 영화 ‘이웃사람’.
“나보다 앞서서 이 길을 걸어가는 분들이지 않나. 칭찬은 격려의 의미인 것 같다. 같은 배우로서 시련을 겪어봤을 테니까. 평가하는 분위기보다 나를 이해하고 다독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잘못하면 이 칭찬이 어떻게 될까 하는 부담감보다는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어릴 때부터 내가 사람 복이 좀 있었다(웃음). 주변에서 만나는 분들도 다 좋았고. ‘명품’ 선배들도 직접 만나 보면 연기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인 면에서도 훌륭하다.”
▼ 특히 하정우 씨와의 인연은 남다른 것 같다.
“친형 같다. 배울 점도 많고. 때론 무섭기도 하고.”
▼ 작품으로 만나기 전에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나.
“이렇게 마초적인 성향을 가진 남자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웃음). 남성적이고 리더십 있고…. 사실 이렇게 가까워질 줄은 몰랐다. 원래 형이 주변 사람을 많이 끌어들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나도 그 형한테 쑥 빨려 들어갔다.”
▼ 처음에 반짝하고 사라지는 배우도 많은데.
“그런 부담감도 있다. 요즘 워낙 영화배우들의 행보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지금 고속도로에서 규정 속도보다 빠르게 달리는 느낌이다. 이러다 사고 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든다. 그래서 앞으로는 천천히 규정 속도에 맞춰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정성 있게.”
평소에는 바른 생활 사나이
▼ 올해 들었던 말 가운데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은.
“‘이 배우 악역을 많이 하는데, 평소에는 바른 생활일 것 같다.’”
▼ 악역에 대한 부담감이 큰가 보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털어내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보여줘야 할 모습에 대한 기대감과 다양한 배역에 대한 재미 같은 것을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
▼ 계속 악역만 하게 되면 어떡하나.
“아직까지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웃음). 개봉을 앞둔 작품들에선 전혀 다른 캐릭터라 그런 이미지가 많이 희석되리라고 믿는다.”
그는 특별하지 않은 배우이고 싶다. 길에서 만나도 호들갑스럽지 않고 그냥 ‘김성균이네’ 하고 지나갈 수 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사람 같은 배우.
▼ 나중에 자식이 본인 같은 배우가 된다면 어떨 것 같나.
“그게 참 그렇다. 아이가 내 피를 이어받아 배우의 길을 간다고 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기쁠 것도 같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쉬운 길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도 된다. 연기에 소질이 있다면 기쁘겠지만, 만약 재능이 없는데 아빠 하는 거 보고 자기도 하겠다고 하면 말릴 생각이다. 결론은 본인이 잘하는 걸 해야 한다고 본다.”
▼ 아내와 두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 잘된 건 아니니까, 허리띠 졸라매서 빨리 이사 가도록 노력하자. 아이가 둘인데, 방이 너무 작다. 지금 가전제품이 중요한 게 아니고(웃음), 이사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