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라는 전국 단위 선거를 모두 치르는 정치의 해다. 2012년을 한 달여 앞둔 여야 정치권은 ‘쇄신’과 ‘통합’이라는 화두를 앞세워 저마다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민심은 기성 정치권의 서바이벌 쇼에 냉담하다. 그 대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간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안철수 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민간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의 11월 조사에 따르면, 다자 대결에서는 안 원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처음으로 오차 범위 이내로 좁혀졌다. 그러나 ‘안철수 대 박근혜’ 일대일 가상대결 구도에서는 안 원장 지지율(50.1%)이 박 전 대표(38.4%)보다 11.7%포인트 앞섰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안 원장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은 중간지대 유권자층이 안 원장 지지로 기우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해득실 계산 분주
높은 여론 지지율을 등에 업은 안 원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세 가지 질문으로 압축할 수 있다.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 ‘대선 전에 치러지는 총선에 나설 것인가’ ‘총선에 앞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인가’가 그것이다.
세 가지 질문 가운데 ‘총선 전 신당 창당’에 대해 안 원장은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12월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안철수연구소 사옥에서 가진 사회공헌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은 “신당 창당이나 강남 출마설 등 여러 설이 많은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럴 생각이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와 재단설립 관련 일만 해도 다른 일에 한눈 팔 여력이 없을 정도”라며 자신에 대한 여러 설에 단호한 소신을 밝혔다.
안 원장이 총선 전 신당 창당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여야 정치권은 ‘안철수 신당 불발’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여권은 안철수 신당 불발을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호재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제3신당 출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변신’을 꾀하려던 한나라당 내 일부 수도권 의원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외에 마땅한 선택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면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추진하는 신당은 어느 정도 탄력을 받게 됐다. 여권 핵심인사의 측근은 “박세일 이사장이 추진하는 신당은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한나라당이나 보수 정당에서 낙천한 현역 의원이 합류할 수 있는 새 그릇을 만들어놓는 효과를 지닌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등 야권의 경우, 국민 무관심 속에 추진해온 통합 논의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야권의 통합 흐름은 두 갈래로 진행돼왔다. 하나는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진보연대 등의 진보통합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과 혁신 및 통합 중심의 중통합 논의였다. 그럼에도 야권 통합을 대체할 안 원장 중심의 제3신당 출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워낙 크다 보니, 통합 논의는 관심권 밖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일축함으로써 제3신당에 쏠렸던 국민 여론의 일부가 야권 ‘통합’ 논의로 다시 모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의 백왕순 부소장은 “안철수 신당이 불발로 확인된 만큼, 야권 통합에 대한 여론의 압력은 더 거세질 것”이라며 “야권 통합 논의 과정에 이견이 컸던 이유가 국민이 무관심한 사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제 더 많은 국민이 통합에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면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을 더는 보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원장의 신당 창당 일축에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발(發) 제3신당 출현 가능성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안 원장이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목적으로 삼지 않고, 대한민국 국정 운영 최고책임자를 원한다면 이를 뒷받침할 수권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세력을 만드는 가장 좋은 계기가 내년 총선이라는 점에서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내년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회 권력을 되찾는 것”이라며 “의회 지원 없이는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진 대통령도 그 뜻을 제대로 펼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대통령 자리를 원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자기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만의 방식으로 총선 개입하나
국민 여론도 안 원장의 총선 출마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오피니언이 11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총선 출마’에 동의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59.9%에 달했고, ‘기성 정당이 잘해도 안철수 원장에 대한 높은 지지가 유지될 것’이라는 응답자도 55.3%였다. 백왕순 부소장은 “안 원장의 총선 출마를 바라는 여론이 높은 이유는 대선까지 완주하려면 총선에서 수권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제3신당 출현에도 국민 여론은 긍정적이다. 동아시아연구원이 ‘기존 정당을 대체할 새 정당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물어본 결과, 11월 조사에서 51.3%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제3신당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률 추이(9월 44.2%→10월 47.2%→11월 51.3%)와 일대일 가상대결에서의 안 원장(9월 42.8%→10월 47.7%→11월 50.1%) 지지율 추이가 비슷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 부소장은 “최근 여론 흐름은 정치권 전체에 국민이 보내는 경고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며 “그와 동시에 여론 향배가 안 원장에게 수렴하는 특징이 있다”고 풀이했다. 기성 정치권을 대체할 신당의 구심이 안 원장이 돼주길 바라는 민심이 여론조사에 투영된 것이다.
그러나 안 원장은 ‘신당 창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제 그에게는 두 가지 질문이 남았다. ‘총선에 출마할 것인가’ ‘대선에 나설 것인가’. 안 원장은 서울 강남 출마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렇다고 그가 총선 불출마, 나아가 대선 불출마까지 선언한 것은 아니다.
내년 총선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안 원장은 그만의 방식으로 총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접전으로 진행되던 선거 막판에 편지를 들고 박원순 후보를 찾아갔던 방식을 예상해볼 수도 있다.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만들 생각이 없다”는 안 원장의 발언에도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졌다. 이래저래 ‘안철수 정국’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안철수 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민간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의 11월 조사에 따르면, 다자 대결에서는 안 원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처음으로 오차 범위 이내로 좁혀졌다. 그러나 ‘안철수 대 박근혜’ 일대일 가상대결 구도에서는 안 원장 지지율(50.1%)이 박 전 대표(38.4%)보다 11.7%포인트 앞섰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안 원장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은 중간지대 유권자층이 안 원장 지지로 기우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해득실 계산 분주
높은 여론 지지율을 등에 업은 안 원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세 가지 질문으로 압축할 수 있다.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 ‘대선 전에 치러지는 총선에 나설 것인가’ ‘총선에 앞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인가’가 그것이다.
세 가지 질문 가운데 ‘총선 전 신당 창당’에 대해 안 원장은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12월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안철수연구소 사옥에서 가진 사회공헌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은 “신당 창당이나 강남 출마설 등 여러 설이 많은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럴 생각이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와 재단설립 관련 일만 해도 다른 일에 한눈 팔 여력이 없을 정도”라며 자신에 대한 여러 설에 단호한 소신을 밝혔다.
안 원장이 총선 전 신당 창당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여야 정치권은 ‘안철수 신당 불발’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여권은 안철수 신당 불발을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호재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제3신당 출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변신’을 꾀하려던 한나라당 내 일부 수도권 의원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외에 마땅한 선택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면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추진하는 신당은 어느 정도 탄력을 받게 됐다. 여권 핵심인사의 측근은 “박세일 이사장이 추진하는 신당은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한나라당이나 보수 정당에서 낙천한 현역 의원이 합류할 수 있는 새 그릇을 만들어놓는 효과를 지닌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등 야권의 경우, 국민 무관심 속에 추진해온 통합 논의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야권의 통합 흐름은 두 갈래로 진행돼왔다. 하나는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진보연대 등의 진보통합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과 혁신 및 통합 중심의 중통합 논의였다. 그럼에도 야권 통합을 대체할 안 원장 중심의 제3신당 출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워낙 크다 보니, 통합 논의는 관심권 밖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일축함으로써 제3신당에 쏠렸던 국민 여론의 일부가 야권 ‘통합’ 논의로 다시 모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의 백왕순 부소장은 “안철수 신당이 불발로 확인된 만큼, 야권 통합에 대한 여론의 압력은 더 거세질 것”이라며 “야권 통합 논의 과정에 이견이 컸던 이유가 국민이 무관심한 사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제 더 많은 국민이 통합에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면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을 더는 보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월 27일 부산 국제신문사 대강당에서 열린 신당 창당 설명회에 참석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박계동 전 한나라당 의원(왼쪽부터).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내년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회 권력을 되찾는 것”이라며 “의회 지원 없이는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진 대통령도 그 뜻을 제대로 펼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대통령 자리를 원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자기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만의 방식으로 총선 개입하나
국민 여론도 안 원장의 총선 출마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오피니언이 11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총선 출마’에 동의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59.9%에 달했고, ‘기성 정당이 잘해도 안철수 원장에 대한 높은 지지가 유지될 것’이라는 응답자도 55.3%였다. 백왕순 부소장은 “안 원장의 총선 출마를 바라는 여론이 높은 이유는 대선까지 완주하려면 총선에서 수권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제3신당 출현에도 국민 여론은 긍정적이다. 동아시아연구원이 ‘기존 정당을 대체할 새 정당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물어본 결과, 11월 조사에서 51.3%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제3신당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률 추이(9월 44.2%→10월 47.2%→11월 51.3%)와 일대일 가상대결에서의 안 원장(9월 42.8%→10월 47.7%→11월 50.1%) 지지율 추이가 비슷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 부소장은 “최근 여론 흐름은 정치권 전체에 국민이 보내는 경고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며 “그와 동시에 여론 향배가 안 원장에게 수렴하는 특징이 있다”고 풀이했다. 기성 정치권을 대체할 신당의 구심이 안 원장이 돼주길 바라는 민심이 여론조사에 투영된 것이다.
그러나 안 원장은 ‘신당 창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제 그에게는 두 가지 질문이 남았다. ‘총선에 출마할 것인가’ ‘대선에 나설 것인가’. 안 원장은 서울 강남 출마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렇다고 그가 총선 불출마, 나아가 대선 불출마까지 선언한 것은 아니다.
내년 총선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안 원장은 그만의 방식으로 총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접전으로 진행되던 선거 막판에 편지를 들고 박원순 후보를 찾아갔던 방식을 예상해볼 수도 있다.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만들 생각이 없다”는 안 원장의 발언에도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졌다. 이래저래 ‘안철수 정국’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